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올해 시장 전망 2.백화점 VMD 전략
 2024.01.02 24-001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유통업계 신년사로 바라본 올해 시장 전망은
  02 백화점 크리스마스 VMD 대세가 마켓이 된 이유
  03 뉴스 TOP5 - '리텐션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는 법'

   

유통업계 신년사로 바라본 올해 시장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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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기회'가 될 2024년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시장 상황은 어려울 거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의 수장들은 하나 같이, '위기 속 기회'를 경영 화두로 제시하였습니다. 다만 개별 기업들의 상황에 따라, 이에 대처하는 자세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신년사를 통해 메시지를 내왔던,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ONE LESS CLICK'을 핵심적인 키워드로 내세웠는데요. 비효율 제거와 수익성 강화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기에, 다소 방어적인 경영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반면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은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을 신년사를 통해 예고하였습니다.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의 확립'을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수익보다는 성장에 집중하며,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플랫폼보다는 제조 기업으로

이 둘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에 담긴 키워드를 쭉 보다 보면, 분명히 보이는 변화의 흐름이 있습니다. 우선 디지털 전환이나 플랫폼 구축과 같은 목표들이 사라지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사실 신세계그룹은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곳 중 하나였는데요. 특히 2022년 신년사에선 신세계 만의 온오프 융합 생태계,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 예상보다 더 빠르고 무섭게 성장하면서 계산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 자체가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본진인 이마트 오프라인 사업마저 흔들렸거든요. 이렇듯 핵심 전략이 흔들리면서, 올해 신세계그룹은 방어적인 스탠스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반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일찌감치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를 접었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대형마트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고요.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통합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도 한 발 물러나 있었습니다. 대신 2021년 공개한 비전 2030에서 유통과 패션, 리빙을 3대 핵심 포트폴리오로 삼는다는 성장 전략을 수립하였는데요. 제조 역량을 강화하여, 자체 콘텐츠를 가진 유통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 덕분에 쿠팡 중심의 유통 시장 재편 속에서도 나름의 영역을 지킬 수 있었고, 이제는 다시 성장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된 겁니다.

이와 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다른 유통기업들도 상품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GS리테일은 차별화된 히트 상품 개발을 올해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선포하였는데요. 작년까지만 해도 디지털 전환이 상품 강화보다 먼저 나왔었는데, 올해는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디지털 전환 역시 플랫폼 구축보다는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식으로 초점이 다소 변하였고요.

해외로 나가거나, 유통을 떠나거나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낸 주범, 쿠팡의 올해 행보는 어떠할까요? 쿠팡은 별도 신년사를 내놓진 않지만, 컨퍼런스 콜에서의 모두 발언에서 어느 정도 힌트는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쿠팡의 김범석 CEO는 성장을 가장 중요한 화두로 강조하였고요. 특히 말미에서 대만 사업의 잠재력에 강조점을 두었습니다.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 건데요. 더욱이 최근에는 파페치를 인수하며, 앞으로는 더욱 글로벌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국내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오히려 해외 사업에 치중하는 것 또한 하나의 트렌드이기도 한데요. 쿠팡뿐 아니라 포시마크 인수 이후 네이버나,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 중인 농심, CJ제일제당 등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예 B2C 사업 비중을 줄이고,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극단적인 케이스도 나오고 있는데요. 롯데그룹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롯데의 신동빈 회장은 신년사에서 AI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특히 당부하였는데요. 특이점은 유통 관련 계열사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는 그룹의 중심축이 완전히 화학 부문을 비롯한 신사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고요.

지금까지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를 통해 2024년 유통업계의 모습을 전망해 보았습니다. 올해에는 쿠팡의 독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 역량을 강화하여 플랫폼 경쟁력을 보완하거나, 혹은 해외와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주된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과연 위기 속 기회를 잡을 기업은 어디가 될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시죠.

   

백화점 크리스마스 VMD 대세가 마켓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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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파사드에서 마켓으로

언제부턴가 연말 시즌 크리스마스 VMD는 국내 백화점들의 자존심을 건 승부처가 되어버렸습니다. 역시 이 분야의 원조는 누가 뭐래도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2011년부터 외벽에 조명을 설치하여 미디어 기능을 부여하는,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냈다고 하는데요. 2021년 장식이 특히나 화제가 되면서, 백화점 3사의 치열한 크리스마스 VMD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왕좌의 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더현대서울에서 선보인 '크리스마스 H빌리지'는 주말 기준으로 1만 명 이상 방문할 정도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겁니다. 이와 더불어 잠실 롯데월드몰 잔디 광장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 역시 또 다른 성지로 떠올랐는데요. 반면에 신세계 본점의 파사드는 비교적 덜 언급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어느새 크리스마스 VMD 트렌드는 미디어 파사드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변화한 겁니다.

제약이 오히려 특별함을 만듭니다

파사드와 마켓의 차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건 역시나 제약의 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세계 본점의 외벽은 명동에 온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확장성은 좋지만, 대신 특별함은 덜했습니다. 반면에 크리스마스 마켓은 제한된 인원만 입장 가능했는데요. 특히 더현대 서울 H빌리지는 사전 예약과 당일 대기를 통해 매시간 100명씩만 방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입장권은 웃돈이 붙어 중고거래가 되고, 예약 대기는 2,000팀이 넘어설 정도로 큰 파급력을 만들어 내었고요.

더욱이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H빌리지 외부에선 내부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이처럼 누구나 갈 수 없기에, 일단 들어간 이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자랑하였고, 오히려 이는 더 적극적인 바이럴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현대나 롯데에 비하면 작은 규모긴 하지만 신세계 역시 본점 연결 통로에 크리스마스 마켓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누구나 갈 수 있어서인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제약 덕분에, 경험 역시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이번 H빌리지를 기획한 정민규 책임 디자이너는 그저 바라만 보는 연출이 아니라, 고객 분들이 동화 속 공간으로 들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오감으로 느낄 있게 한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는데요. 이와 같이 오프라인 경험의 총량은 결국 개별 경험의 밀도와 방문한 고객의 수의 곱하기로 결정되게 됩니다. 더현대 서울은 어느 정도 방문 객수를 제한하는 대신, 밀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한 건데요. 백화점처럼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공간에는 보다 적합했던 방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전략의 변화는 더 큰 경영 성과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길 건너편이 제일 명당이던 미디어 파사드 때와 달리, 일단 고객이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기려면 무조건 매장까지 들어와야 했고요. 예약하고 대기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고객의 체류 시간 또한 극대화시켰습니다. 이는 최근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유명 식료품 매장들을 백화점 내에 유치하는 전략과도 유사한 접근법이라 할 수 있고요.

 

여전히 콘텐츠에 기회가 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백화점들은 막대한 투자를 해야 했습니다. 우선 신세계 본점만 해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려면 외벽에 걸린 광고를 떼내야 하는데, 상당한 광고비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고요. 더현대 서울은 한 술 더 떠,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한 사운드 포레스트를 무려 한 달 동안이나 막으면서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이들이 주는 경험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직접 방문하여 체험을 해보기도 했는데, 정말 원조라 할 수 있는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비하면 아무래도 손색이 있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이는 공간적 제약이 있는 일종의 팝업 스토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마켓 열풍은 얼마나 고객들이 좋은 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근래 들어 오프라인 공간과 경험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를 잘 충족시켜 주는 곳들은 생각보다 찾기 어렵고요. 따라서 정말 좋은 기획이라면 이번 H빌리지처럼, 아니 그 이상의 큰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더 매력적인 공간들이 등장하여, 이와 같은 필요를 잘 충족시켜 주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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