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최애 영화는 <스토커>인데요.. (👥돔황챠..!)

안녕하세요, 님의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 내부사정으로 또 하루 지각했어요 😷🙏 (아직 본래의 리듬을 회복하지 못한 듯.. 🙄💧 얼른 충전할 테니, 워밍업 기간동안 조금만 양해해 주세요!)

지난 주부터 여러분이 기다리시던 구독자 리퀘스트 특집을 보내드리고 있어요. 오늘 찍어먹을 소스 재료는 대배우 니콜 키드먼의 출연으로 제작부터 화제였던 박찬욱 감독의 헐리우드 진출작: 영화 <스토커>입니다. 



🍟 제 최애 영화는 스토커인데요.. (👥돔황챠..!)
이 영화, 지난 주 소스 말미에 만만찮은 문제작이라고 코멘트를 남겼었는데요. 영화도 영화이지만... 리퀘와 함께 보내주신 내용이 그야말로 짧고 굵었습니다. 바로 소개할게요.

디핑 편지함에 🍟💌 도착한 사연:
💬 작품 몇가지 테마로 제안드려요. 숨어서 보는 명작영화. 그 중에서도 뭔가, 소개팅 나갔는데 좋아한다고 하면 피해야할 영화..!
👍 <스토커>, <죽여주는 여자>, <다세포 소녀>, <아가씨> 등...
조금은 자극적일 수 있는 네이밍 아래 😂 여러 작품들을 언급해 주셨는데요. 오늘의 에디터도 솔직히 인정.. 이건 믿거지.. 하며 끄덕이면서도 등줄기에서 한 줄기 땀이 흐르는 걸 느꼈어요. 왜냐? 구독자님이 꼽아주신 영화들 가운데, 저 또한 어디 가서 말 못하고 혼자만 숨어서 좋아하던(!) 영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영화가 내 취향이다, 저 영화가 내 최애 작품이다 왜 말을 못해! 🎬🤣

사실 어떤 영화를 좋아한다, 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잖아요? 중요한 부분은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과 호오를 어디까지 밝힐 수 있냐... 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급발진해서 은밀한 취향을 들이밀면 당연히 부담스럽잖아요. 그러니 여러분도 오늘의 라인업에 최애 영화가 있다고 해도 너무 괘념치는 않으시길 바라요. 저희는 이미 그간의 소통으로 신뢰와 라포를 형성했으니, 이 정도 취향 고백은 괜찮다구요!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 큼큼...
MBC <진짜사나이> 캡처 발 전설의 짤방
각설하고, 어떤 작품인지 다시 한번 소개할게요. 디핑🍟이 남 몰래 숨어서 좋아하는 영화 <스토커>. 믿고 거를 포인트와 그럼에도 내심 좋아해 온 까닭 모두, 오늘 님께 고해성사 해보겠습니다.
네이버영화, 20세기폭스 제공

무슨 영화길래 믿거한다는 거지... 😓

영화 <스토커>는 아버지의 사고사 후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먼 분)과 딸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 분)가 남겨진 스토커 가에 매력적인 삼촌 찰리(매튜 구드 분)가 나타나며 생기는 의문스러운 연쇄 실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약간 스포 주의) 일련의 사건들에서 인디아는 찰리와 살인이라는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욕망의 경쟁자인 엄마를 제치고 끝끝내는 자신의 숨겨졌던 부분을 일깨워 준 삼촌까지 뛰어넘어, 누군가의 딸, 조카, 어리디 어린 소녀가 아닌 홀로 선 '성인' 여성으로 변모해가는 성장(?)을 담고 있습니다.

시놉시스만 적었지만 대충 어떤 식의 영화인지 짐작가시죠? 엄마랑 무슨 경쟁을 했다는 건지, 삼촌은 어떻게 뛰어넘었다는 건지 등등.. 😷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 등을 통해 꾸준히 잔인하고 치명적인 여성 캐릭터의 각성을 표현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치명성도 꾸준히 근친 묘사라든지, 뭔가 뒤틀린 형태로 드러냈고요(<올드보이> 등). 그렇게 뚝심있게 굴더니... 드디어 헐리우드에서(마저) 제 취향을 풀어냈구나! 가 제 최초의 감상이었는데요.

박찬욱 감독이 각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영화*여서일까요? 표현의 수위 자체는 오히려 이전에 그가 쌓아왔던 국내 필모에 비하면 순한 맛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미성년에 가까운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이고, 헐리우드 첫 진출작이니 너무 놀래켜서는 안 된다는 양보(?)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볼 때 가장 혀를 내두르며 변태같다고 생각하게 되는(칭찬입니다) 부분인 치밀한 서사와 사건의 배합이... <스토커>에는 거의 부재한다는 점입니다.
*🔍📽 오랜만에 디핑 tmi: <스토커>의 각본은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시리즈의 일명 '석호필'로 유명한 배우 웬트워스 밀러가 썼습니다. 꾸준히 협업해 온 각본가 정서경과 함께 어느 정도 각색했지만, 원작이 존재하는 만큼 핵심적인 대사의 뉘앙스 등은 그대로 살리려 노력했다고 해요. 항간에는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강한 초반부 전개만 읽고 각본을 찜해, 실제 제작 단계에선 약간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는 썰이... 😅
영화 <스토커> 스틸컷 /20세기폭스 제공
이렇다 할 서사가 없다는 뜻, 방금의 스틸컷 세 장으로 영화의 내용이 짐작된단 점에서 님도 이해하셨죠? 실종과 살인 사건들을 통해 시간선이 앞으로 나아가긴 하나, 영화에서 중요하게 초점을 두는 부분은 그 사건 자체가 아닌 "사건들 사이의 시간이 자아내는 미스테리한 뉘앙스"입니다(평론가 김혜리). 동시에 "십대 소녀가 성인들의 세계로 건너가면서 겪게 되는 '감각적'인 충격을 영화적으로 복원"한 시도라는 평(평론가 신형철)도 있습니다.

그간의 박찬욱 감독 영화들이 촘촘한 사건과 반전, 선명한 주제의식의 얼개에 특유의 서늘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더하는 식이었다면, <스토커>는 전자는 조금 희석하되 후자 자체에 무게를 실은 작품이 아니었는지..? 그래서 박찬욱 감독 특유의 변태성(칭찬)은 덜어지고 일반적인 변태성(칭찬 아님)만 남게 된 것은 아닌지...? 게다가 아직 '앳된 소녀 티가 물씬'인 '이국적인 얼굴의' 여성 캐릭터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성적 은유의 은유라니, 이거 괜찮은건지....? 🤔😷 납득가는 내용이 없으니까 그냥 변태이야기같잖아! 안 그래도 변태같은데! 라는 말을 최대한 고상하게 하는 중인 디핑🍟입니다. 😷
영화 <스토커> 스틸컷 /20세기폭스 제공
매년 같은 디자인의 옥스포드화를 선물로 보내던 삼촌의 집착과 비틀린 욕망(이자 인디아의 욕망이기도 합니다)은 18세 생일을 맞은 인디아에게 하이힐을 직접 신겨주는 장면에서 완성됩니다. 그 외에도 알을 깨고 둥지를 탈출하는 새, 밤중 실크 드레스를 입고 엄마를 찾아가 머리를 빗는 장면과 같이 인디아의 탈피와 성..장?을 은유하는 여러가지 모티브 씬들이 연출되는데요. 여기까진 의미심장하기라도 하지, 찰리와 인디아가 피아노 합주를 하는 장면은 그냥 베드신입니다. (...) 이 장면 보면서 아 맞아 이거 박찬욱 영화지.. 했다니까요. 😂 (빼박 박찬욱 영화인 한 장면이 더 있는데, 좀 큰 스포라 소스에는 언금을..! 🤧)

그럼에도 숨어서 보는 이유는... 🤔❓

관객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캐릭터와 서사 층위의 부재. 상대적으로 희미해진 주제의식의 결핍. 그로 인한 맹목적인 변태같음.(?) 이러한 믿.거 요소에도 불구하고 영화 <스토커>를 숨죽여 감상하게 되는 까닭은... 앞서 말한 '감각적인 충격'에 있습니다. 오직 탁월한 미장센이 영화의 모든 위험요소를 의미심장하게 살렸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늘 그러하듯이! (그만!)

앞서 신랄하게 언급했던 은유 오브제를 비롯, 극의 주 무대인 저택에 가득한 색채의 대조, 차도가 집 앞 산책로로 바뀌고 인디아의 머리칼이 갈대 숲으로 바뀌는 뻔뻔하고 아름다운 교차 편집 등.. 여러 가지 표현기법이 화면 위에 90여분간 수놓아집니다. 영화의 중요한 장면마다 그 감각적 인상을 극대화해주는 예술적 표현들이 더해져, 장면으로 하여금 느껴지는 '충격' 자체를 이끌어내는 것 같아요. 그 장면이 납득가는지, 서사에 반드시 필요한 장면인지의 여부와는 별개로 말이에요. 말했듯이 <스토커>는 서사보다는 감각에 치중한 영화니까요.

이러한 아름다움이 그야말로 폭발한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극 전체를 관통하여 이어지는 오프닝과 엔딩 시퀀스예요. 시간선에서는 이어지는 장면이지만, 미리 보셔도 영화 내용에 큰 스포는 없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리고 사실, 오늘 디핑🍟을 끝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결말의 대부분은 예상하고 계실 것 같고요... 😅) 적색과 녹색의 강렬한 대비, 직선 구도에서 그대로 이동하는 장면의 연결, 거기에 세련된 리프와 의미심장한 가사를 가진 OST의 맺고 끊는 타이밍까지..! 과장을 조금 보태면 영화 <스토커>의 존재 의의가 이 시퀀스에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영화 <스토커> 오프닝 시퀀스
영화 <스토커> 엔딩 시퀀스 🥺🎧(볼륨 업!)
감각적인 자극과 미적 영감, 그를 통해 전해지는 쎄한 짜릿함이 좋으시다면? 침 한번 크게 삼키시고, 이번 주말 숨어서 보는 영화 한 편 어떠실지요? 😇🎞 디핑🍟이 몰래 함께할게요!


잠깐, 여러분! 🍟📢
지난 레터에서, 리퀘함에 들어온 응답 중 흥미로운 몇 개를 공유해 드렸는데요.
*쿠소 영화: 한 마디로 X망한 영화... 😷
이후 한 익명의 구독자 님으로부터 슬픈 사연이 들어왔어요.
💬 쿠소 영화 사연 같은 것도 받아보면 재밌지 않을까여ㅎㅎ 하루에 극장에서 <리얼><하루>를 이어서 본 썰... (실화입니다)
이 썰...  듣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
여러 피드백을 받으면서, 디핑을 만드는 저희🌿🍊도 한 재미 하지만(님:??) 매주 만나는 디핑러 여러분들 역시 엄청난 입담꾼이시란 걸 느꼈답니다. 저희만 보기 아까울 정도이기에 😎 여러분의 웃픈 사연을 모아, 다음 쉬어가는 편에 전해드릴까 해요.

사연 주제: 별점 1, 2점대의 소위 망작 영화를 보게 된 일화
(영화에 대한 비평 X, 라디오 사연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보내는 곳: deepinsauce@gmail.com
공모 기한: 6월 8일 수요일까지!

몇 문장의 짧은 푸념도, 장문의 사연도 모두 환영입니다. 🥰
모인 사연은 이번 구독자 리퀘 특집의 쉬어가는 편에서 소개할 예정이에요. 영화를 좋아하(지만 상처받)은 님의 이야기를 😷💌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벌써 재밌겠다... 😆)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구독자 리퀘 특집의 두 번째 이야기!
영화 <스토커>에 대한 숨겨왔던 고해성사를 풀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과학과 종교, 뗄레야 뗄 수 없는 수 세기의 소재를 다룬 또 하나의 문제작:
영화 <맨 프럼 어스>에 대한 소스로 찾아올게요.
오늘 소스를 읽고 느낀 감상과 의견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디핑🍟과 나눠주세요.
한 줄 짧은 생각이어도, 날카로운 비판이어도... 사소한 제안이어도 모두 환영이에요!
보내드린 소스의 시식평을 언제나 기다립니다 💝
(아참, 마지막 리퀘도 아직 받아요 👉클릭!)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
더 나은 소스 제조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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