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조안 리가 누구예요?” 며칠 전 남자 후배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홍보의 전설’ 조안 리의 별세 기사에 독자들의 관심이 높은데, 본인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저를 비롯해 곁에 있던 여성 동료가 동시에 되물었습니다. “아니, 조안 리 몰라?” 

 

조안 리. 그 이름을 듣자 저는 곧 1990년대로 순간 이동했습니다. 젊음이 버거웠던 스무살 초반. 어느날 우연히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1994년)을 집어들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는 데 두어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1945년생. 1964년 서강대 입학. 초대 학장을 지낸 26살 연상의 미국인 사제와 사랑에 빠져 결혼. 한국 최초의 홍보전문업체 창업. 88서울올림픽 해외 홍보 담당. 여성신문 이사장 및 국제백신연구소 고문 역임 등등. 그때까지 성공한 한국인 여성 사업가의 자서전을 읽어본 적 없던 저로선 조안 리의 뚜렷한 자의식과 극적인 개인사에 곧 빨려들었습니다. 당시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라 몇십만부가 팔렸습니다. 

결국은 성공 스토리이긴 하나, 스승 신부와 연애를 한 조안 리에게 당시 쏟아졌던 비난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조안 리의 서강대 3년 후배인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당시 여성 교수들은 강의실에만 들어오면 여학생들을 향해 ‘정숙’을 강조하며 신부들과 거리를 두라고 주의를 줄 정도였다고 합니다. 어린 제자와 사랑에 빠진 케네스 에드워드 킬로렌 신부는 정신병원에 격리되기도 했다고 하고요. 

지금은 다양한 가치관과 태도로 살아가는 여성 롤모델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성공’의 기준도 폭이 넓어졌고요. 이제는 조안 리의 후속작 <사랑과 성공은 기다리지 않는다> <내일과 오늘은 달라야 한다>와 같은 전투적 언명이 좀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이 뭐라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일궈내는 여성의 씩씩한 모습에 이끌렸던 기억은 생생합니다. 

“겸손과는 거리가 좀 먼, 누가 봐도 엄청나게 기가 셌던”(서강대 67학번) 조안 리이지만, 말년에 그는 ‘5S’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단순(Simplicity)·침묵(Silence)·느림(Slow)·나눔(Share)·웃음(Smile). 그처럼 부와 명예를 얻진 못했더라도, 이 다섯가지를 소중히 여기는 삶이라면 “한평생 잘 살았다 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반격에 성공했죠. 이 기세를 이어가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장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확전과 수습 사이, 미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과 같은 ‘보복범죄’는 해마다 늘고 있는데요. 피의자 91%가 남성이었습니다. 반면 피해자의 58%는 여성이었는데, 다른 범죄보다 유독 여성 피해가 큽니다. 

낙동강 녹조의 독성물질이 주변 공원과 주택가에서도 검출됐습니다. 발암성 물질이 에어로졸(액체 상태의 작은 입자)로 공기 중에 떠다닌다는 건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지 못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정부가 24시간 돌봄을 지원할 ‘최중증’ 발달장애인 1만2000여명을 집계했는데요. 최중증 기준이 모호한데다, 장애 정도를 구분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건 문제라며 가족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저 우주에서 혜성의 푸른색 긴 가스꼬리가 강력한 태양풍 입자에 부딪히면서 잘려나가는 게 보이나요? 영국 그리니치천문대가 주최하는 ‘올해의 천문 사진가’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단절 사건’인데요. 나머지 수상작 10편도 공개합니다.👉기사보기 

지구에 가장 많은 고등동물은 개미🐜죠. 그동안은 얼마나 많은지 어림짐작만 해왔는데요. 개미 개체수가 2경 마리에 이른다는 실증적인 추정치가 나왔습니다. 모든 개미의 무게를 합치면 전 인류의 20%에 달한다네요.👉기사보기   

“이제 껌깞 대신 쌀값이라 해라”

요즘 가을 햇볕이 무척 강하죠? 그래서 벼 농사가 올해도 대풍일 거라는데, 농민들 표정은 어둡습니다. 1977년 이래 쌀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껌값만도 못한 쌀값’이 됐기 때문인데요. 그 원인을 정부와 농민은 다르게 말합니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