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2일  (No. 673)
자기 농담에 자기가 박장대소하는 사람은?

팀장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보려는지 농담을 하나 던집니다. 비속어를 약간 섞어가면서 요즘의 트렌드를 따라간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합니다. 팀장의 농담이 끝나자 순간 짧은 정적이 흐르지만, 바로 팀원들은 "하하, 재밌네요."라며 맞장구를 칩니다. 팀장은 그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유머가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이 장면, 여러분도 자주 목격하죠?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꽤 유머러스한 사람이라고 자평하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우월성 착각'의 일종이라고 말합니다. "누가 자신의 농담에 웃는가?(Who Laughs at Their Own Jokes?)"라는, 아직 미발표된 논문을 보니 농담에 관한 흥미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더군요.

연구진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농담을 만들게 한 후에 본인의 농담이 얼마나 웃긴지 스스로 평가하게 했습니다. 당연히 많은 이들이 자신의 농담이 웃기다고 평가했는데요, 흥미롭게도 '매우 웃기다'라고 높게 평가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것은 '뛰어난 유머 감각'이 아니었습니다. 외향성이 높고, 나르시시즘(자기애) 성향이 강하며, 유머에 대한 자기효능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높은 남성일수록 자신의 농담을 과대평가했던 것이죠.


더욱 흥미로운 점은 농담의 내용인데요, 사람들은 자신의 농담에 비속어나 다소 공격적이고 유해한 단어가 포함되었을 때 본인의 농담을 더 재밌다고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선을 넘는 농담을 던지고 혼자 박장대소하는 사람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죠.

이 연구에서 우리가 유머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통찰이 있습니다. 제3자가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진짜로 빵 터지는' 양질의 유머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핵심 특성은 외향성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이었던 것이죠. 그럼에도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농담을 과대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스스로를 유머 천재라고 자부하는 외향적인 사람들의 농담은 타인이 보기에 그리 재미있지 않을 확률이 높았습니다.  

외향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리더는 자신의 유머가 팀의 활력소라고 믿을 가능성이 큰데요, 주목을 끌기 위해 다소 공격적이거나 아슬아슬한 농담을 던져서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내가 꽤 웃기는 사람'이라는 확신은 외향성이나 나르시시즘이 만들어낸 환상일지 모릅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농담을 던지려거든, 비속어나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요소가 없는지 점검해 보기 바랍니다. 특히 외향적인 리더라면. (끝)


*참고논문
Bui, V., Burnett, M. I., & Silvia, P. J. (2026). Who Laughs at Their Own Jokes? Metacognitive Judgments of Self-Rated Funniness in Creative Humor Production Tasks [Pre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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