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티빙·1365포털 #축복은무죄다 #포항촉발지진
코트레터
2026. 7. 3.

코트워치 기자들이 한 달 동안 주목한 이슈를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1900만 명의 피해자

"개인정보 저장 DB에 신원 미상 해커의 접근 및 파일 유출 정황을 확인하였습니다."


올해 들어 이런 내용의 문자를 많이 받아본 것 같습니다.


SKT·쿠팡에 이어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 콘텐츠 플랫폼 티빙, 정부가 운영하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 일부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①이달의 사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기업의 책임 유무를 판단합니다.


첫 번째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 즉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는지입니다.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여 관리했는지, 해커의 공격을 막기 위한 보안 시스템을 갖췄는지 등을 따지는데요. 개인정보보호법은 '유출 자체'가 아니라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소홀히 한 경우'를 처벌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72시간 통지·신고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입니다. 기업은 유출 사실을 알게 되면 72시간 안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신고하고, 피해자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듀오의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1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유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작년부터 올 초까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난 2월 과징금 액수를 높이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유출 사실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유출 가능성이 인지되면 이용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하는 의무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과징금 부과와 별개로, 듀오·티빙 등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 흐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법원의 판단이 기업의 배상 책임에 대한 또 하나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②이달의 판결:

'축복은 무죄다'


5월 28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남재영 목사에 대한 출교 무효소송 1심 판결이 나온 직후였습니다.


대전 빈들공동체교회의 담임목사였던 남재영 목사는 2024년 6월,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축복식에 참여했습니다. 그해 12월,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았습니다. 출교는 교회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로, 목사직과 교인 지위를 모두 박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 목사는 법원에 '출교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남 목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번 판결은 같은 이유로 출교됐던 이동환 목사의 승소에 이은 두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판결의 핵심은 '출교 처분이 적절한가'에 대한 판단이었습니다.


법원은 '규정 위반에 대한 징계로는 정직이나 면직 등 출교보다 낮은 수준의 처분도 존재한다는 점', '남 목사가 ('교리와 장정'*에서 금지하는) 동성애를 찬성·동조할 것을 설교한 것이 아니라 축복식을 진행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어 출교 처분이 정당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다만 남 목사 측의 '기본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남 목사 측은 재판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정하는' 감리회의 처벌 규정이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법원은 정교분리 원칙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재섭 대전퀴어문화축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아래와 같이 소회를 밝혔습니다.


"역사 속에서 노동자의 곁에, 여성의 곁에, 장애인의 곁에 선 사람들은 언제나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왜 굳이 저들 편을 들어서 고생을 하느냐', '그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느냐.' 이런 질문들 앞에서도 곁을 지킨 사람들이 역사를 바꿔 왔습니다. 연대는 안전한 거리에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곁에 머무는 것입니다. 남재영 목사님은 그러한 실천을 직접 삶으로서 해가시고 계십니다."


*'교리와 장정'은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리와 교단 운영을 위한 헌법 및 규칙(장정)을 정리한 것을 의미합니다.

③이달의 소송:

포항 촉발지진 손해배상청구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 5월 포항에서 서울 대법원까지 걸었습니다.


(수능을 하루 앞둔) 2017년 11월 15일과 2018년 2월 11일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포항 시민들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국가에 청구했습니다.


1심은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건은 대법원에 가 있습니다.


지열발전에 대해 들어보셨을 텐데요. 원래는 화산지대 땅속에서 뜨거운 증기를 끌어올려 발전기를 돌립니다. 그런데 증기가 안 나오는 지역에서도 지열발전을 합니다. 충분히 뜨거운 깊이까지 땅을 판 뒤에 강한 압력으로 물을 주입해서 암반을 깹니다. 인공적으로 땅속에 물을 담아두는 공간을 만들고, 증기가 생기면 끌어올립니다.


비화산지대 한국에서 지열발전을 처음 시작한 곳이 포항입니다.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한 촉발지진*이라고 2019년 결론 내렸습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도 연구단 결론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맡은 업체와 공공기관, 정부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살펴본 지열발전 방식은 지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지진 안전관리가 필요한데요.


미세한 진동을 관리할 방안을 세워 보고하고, 특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물 주입을 멈추고 위험성 평가와 승인을 거치게 하는 시스템 등입니다. 1심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과실이 있다고 본 것이고요.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별개로, 현재 진행 중인 형사재판(업체 대표 등 5명의 재판)도 곧 1심이 마무리된다고 합니다. 지진 피해에 대한 '법적' 책임이 어떻게 가려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유발지진과 촉발지진은 모두 '인위적인 활동' 때문에 발생한, 자연지진이 아닌 지진을 의미합니다. 촉발지진은 인위적인 영향이 최초 원인은 맞지만, 영향받은 범위를 크게 벗어난 규모의 지진이라는 점에서 유발지진과 차이가 있습니다.

(이 레터는 코트워치 후원회원 워처 90분의 지원을 받아 김주형 기자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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