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타임 레전드 영화 포스터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4.07.12 Vol. 171

🏩 기상천외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영상미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포스터. 멋진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파스텔 톤 색감의 호텔이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입체적인 포스터 제목의 그래픽 디자인이 영화의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국내에서도 포스터 구매가 많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요즘 날씨도 꿉꿉하고 비 오는 날이 많아서 그런지, 시원하게 집에서 에어컨 풀가동하고 영화 보는 게 좋더라구요. 다들 영화 보실 때 무엇을 가장 먼저 고려하시나요? 배우? 감독? 아니면 장르? 저는 포스터가 선택에 큰 영향을 차지해요. 포스터는 사실 영화의 첫인상 같은 거잖아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영화의 스토리와 분위기를 짧고 강렬하게 전달해 주죠. 색감, 배경, 인물의 표정 등 포스터의 모든 요소가 영화의 장르와 분위기를 암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단순히 상업적이기보단 창의성과 예술성을 겸비해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이기도 해요.

그래서 오늘은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뽑은 최고의 영화 포스터 디자인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포스터들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고, 그 안에 담긴 예술적 표현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봐요. 그럼, 팝콘 준비하시고 출발해 볼까요? 🍿

죠스 (1975)

🦈 ‘죠스'는 훌륭한 연출과 음악으로도 유명하지만, 헐리우드 첫 번째 여름 블록버스터라는 상징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대형 규모의 영화를 주로 가을과 겨울에 개봉했었는데, 197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상어가 해변을 위협하는 재난 영화를 여름에 개봉해 큰 성공을 거뒀죠. 이후로 여름 블록버스터는 영화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되었습니다.

포스터가 나오자 영화는 엄청난 주목을 받았어요. 거대한 백상아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수영객에게 떠오르면서 다가가는 구도가 드라마틱하고 영화 속 긴장을 완벽히 재현했습니다. 포스터를 보자마자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죠. 관객의 시선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최소한의 정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포스터 속 상어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크게 과장했고, 마치 선사시대 괴물처럼 보여요.

피를 상징하는 듯, 붉은 색의 타이포그래피는 파란 물 이미지와 대조를 이루며 매력을 더합니다. "J" 스펠링은 낚싯바늘을 연상시키기도 하네요. 이러한 디테일한 요소들이 영화를 보기 전 먼저 관객에게 공포감을 전달했고, 영화를 본 이후엔 바다에서 시간을 보낼 때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

현기증 (1958)

😵‍💫 1950년대 스릴러의 대가였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영화로 손꼽힙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 포스터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죠. 히치콕은 시각 매체에서 뛰어난 솜씨를 발휘했고, 미술·디자인계에서 그의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 포스터는 전후 미국 그래픽 디자인을 대표하는 인물중 한 명, 솔 바스가 디자인했습니다. 솔 바스 작품은 깔끔한 구성과 단순한 레이아웃으로 유명해요. '현기증' 포스터 역시 그런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중세의 모더니즘 일러스트 스타일처럼, 수작업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불안과 긴장감을 표현했죠. 특히, 핸드 드로잉된 타이포그래피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직접 해보면 쉽게 간격이나 크기, 모양이 컨트롤되지 않고 미묘하게 아름답지 않다는 거. 😂 이러한 타이포그래피는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 영화를 오마주 했다고 합니다.

포스터의 검정색과 흰색 스피로그래프는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회전하는 듯한 움직임과 줌인되는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시각적 효과는 마치 최면을 거는 듯이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이고 혼란스럽게 만드는데, 영화 자체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져요.

솔 바스는 이 영화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포스터의 모든 요소를 치밀하게 계산해 제작하며 영화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메트로폴리스 (1927)

🌆 ‘메트로폴리스’는 거의 100년 전에 제작된 영화지만, 미래를 예견한 디스토피아 비전으로 SF 영화의 시초, 그리고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대표작입니다. 테아 폰 하르보우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무성영화는 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많은 SF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최초로 등재된 영상물이기도 해요.

영화는 고도로 산업화된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지상에서는 부유한 자본가들이 쾌락을 즐기고, 지하에서는 노동자들이 매일 10시간씩 비참하게 일합니다. 주인공 프레더는 지하 노동자들의 성녀인 마리아를 우연히 보고 반해서 지하로 잠입하게 되었고, 그들의 비참한 삶을 목격해요. 그는 아버지인 도시 통치자 프레데센에게 대항하지만, 프레데센은 오히려 과학자 로트방을 시켜 마리아의 복제인간을 로봇으로 만들어 노동자들을 더욱 일하도록 선동합니다.

영화는 암울한 미래와 새로운 비주얼 효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요. 하인츠 슐츠-노이담이 디자인한 포스터는 이 모든 내용을 한눈에 담아냈죠. 프리츠 랑 감독은 1924년 뉴욕에 방문했다가 마천루에 감명받아 '메트로폴리스'를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뉴욕의 최고층 빌딩들은 아직 전근대적인 양식을 못 벗어난, 신고딕 양식을 차용한 빌딩들이었어요. 감독은 영화 속 도시를 현대적인 느낌의 모더니즘 양식의 고층 빌딩들로 채웠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영화 속 모습이 1930년대 이후, 실제로 뉴욕의 모습이 되었어요. 실제 도시 경관보다 더 앞서 도시 풍경을 그린 이 영화의 건축적 비전은 혁신적이면서도 예언적이라고 할 수 있죠. 영화는 대규모 세팅으로 인해 엄청난 제작비(약 510만 마르크)가 들어갔지만, 흥행에 실패해 수익은 7만 5천 마르크에 그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포스터는 영화 포스터상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팔렸어요. 바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69만 달러에 경매에서 낙찰했습니다!

졸업 (1967)

👨‍🎓 '졸업'은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순위 7위를 기록하기도 할 만큼 사랑받는 영화이지만, 개봉 당시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러 갈지 의문이었어요. 무명 배우 더스틴 호프먼이 젊은 졸업생 역을 맡아 부모 친구에게 유혹당하고, 그녀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죠. 호프먼의 외모도 전통적인 미남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하지만 이 뛰어난 영화 포스터가 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1967년 당시, 영화 포스터는 극장에서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을 때 관객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어요. 영화가 매진되면 다른 영화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에, 포스터는 스토리를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었어요.

포스터는 단순해 보이지만 깊이가 있습니다. 검은색과 흰색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느낌을 주며, 붉은색 글자는 욕망을 암시하죠. 포스터 속 사진은 급하게 찍힌 듯한 느낌을 주며, 더스틴 호프먼의 캐릭터인 벤자민의 불안정한 상태를 잘 보여줍니다.

포스터는 노골적인 노출 대신, 섬세한 성적 암시를 사용했어요. 더스틴 호프먼의 중요부위를 덮고 있는 유혹적인 다리는 관객의 흥미를 끌어냅니다. 호프먼의 어색한 자세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영화의 태그라인과 완벽히 맞아떨어지죠. 관객들은 호프먼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섹슈얼 요소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은근한 암시로 호기심을 자극함으로써 영화의 주제를 잘 전달했어요. 단순한 노출보다 섬세한 표현이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000)

🚨 류승완 감독의 2000년 장편 연출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포스터는 강렬한 타이틀과 역동적인 앵글이 조화를 이루며, 당시 영화팬들에게 ‘큰게 왔구나!’ 하는 충격을 주었습니다. 캘리그래피가 흔하지 않던 시절, 그래픽 요소를 절제하고 사진과 캘리그래피만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죠. 이전까지 국내에선 정형화된 서체를 사용해 ‘잘 보이는 것’이 목적이었던 포스터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 포스터는 안정감 있는 구도의 레이아웃과 유려한 캘리그래피로 새로운 그래픽디자인 스타일과 트렌드를 제시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석환(류승완)과 성빈(박성빈)은 당구장에서 예고생들과 시비가 붙어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성빈이 예고생 현수를 실수로 살해합니다. 7년 후 출소한 성빈은 사회와 가족, 친구로부터 냉대를 받으며 현수의 악령에 시달리던 중 폭력조직의 보스 태훈(배중식)을 만나 주먹을 쓰며 살기로 결심합니다. 한편, 석환의 동생 상환(류승범)이 조직폭력배가 되기 위해 성빈의 수하가 되면서, 형사인 석환은 성빈과의 전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사회와 개인의 갈등, 폭력과 구원의 주제를 다루며,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과 강렬한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어요. 포스터는 차갑고 검붉은 핏빛, 그리고 서늘한 물빛 배경을 사용하여 냉혹하고 인정 없는 폭력을 묘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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