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 냉장고 파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바닷가 도시에서 해물 요리 파는 것 아닐까요. 오랫동안 검증된 로컬 맛집은 관광객들에게도 입소문이 나기 마련이죠. 인당 14,000원으로 제철 생선을 실컷 먹을 수 있는 가게를 소개할게요. 지난주에 갔을 때는 새치, 도루묵, 삼치, 가자미 등으로 상이 차려졌는데요. 무작정 찾아가 빈자리가 있더라도 생선을 굽는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화 예약을 하고 방문하세요.

📍동그라미해물집, 강원도 동해시

굵은 소금 위에서 팔딱팔딱 구워지는 오동통 대하구이 먹고 싶어서 가을 기다리는 사람, 그게 바로 저예요. 서울에서는 맛짱조개에 가서 먹지만, 바다 내음 맡으러 인천에 가면 여길 가요. 야외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바람 맞으며 대하구이를 즐길 수 있답니다. 머리는 떼서 꼭 반은 버터구이, 반은 라면에 넣어 먹기로 저랑 약속해요. 근처 캠핑장이나 숙소에서 먹을 수 있게 대하, 회 포장 판매도 하니, 픽업해가는 것도 좋겠어요.

📍분오어판장, 인천시 강화군

껍질 틈으로 살을 발라먹는 작업이 귀찮아 평소에는 게를 잘 먹지 않는 편이에요. 그러나 가을 숫게는 그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들죠. 딱지와 다리마다 뽀얗게 꽉꽉 들어찬 살이 얼마나 단지 몰라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주문하면 게가 싱싱하기도 하지만, 따끈하게 쪄주기 때문에 별도의 손질 없이 먹기만 하면 돼서 더 좋아요. 4인 가족 기준으로 특대 사이즈 2kg를 주문해 모듬회와 쏘맥을 곁들였더니 이보다 풍성할 수 없는 가을 해산물 술상 완성!   

📍영신수산, 서울시 동작구

한강 뷰가 보이는 곳에서 먹는 조개찜 어떠세요? 드넓은 바다보며 먹는 만큼은 아니지만 한강 뷰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구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조개와 가리비가 한가득 푸짐하게 나와서 소주 한 병으로는 정말 택도 없어요. 먹다보면 코 앞에 펼쳐진 화려한 한강 야경까지 볼 수 있어 완벽한 저녁 코스가 된답니다. 입장 전 선결제 하는 시스템이니 찜과 구이 중 미리 선택하고 가셔야 돼요.  

📍대진물산 판도라점, 서울시 송파구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고등어도 살이 오르기 시작한대요. 구워도 조려도 맛있는 고등어지만 으뜸은 역시 회. 잡자마자 죽어버리는 까다로운 물고기라 육지에서는 맛보기 쉽지 않지만, 제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죠. 고소한 풍미를 한층 업 시키는 제주도식 꿀팁 두가지! 참기름 조미된 밥에 회 한점과 양파+간장 소스를 올려서 먹기, 날김에 씻은 묵은지와 함께 싸서 먹기. 고등어회의 고소한 감칠맛이 두배가 되어 소주맛 모르는 알쓰도 한라산을 꿀떡꿀떡 넘기게 한답니다. 

📍만선바다, 제주도 제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