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도서관에 단골손님인 6살 아이가 삐뚤빼뚤 적혀있는 분홍색 종이를 들고 와서 말한다. “관장님~ 여기 뭐라고 적힌 거예요? 언니가 준 건데 좀 읽어줘요.” 내용은 2학년 언니가 동생에게 앞으로 자기 물건을 만지면 안 되며, 그렇지 않으면 동생이 아끼는 물건을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였다. 협박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글을 못 읽는 동생을 고려하여 글과 그림으로 정성껏 재미있게 꾸민 편지에 나는 자꾸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훈훈해졌다. 종이에 또박또박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편지로 마음을 전하면 읽는 사람의 마음이 좋아지는 요술에 걸리는 듯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보내야겠다.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 있다. 어릴 적부터 편지 쓰기를 즐겼고 지금도 편지를 쓰는 할머니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나보자.
이 그림책 속 할머니는 글씨를 알고부터 편지 쓰는 것을 좋아했다. 유년 시절에는 꽃 그림이 있는 편지지에 연필로 한 자 한 자 적어서 군대 간 큰 오빠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러면 답장이 왔는데 옛날에는 빨간 자전거를 타고 집배원 아저씨가 편지를 전해주었다. 누군가에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을 때 설레는 마음과 편지를 받아서 읽기 위해 봉투를 열 때의 두근거리는 마음이 고스란히 잘 담겨있다. 요즈음은 잘 보이지 않는 빨간 우체통이 정겹게 다가온다.
그림책 속 할머니는 어른이 되고 할머니가 된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받으면서 위로받고 그리움을 달랬던 것 같다. 할머니처럼 우리도 편지로 마음을 전하면 좋을 것 같다.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적어서 아이의 가방에 넣어보자. 가방 속 편지를 발견한 아이는 그 안에서 부모의 사랑을 느끼면서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