뉴스레터 30호를 발행합니다.
이번호에는 오랜만에 재단의 이사, 감사를 소개하는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김영환 감사 편을 싣습니다. 동물권운동을 하고있는 김영환 감사의 얼마전 있었던 공무집행방해 재판에서 판사는 “피고는 도무지 알수 없는 얘기만 계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영환 선생은 동물학대가 정상으로 취급되는 사회에서 동물권을 진실로 옹호하는 삶을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이 사태를 그와 내가 서있는 두 세계는 연결될 수 없는 세계이고 이 세계에 머물든, 저 세계로 건너가든 해야 하는 관계라고 말합니다. 동물을 생산물로, 좀더 솔직히 말해서 고기로 느끼고 대하는 것에서 바뀐다면 사람은 비로소 이 세상의 다른 종들과 우애를 나누는 자리로 내려와 같이 설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공장식 축산과 동물실험이 없어진 세상은 이 사회의 내부 극한을 많이 밀어낸 사회이겠단 생각입니다. 귀한 경험과 생각을 나눠주신 김영환 감사님 고맙습니다.
리영희는 50년 전 <전환시대의 논리> 서문에서 어느 시대에나 가설은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책을 <가설의 해설서>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가설을 주저말고 세우라는 추동으로, 그러나 그것은 엄밀함으로 해설되야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백승욱 선생의 글을 싣습니다. 백승욱 선생은 이 글에서 “혁명적 낭만주의자와 전투적 자유주의자 두 면모가 섞여 있는 리영희에게서 50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의 의미를 다시 찾고자 한다면, 두 번째 리영희, 냉정한 공학도 차원에서 현실 모순을 분석하고 논쟁의 타겟을 정확히 잡아 일격을 가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글이라는 건물로 설계에서 건축까지 완성한 그런 리영희를 기억하고 싶다.”고 쓰고 있습니다. 재단은 10월 16일 전논 발간 50년 기념 토론회 “다시, 전환시대를 맞으며”에서 국제관계와 언론문제를 토론하는 것과 더불어 뉴스레터를 통해 백승욱 선생의 글을 이어, 논점을 찾아 전논으로부터 또 전논에 반(反)하는 글을 실으려고 합니다.
전환의 시대, 온몸으로 살고 있는 김영환 감사님과 글로써 대결하고 있는 백승욱 선생님 감사합니다.
10월 16일 <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주년 기념 토론회 “다시, 전환시대를 맞으며” 후원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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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주년 기념 토론회
다시, 전환시대를 맞으며
1970년대 현대사와 국제문제를 보는 시각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불러일으킨 <전환시대의 논리>가 발간된 지 50년이 흘렀습니다. 당시 리영희 선생은 중국, 베트남 전쟁, 일본의 재등장, 주한미군을 포함한 미국의 아시아 전략 변화, 그리고 국제적 데탕트의 움직임을 날카롭게 포착했습니다. 동시에 국내에선 박정희 독재체제와 언론 탄압의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냉전과 반공에 사로잡힌 한국의 허위의식도 고발했습니다. 이러한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반민주화의 엇갈림 속에서 언론과 지식인의 우상 타파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한반도·국제질서도 전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강대국화가 맞물리면서 치열해지고 있는 미중 전략 경쟁은 지구촌의 앞날을 둘러싸고 백가쟁명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재등장도 경제적 수준을 넘어 군사적·전략적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평화프로세스가 허망하게 끝나면서 한반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에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위기도 확연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리영희재단·창비·한겨레신문사는 냉전 극복의 논리가 담긴 <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주년을 맞이해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신냉전의 문턱에 들어선 한반도와 국제문제의 전환의 양상을 진단하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허위의식과 타파해야 할 우상이 무엇인지 논의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일시 : 10월 16일 수요일 오후 3시
✅장소 :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 (지하 2층)
✅현장 참여 신청 : ~ 10/8(화)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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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리영희상 후보자 공모
리영희재단은 우리 사회의 은폐된 진실을 밝히고 우상을 타파하는 데 한평생을 바친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그 일환으로 2013년 리영희상을 제정해 수여해 왔습니다. 선생의 정신을 오늘의 험난한 현장에서 이뤄내고자 애쓴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고, 지지하기 위함입니다. 리영희 정신의 알맹이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진실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리영희 정신 실천에 앞장선 인물 또는 단체를 적극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분야와 국적에 대한 제한은 없습니다.
시상 대상: 분야와 국적에 관계없이 거짓을 드러내고 진실을 밝히는 데 뛰어난 공로를 세운 개인이나 단체
시상 내역: 상패, 상금 1,000만원
시상일 : 2024년 12월 중
추천 방법: 이메일 통한 추천서 제출
추천 마감: 2024년 11월 3일 (일)
추천서 양식: 하단 ‘후보자 추천’ 버튼
이메일 주소: rheeyeunghui@gmail.com
문의: 리영희재단 010-7447-0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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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리영희를 위해 리영희에 반(反)해 ‘공학도적 엄밀성을 갖춘 전투적 자유주의자 리영희’를 소환한다”
백승욱 /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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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리영희를 우리 사회에 드물게 등장한 ‘전투적 자유주의자’라고 불러도 좋다고 생각한다. 리영희가 ‘과녁을 겨냥하지 않는 화살은 쏘지 않는다’는 루쉰적 글쓰기를 자신의 전범으로 삼았으니 ‘전투적’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자유주의자라니? 리영희가 싸워온 방식, 상대방의 무대에서 상대방의 자료와 상대방의 언어를 사용해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작업을 진척시킨 힘을 안다면,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이 싸우는 대립이 자유주의의 위선을 드러내고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싸움터에서 벌어진다는 것을 안다면, 리영희에게 ‘전투적 자유주의자’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리영희의 글쓰기 실천에 중요한 존경을 싣는 방식이 아닐까. 리영희 이후 리영희 같은 방식으로, 글만으로 싸우는 제대로 된 이런 전투적 자유주의자 ‘싸움꾼’을 우리가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 아닐까. 이런 리영희식의 실천을 지금 제대로 따라 하고 따라잡고 리영희만큼의 글쓰기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식인은 과연 많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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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8호
김영환 감사 /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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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동료 활동가가 법정에서 “외롭다”는 표현을 하더라고요. 늘 종교 사유를 하는 저로서는 부처님과 예수님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고 나서 출가수행자 우빠까에게 자신이 도달한 경지를 열심히 설명하였으나 그는 ”그럴 수도 있겠지요“하고 갔다고 합니다. 예수님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요한의 제자 두 사람에게, 설명하는 대신 ”와서 보세요“라며 함께 머물 것을 권한 것은 그 때문일 듯합니다.
케어는 20년이 넘는 기간, 늘 위기의 동물 곁으로 다가갔고, 수많은 동물을 구조하여 치료하고 입양을 보냈습니다. 동물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확산시키고, 법과 정책을 동물 친화적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그러나 케어는 그 이상입니다. 부처님도 안 계시고 예수님도 안 계시고 가진 것 없고 보잘것없고, 비록 아직은 동물에게까지라는 한계는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초월한 활동가가 있습니다. 이 초월에 대한 설명이 힘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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