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확률을 이해하기

번트 사인을 낸 감독의 마음은 이미 주자가 한 베이스를 더 가있는 상황을 그립니다. 번트가 당연히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번트는 열에 아홉 성공하는 쉬운 플레이는 아닙니다. 번트 역시 타격의 일부이므로 상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공이 빠르고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를 상대로 힘조절을 기가 막히게 한 번트를 대는 건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 플레이입니다. 경기 막판의 긴박한 상황이라면 더 쉽지 않을테구요.   

신시내티 레즈 제프 피클러 경기계획코치의 말에 따르면 미국대학야구에서 번트성공률은 60% 정도라고 합니다. 스탯티즈로 검색을 해보니 KBO리그도 비슷한 수준이더군요. 50% 대의 성공률을 보여주는 팀도 제법 되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꽤 높은 확률로 아웃카운트만 날릴 위험이 있는 것이 번트작전입니다.

번트가 위험이 큰 쓸모없는 작전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에 대한 기대를 가지되 실패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구장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말이죠. 

"번트 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그걸 못대냐."
"그렇게 쉬운 병살플레이를 놓치다니."

그것이 무엇이든 성공을 당연시 여기면 원치 않은 상황이 생길 때 마음은 크게 요동치게 됩니다. 감정에 휩싸여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번트에 실패한 선수를 과도하게 책망하며 멘탈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단 한번의 실패일 뿐인데 그 선수와 그 상황을 보는 관점에 오랜 편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반면 '성공을 하면 좋겠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는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다면 변화무쌍한 상황들에 조금더 차분하게 대응이 가능할 겁니다. 그런 마인드셋은 관련된 통계나 데이터를 올바로 파악하고 있다면 보다 자연스럽게 준비될테구요. 

다음 주 월요일에 제프 피클러 코치의 강연을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좋은 선택'을 위해 기억하면 좋은 정보들이 무엇인지 다루고 있습니다. 많은 코치님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최승표 코치라운드 
체인지업 연습을 위한 외적큐
- 브랜트 스트롬

지난 2월에 한국 코치님들을 위해 해주신 짧은 강연의 일부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브랜트 스트롬 코치의 강연 영상을 한글자막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24,990원)

◎ 브룩스 레일리 선수를 발전시킨 한국 타자들
◎ 투수를 처음 만나면 보는 것들
◎ 투수가 불펜피칭을 할 때 품으면 좋은 생각
◎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연습을 위한 외적큐
◎ 구속상승을 원하면 모멘텀을 탐구하라
◎ 체인지업의 3요소와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 피치터널을 이용하려면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마라
◎ 놀런 라이언의 컨트롤을 개선시킨 작은 변화
투수의 생명은 000이다?
- 정영일 (굿아이베이스볼)

얼마 전에 정말 흥미로운 초등학생 야구선수를 만났습니다. 저희 센터의 타격코치님께서 야구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됐는데 공을 정말 잘던지는 아이라고 하시며 한번만 봐달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처음에는 ‘3개월 정도 된 아이가 던지면 얼마나 던질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했던 저를 비웃듯 너무 잘 던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야구 시작한 지 3개월 된 것이 맞냐고 10번은 넘게 물어볼 정도로 정말 공을 잘 던지는 아이였습니다.

던지는 동작이 아주 훌륭했지만 팔이 너무 낮은 쪽에서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팔을 조금더 올려서 위에서 아래로 던져보라고 했는데요. 이 아이의 대답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학교에서는 컨트롤이 없으니 사이드로 던지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투수가 하고 싶으면 사이드로 던지고, 그렇게 하지 아니면 투수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아이의 말을 듣고 참으로 당황스러웠습니다. 이제 야구를 시작한 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아이가 들은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컨트롤이 없다? 그러니까 사이드를 해라? 그렇지 않으면 투수는 할 수 없다? 

당연히 투수에게 컨트롤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컨트롤이 좋은 프로야구 선수들도 볼을 던지고 볼넷을 내주기도 합니다. 가끔은 최고의 컨트롤 투수들도 엉망진창으로 던지기도 합니다.

컨트롤만을 생각하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도 마운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투수가 컨트롤에 집착하게 되면 몸의 가동범위도 줄어들게 됩니다. 제대로 힘을 쓸 확률도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에 공을 강하게 던지면 몸의 가동범위가 자연스럽게 커지면서 온몸을 다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다음 선수에 맞는 적절한 트레이닝을 통해 투구밸런스 등을 잡아나가면서 컨트롤과 커맨드를 발달시키면 됩니다. 

이제는 투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투수를 생각하고 있다면 일단 스피드를 높이는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투수에게는 스피드가 생명입니다. 컨트롤이 우선시 되면 곤란합니다.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몸을 통해 컨트롤은 얼마든지 잡아나갈 수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은 몸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어느 순간 자신에게 맞는 밸런스와 감각을 느끼게 되면 충분히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스피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부모님들과 지도자분들 모두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대부분 선수들과 부모님들의 목표는 프로야구팀에 입단하는 것입니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스카우트의 관심을 끄는 투수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유형입니다. 스피드가 빠른 선수, 그리고 성장 가능성이 커보이는 선수입니다. 아무리 컨트롤이 좋아도 프로에 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지난 몇 년간의 드래프트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도 구속이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프로에 있는 투수들도 어떻게든 스피드를 높이려고 매일 노력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야구장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고 야단을 맞고, 마운드에서 눈치를 보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작아지는 어린 선수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이제 야구를 시작한지 3개월 밖에 안된 아이가 컨트롤이 없어서 사이드로 던지라는 말을 듣는 현실이 야구선배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정영일 굿아이베이스볼 투수코치
메이저리그에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역할 : 게임 플래닝 코치

요즘 메이저리그에 경기계획코치game planning coach라는 역할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데이터를 선수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경기 중에 선수의 선택을 돕는 자리인 것으로 보입니다. 팀마다 선수에게 데이터를 전달하는 채널은 다양해 보입니다. 어떤 팀은 피칭 코치, 타격 코치에게 그 역할을 부여하기도 하고, 벤치 코치가 주로 데이터와 관련한 대화를 이끄는 팀도 있고, 이렇게 경기계획코치라는 자리를 따로 만들어 운영하는 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시범경기에서 피츠버그의 경기를 보는데 러들리 하다드Radley Haddad 경기계획코치의 인터뷰가 소개되어서 담아보았습니다. 하다드 코치는 마이너리그에서 4년 간 선수생활을 한 후 바로 코치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런 사례(짧은 선수 생활 후에 바로 코치커리어로 전환하여 20~30대 나이에 메이저리그 코치가 되는 케이스)가 너무 많아서 특별하게 언급되지도 않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경기계획코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대강의 얼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영상입니다.  
다시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영화평론가 이동진씨의 말씀을 들으며 야구연습과 영상피드백을 떠올렸습니다. 다시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은데요. 코치나 선수가 연습이나 경기 영상을 찍어 다시 보면 좋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진 ☞ 사피엔스 스튜디오 유튜브
한국에는 기술보다 과학적 사고가 필요

임마누엘 패스트라이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님의 5년 전 기고글입니다. 야구코칭 콘텐츠들도 겉보기에 그럴 듯 해 보이는 드릴들과 눈길을 사로잡는 연습 영상들 위주로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소비하는 코치, 선수들의 주의력은 점점 짧아지고 있고, 더불어서 현상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사고력도 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됩니다. 아래 기사에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여론조사에 사로잡혀 정책에는 눈이 멀어지고 있는 유권자들처럼 말이죠.

"현재 신문들은 유세 중인 정치인들 사진이나 여론조사 결과로 가득하다. 이런 방식의 보도는 뉴스가 아니다. 대중이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들이나 법안들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보이지 않는다. 독자들이 그런 쪽에 관심이 없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좋은 정치를 바란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주의 지속 시간을 늘리고 그들이 정책의 세부사항에 관심을 갖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세상에 대한 관심이 없고, 현안에 대한 여러 해석을 두고 토론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미지가 아니라 이슈에 집중하는 해결책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겉보기에만 영웅적이고 실제로는 비겁한 결정을 하는 사람들을 지도자로 삼게 될 것이며 기술의 미래는 황무지가 될 것이다."

"너 내 욕했지?"

이동현 선수가 이상훈 코치님과 한 방을 쓰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말하는 장면입니다. 인간의 마음의 움직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KBS N 스포츠 더 레전드 이상훈편
아픈 우리 아이, 병원에 가야 할까요?
- 이제형 (청담리온정형외과)

2021 청담리온정형외과 우리야구 컨벤션에서 이제형 원장님께서 나눠주신 강연입니다. 운동선수로서 병원과 스포츠닥터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통증과 회복의 관계, 보존적 치료와 수술 사이의 선택, 선수와 부모님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주사치료 등에 대해 다루어 주십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강연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영상과 데이터분석을 싫어하는 코치들

피칭랩, 데이터분석과 측정 등을 싫어하는 코치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길 원치 않는다고 광고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해답의 반이라면 문제를 제대로 찾아내기 위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새롭게 소개되고 있는 과학적 접근방법들을 외면하고 있는 코치들이 많습니다. 지금 세상에 나오고 있는 측정장비와 영상도구들은 대부분 선수의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이와 야구수준에 관계없이 선수에 맞게 적절히 적용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현미경과 망원경이 없던 시절에도 과학자는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등장하고 난 후에 이것을 사용하지 않고 눈으로만 미생물을 관찰하거나 우주를 관측하는 과학자는 없습니다. 톰 하우스 코치도 보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접근법들을 받아들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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