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에 실려
고리타분한 자기계발서, 현실성 없는 인생역전 서사가 즐비한 틈에서 발견한 단비같은 책입니다. 도입은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데?' 생각이 들었지만 작가만의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전개 방식으로 책에서 손을 못 떼게 만들죠. 주인공 성곤은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칠 법한 지극히 평범한 중년 남성입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실패의 경험이 조금 더 많다고 해야할까요. 인생의 방향키를 어떻게 조향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한강 다리 위에서 수온이 얼마나 찰까, 따위의 생각이나 하고 있죠. 그런 그가 마음을 다잡고 한 걸음씩 세상을 향해 내딛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생각을 바꿔.
'그래서, 어제까지 한강에 뛰어들 생각하던 사람이 무슨 수로 다시 살아가는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조금씩 고쳐나가는 겁니다. 남들보다 유독 굽어있던 자세를 다시 펴보겠다는 다짐으로 매일 자신의 자세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웃음에 인색했던 인상에서 미소를 머금어보자고 매일 거울 앞에서 입꼬리를 올려보는 것들이요. 그냥 생각을 바꾸는 거죠. 단순히 생각하는 거예요. 생각을 바꾸자!
오로라
성곤이 아내와 캐나다로 신혼여행을 가 오로라 아래에 누웠을 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세상이 왜 지금 끝나지 않는 거지?"라고요. 이토록 아름다운 오로라를 봤으니 이제 됐다 싶었던 걸까요? 그의 질문에 아내는 세상이 이것보다 더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답하죠. 실제로는 세상을 살다보면 힘에 부치거나 더러운 꼴을 더 많이 보게 되잖아요.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성곤이 봤던 오로라처럼 찰나의 짧은 순간이더라도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by.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