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방음벽부터 기찻길 옆까지 유휴부지활용
 오늘의 기후
  
  일타쌍피 태양광, 국내외 도로/철도 사례 정리
  <사진 :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여주휴게소 주차장>

 내일의 리더님께,
 며칠 전 원주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렀는데 재미난 풍경이 펼쳐져 있더군요. 주차장에 그늘 막을 설치했는데 그늘막이 태양광 패널입니다. 차들은 태양광 그늘 아래에서 열기를 식히고 사람인 저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한 숨 돌리는...이런 그늘이 곳곳에 더 많이 만들어진다면 사람도 좋고 차도 좋고 지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러운 에너지 전환이랄까요, '이렇게 하라'가 아니라 넛지, 옆구리 쿡 찌르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꿩 먹고 알 먹고 식의 에너지 전환이 꾸준히 이뤄진다면...

 그리고 며칠 뒤, 독일에서 시작된 철로 사이 태양광 실험이 눈에 띄어 지난 글에 소개해드렸었고요,
이런 식의 시도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지 찾아보던 중 보고서 한 편을 찾았으니 이름하여 '도로에서 만나는 재생에너지',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지난 6월23일 발간한 조사보고서입니다. 철도는 '경부선-호남선', 도로는 '남해고속도로'를 기준으로 태양광 패널을 어디에 얼마나 설치할 수 있을지 분석한 결과였습니다. (흥미진진)

            보고서 원문 보기 (도로에서 만나는 재생에너지)

56쪽 분량의 보고서를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왜 도로/철도 태양광인가.

(1) 도로와 철도 유휴부지를 주목하는 이유

1. 재생에너지 100% 하려면 국토 면적의 약 3%가 필요하다
: 모든 분야에서 2050년까지 최종 에너지 수요를 약 53% 줄이는 것을 전제로 할 때 (2017년 기준 2,374.6TWh에서 1,269TWh로 감소) 우리나라의 석탄, 석유, 도시가스, 전력 등을 100% 재생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태양광 설비는 300GW(기가와트) 이상으로 필요 면적은 약 297,520 ha, 국토 면적의 약 3% 수준입니다. (기술의 진보로 태양광 모듈 효율이 높아질수록 필요 면적은 줄어듬)

2.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려면 이미 개발된 부지부터 활용해야
: 재생에너지도 에너지 '개발' 사업으로 개발 과정에서 환경 훼손이 없을 수 없음. 따라서 자연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부지를 우선 추진해야하는데, 이미 개발(훼손)이 이뤄진 도로/철도 부지를 활용하면 추가적인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음.

3. 수용을 둘러싼 주민 갈등 최소화
: 우리나라 태양광 보급은 도입 초기 산지를 중심으로 추진되며 환경 훼손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 제기, 농촌 태양광의 경우 부재지주와 임차농 사이의 갈등과 임차농 젠트리피케이션을 야기, 이런 가운데 비교적 주민 수용성 갈등이 적은 철도 차량 기지 및 철도 역사, 고속도로 성토 비탈면 및 나들목 분기점의 녹지대 등 을 태양광 발전입지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필요가 있음. 국가와 지자체가 관리하는 유휴부지 활용 더 활성화 할 필요 있음.

(2) 도로와 철도에서 '유휴부지'란 무엇이고 면적은?

도로의 경우, 유휴부지는 법률상 정의되어 있지는 않으나, 교통연구원에서는 '선형 개량 및 신규노선 건설로 인하여 별도의 부지 활용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곳 또는 도로 기능에 필요한 용지에 편입되지 못하고 남은 잔여 공간'으로 정의함. 톨게이트, 휴게소, 방음 시설, 잔여지, 폐도로 등으로 도로공사 소유 33개 고속도로 중 유휴부지 면적은 2015년 기준 13,492,181㎡이며, 1만㎡당 태양광 1MW 설비가 가능하다고 할 때 1,360MW 태양광 설비가 가능한 면적

철도의 경우, 역시 법률상 정의되어 있지 않지만, 국토교통부의 ‘철도유휴부지 활용 지침’에서 유휴부지는 “철도 폐선 부지와 철도부지 중 철도 운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철도 운영 및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부지”로 정의함. 주로 폐선 부지로 2020년 기준 전체 철도 유휴부지(2,566만㎡) 중 철도폐선부지 2,364만㎡ 에는 2.38 GW 용량의 태양광 설비가 가능함. 전체 철도 유휴부지 중 사용되고 있는 면적은 64.1%이며, 태양광 사업으로 3.2% (53만㎡)만 활용중. 폐철도 부지는 농경지(20.2%), 공원(14%), 자전거도로(13.9%), 레일 바이크(7.5%) 용도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폭이 좁고 길이가 긴 형태로 특성상 매각과 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무단 경작, 무단투기, 무단 점용 등 미관을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

(3) 국내 사례

폐선로를 자전거 길과 태양광 부지로 활용 (장항선)

2008년 직선화 사업으로 열차운행이 중단된 장항선 방축동-봉농리 10.2 km 폐철도 구간을 자전거 및 보행자 겸용 도로화 한 후 태양광 터널을 만듬. 패널 1만 8540개, 약 6.59MW 태양광 설치.
간이역 유휴부지 태양광
중앙선 고명역-도담역 태양광, 고명 간이역 철로 옆 유휴부지 활용 태양광설치.

지하철 방음벽 (상록수역)
2015-2016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연구사업으로 지하철 4호선 지상 상록수
역 124 m 구간에 32kW 용량의 태양광 설치됨.

학교 옆 고속도로 방음 터널 (영동 고속도로 광교 구간)
2018년 1월에 완공된 1.3km 길이 영동고속도로 광교 구간에 설치된 방음터널 태양광으로 용량은 2.6MW. (이 구간은 인근 광교 신도시 및 광교초, 광교중 소음 우려로 민원 갈등 많은 구간이었는데 방음터널 설치하고 여기에 태양광 설치.)   
방음벽 (영등포자원순환센터)
양면 태양광 패널 13kW (240W*54장, 발전량 16,600kWh/년, 2017년 설치)가 방음벽에 설치됨. 생산전력은 자원순환센터에서 사용하며, 전기요금에서 자동차감.

고속도로 나들목 유휴부지 (월곶 IC)
민자고속도로 유휴부지에 설치한 최초 사례. 경기도가 도로 유휴부지를 제공해 임
대료를 받고 사업자인 제삼경인고속도로가 사업비를 부담하고 수익을 가져가는 형식, 2016년 1단계사업으로 2.84MW 완료.
간선도로 방음터널 (동부 간선도로)
서울시가 부지 임대료를 받고 (주) 다스코에서 설치 운영하는 방음터널 태양광, 면적 5,472㎡, 479m에 패널 2,736장, 902.8kW을 2020년 완공.

폐도로 부지(남해선)
국내 최초로 폐도로를 활용한 사례, 2013년 설치. 모곡태양광의 용량은 995 kW, 이외에 4곳(금곡, 승산, 방촌, 상촌발전소)을 포함해 총 4.6MW 설치.

고속도로 성토 비탈면 (평택 제천 고속도로)
2018년 5월에 설치된 죽현 1호기 태양광, 5271㎡면적에 756kW 용량  
(4) 해외사례

학교 주변 소음방지 방음벽 태양광 (독일)

독일 바이에른 지방도로 방음벽 태양광은 지자체와 주민 협동조합 공동사업으로 인근 학교의 소음 방지를 위해 설치됨. 길이 234m, 높이 5m로 아랫단은 소음에 효과적인 재질로 중간은 아크릴창, 윗부분은 태양광 패널을 북쪽으로 5도기울게 설치해 발전량 5% 증가시킴. 2017년 최초로 시행된 연방 시민에너지네트워크 프로젝트상 수상.  
눈부심 방지 코팅 설치 (독일 철도)

독일 Nürnberg-Regensburg 철도 구간 제방에 지방자치단체에서 길이 744m 구간에 약 1.2MW의 태양광을 설치. 눈부심 방지 특수 코팅된 패널.  
20년 이상 운영되는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 태양광 (스위스)

스위스 A13 고속도로 방음벽 태양광은 1989년 운영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 방음벽 태양광으로 20년이상 정상 운영되고 있음. 스위스 도로 연방 사무국이 면적 968㎡에 100kW 용량의 모듈 설치.  
(5) 재생에너지 잠재량 = 서울시 주택용 전력 사용량의 45% 수준

경부-호남선 철도
•방음벽 태양광 설치 가능용량(최대) : 89MW
•중앙분리대 태양광(최대) : 44MW
•방음터널 태양광(최대) : 320MW
•성토비탈면(최대) : 341MW. (최소) 226MW
--> 최대 794MW의 발전 용량으로 4인가족 기준 약 27만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기 생산.

남해안 고속도로
•방음벽 태양광 설치 가능용량(최대) : 51MW
•중앙분리대 태양광(최대) : 26MW
•방음터널 태양광(최대) : 185MW
•성토비탈면(최대) : 197MW. (최소) 42MW
--> 최대 449MW의 발전 용량으로 4인 가족 기준 약 15만5000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기 생산.

경부-호남선 철도는 전체 철도 연장(4,089km)의 10% 수준, 남해안 고속도로는 전체 고속도로 연장(4,848 km)의 5.6%에 불과해, 만일 전국 철도와 고속도로 유휴부지 중 태양광 적지에 시설을 설치한다면 경부-호남선 철도의 최소 5배, 남해안 고속도로의 최소 10배 생산으로 발전설비가 하루 평균 3.4시간 전기를 생산한다고 가정할 때 6341.51GWh의 발전량, 이는 서울시 주택용 전력 사용량인 1만3982.7GWh의 45%에 해당.


(6)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제안 사항

- 제도보다 의지의 문제 : 도로와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제도적 제약이라기보다 사업 활성화를 촉진할 제도적 공백에 있음, 관계부처의 부지 활용 의지와 제도적 공백의 보완 필요.
- 철도는 안전성 : 철도의 경우 철도 운영에 전방위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실증사업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며 확산할 필요.
- 도로는 도로공사법 개정 :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부지 및 시설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설비의설치, 운영 및 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범위나 기준을 마련하여 도로공사가 유휴부지 활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국도로공사법 시행령을 개정할 필요.
- 주민참여 보장 : 도로와 철도의 유휴부지 활용에 있어서도 발전사업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참여와 지역사회로의 혜택을 사업 설계의 전제로 삼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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