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수용자 인권침해, 이제 그만
 Season 6  vol 35. 💡2026.1.22~1.29.

은폐된 강제 피임 시술과 성폭력
생리대가 '기본 필수품'이 될 때
죽으면 죽으리란 각오로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날씨가 무척 춥습니다. 빌딩 사이 칼바람이 무서워 몸을 둘둘 말고 다니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맛있는 것도 챙겨 먹고 따뜻하게 몸을 녹여야 될 것 같아요. 유행하는 두쫀쿠도 먹고요😊

플랫이 2021년 잠깐 연재했던 🧵[퇴근 후, 만나요] 시리즈를 다시 이어가고 있는 것, 알고 계셨나요? 경향신문 여성 기자들이 퇴근 후 시간과 주말의 일상을 공유하는 시리즈입니다. 누군가의 일상이 영감이 되길 바라며 시작했어요. 입주자님도 따뜻함을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번 주 플랫 레터 시작합니다. 


‘목포 동명원 부랑아 수용시설’이 지적·정신장애 여성 수용자를 상대로 강제 피임 시술(루프 시술)을 하고 이를 ‘정기검진’으로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동명원 내부 문건인 ‘여성장애인 수용자 현황’과 ‘산부인과 진료기록’ 등을 근거로 드러났는데요. 생각보다 먼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2010년 입소자 현황’에 따르면 당시 가임기였던 20~50대 지적·정신장애 여성 수용자는 11명으로, 이들은 1985~2006년 동명원에 들어왔습니다. 그해 5~6월 여성 수용자들은 인근 산부인과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고, 당시 진료차트에 적힌 진료내역 역시 ‘정기검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검진이 아닌 피임 시술을 받았습니다. 

피임 시술이 의료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탓에 피임 기구는 교체시기를 넘긴 채 몸에 방치됐고, 조기폐경, 불임 등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일부 여성 수용자는 몸 속의 기구를 제거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고 해요.

동명원이 이처럼 강제 피임시술을 자행한 것은 시설 내 성폭력을 감추려는 의도라는 정황도 있습니다. 복수의 관계자 증언과 진료기록 등을 살펴보면 한 여성 수용자(당시 34세)는 2010년 5월 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수용자는 13세였던 1990년 입소해 21년간 시설 안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생물학적 아버지는 시설 내 남성 수용자이거나 시설 관계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시 시술에 가담했던 병원들은 현재 대부분 폐업했거나 병원명을 바꾼 상태라고 합니다. 의료법상 진료기록부 보존 의무 기간(10년)이 지나 기록도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명원의 운영 주체도 바뀌었고 현재는 노숙인재활시설로 운영 중입니다. 

여성 장애인의 재생산권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제한하는 사례, 여성 장애인이 시설에서 성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이는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이미 사망한 분도 계신데, 이 문제를 어떻게 바로잡고 피해를 보상할 수 있을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가격이 저렴한 생리대를 위탁 생산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 제조기업에도 “고급이라는 이유로 바가지 씌우는 것을 그만하고 가격 낮은 표준 생리대도 살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는데요. 


여성에게 월경은 거의 전 생애에 걸친 건강, 교육, 노동, 인권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동안 월경은 ‘그 날’로 우회적으로 지칭되거나 ‘너 생리하냐’는 조롱으로 활용됐습니다. 생리대는 매달 소모되는 생필품인데도 가격이 비싼 탓에 저소득 여성은 깔창과 같은 비위생적인 도구를 쓰기도 했습니다. 사실 해외를 가본 여성들은 한국 생리대값이 너무 비싸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필수재인 생리대 가격이 사회적 의제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구혜영 논설위원은 이를 두고 “‘생존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정부에서는 무상 생리대, 공공 생리대가 가능해질까요?


플랫 입주자님들도 이란 상황에 관심을 많이 보여주고 계십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이란인 커뮤니티가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플랫은 한국으로 귀화해 종교까지도 개종한 박씨마 목사를 만나 이란 여성, 더 나아가 이란 국민에게 이 항쟁이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습니다. 재한 이란인들은 2022년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를 계기로 불거진 히잡 시위에서도 힘을 보탠 역사가 있습니다.

박씨마 목사는 한국에서 시위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독립운동에 빗댔습니다. 한국인들이 과거 일제강점기 임시정부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했듯 외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도 본국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의 말입니다. 

숨을 못 쉬는 나라에서 히잡만 벗으면 무엇하나요, 살 수가 없는데. 지난 히잡 시위가 ‘여성, 인권, 자유’였다면 이번에는 ‘여성’ 다음의 ‘인권, 자유’로 나아갔습니다.”

“대한민국도 일제강점기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3·1운동도 하고 많은 이들이 감옥에서 숨졌잖아요. 한국 사람들도 당시 자유를 찾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도 활동하는 것입니다.”

박씨마 목사는 시위에서 이런 일화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시위 앞줄에 나이드신 여성들이 서있으니 청년들이 ‘어머니들 위험하니 뒤로 가세요’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그 여성들이 ‘죽더라도 우리가 죽는 게 낫다’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란 여성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전부 죽으면 죽으리란 각오로 나온 거예요.”

이 대목에선 무언가 기시감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죽으리란 각오’도 과장이 아니리라 느껴졌어요. 이란 국민들이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주에는 김연서 인턴기자가 우정을 일궈가는 다양한 여성들의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제가 🧵[에프워드] 1화 '결혼 안 한 여자는 혼자 늙어 죽는다고?'로 소개했던 주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아무래도 20대 여성들에게 '20대 이후의 관계'가 무거운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나봅니다. 저는 이것을 '반려 우정'이라 이름 붙여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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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늙을까…'반려 우정' 엿보기 


대학교를 졸업한 뒤 성큼 다가온 불안이 있습니다. 취업에 대한 불안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는 ‘관계’에 대한 불안이 컸습니다. 비교적 비슷한 생애 주기를 살아온 친구들과 확연히 가는 길이 나뉘는 시점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30대가 되어도, 더 나아가 50대가 되어서도 🧵친구와 우정을 나눌 수 있을지.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한 저는 늘 레퍼런스에 기대어 삶을 일궈왔습니다. 이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여성들의 우정’에 대한 레퍼런스가 필요했어요. 오늘은 제게 답을 찾는 실마리가 되어준 채널과 콘텐츠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은 대체로 평범하고 일상적입니다. 친구와의 끝없는 수다, 고된 하루 끝에 함께 마시는 술, 가고 싶었던 맛집에 나란히 앉아 식사하는 순간들. 유튜브 채널 ‘김은하와 허휘수’는 이처럼 잘 먹고 잘 사는 30대 여성들의 평범한 일상을 담아냅니다. 이 여성들이 우정을 나누는 장면은 특별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타인에게 영감이 됩니다. 영상 댓글에는 “이 친구들 뭔데 이렇게 계속 보게 되는 거죠?”, “어릴 적엔 스무 살도 서른 살도 너무 무서웠는데, 서른이 기다려지게 만들어주는 내 유튜바··♡” 같은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그저 보여주기만 해도 좋은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 역시 여성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줍니다. 2024년 매거진 〈ELLE〉 인터뷰에서 채널 운영자 강민지씨는 “우리가 우리의 모습대로 사는 걸 보여주자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채널을 시청하다 보면 30대에도 충분히 재미있는 일들이 많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렇다면 50대 이후의 여성들의 우정은 어떤 모습일까요. 미디어 속에서 50대 여성은 대체로 ‘엄마’로만 호명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팟캐스트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를 운영하는 황선우·김하나 작가, 그리고 유튜브 채널 ‘지윤&은한의 롱테이크’는 또 다른 레퍼런스를 제시합니다. 결혼이나 혈연이 아닌 관계를 삶의 중심에 두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하며, 여전히 배우고 도전하는 50대 여성들. 이들의 대화는 제가 막연히 상상해왔던 미래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지윤&은한의 롱테이크’를 운영하는 김지윤과 전은환은 대학 동기로서 30년 우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각자가 해외에 머물던 시절도 있었고 가족의 형태가 바뀌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지속된 관계라는 점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채널과 콘텐츠들은 저에게 하나의 해답처럼 다가왔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여전히 친구와 삶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제가 초반에 이야기한 불안은 허상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어요. 관계를 걱정하느라 앞날을 미리 소진하기보다는 오늘은 친구와 또 어떤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떠올려보려 합니다.


입주자님들께서도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나 채널이 있으신가요? 아래 ‘의견 남기기’를 통해 알려주세요!



👤 이란 여성들이 시작한 시위에 매우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당연한 저항을 하고 있고 지금 시대에 억압 당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데 슬프네요. 더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기 전에 얼른 끝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여성들이 억압 당하는 것도 끝났으면 좋겠어요. 피식대학은 논란이 될 것을 생각하지 못 하고 말 하는걸까요? 비춰지지 않는 곳에서 여성들이 저런 식으로 언급될 것을 생각하면 너무 기분이 나쁘네요.


  
👀 From.Flat 

📣 정말 너~~~~~무 춥습니다. 다들 이 겨울을 멀쩡히 살아내 보자구요. 플랫은 입주자님이 반기실 만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랍니다. 기다려 주세요😘

📣 '반려 우정' 관련해 최근 한 영상이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EBS에서 2016년 방영한 🧵대박마을 할머니들의 공동생활인데요(원제는 '장수의 비밀-대박마을 할매들의 겨울나기'). 할아버지를 먼저 보낸 할머니들이 겨울철 월동 준비를 해 마을회관으로 모여 함께 사는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그려집니다(할머니들이 모여 계시면 왜 이리 귀여운지🤞). 노년의 여성 공동체가 이렇게만 될 수 있으면 남 부러울 것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오랜 시간 한 마을에서 생활하며 형성된 자매애, 돈 주고도 못 살 가치 아닐까요😭

🌹1월에도 플랫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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