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
새로운 한 주도 힘차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추경호 대구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아직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대구시정 곳곳에서는 홍준표 전 시장 시절의 행적과 다른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홍 전 시장이 시민 참여의 문턱을 높여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만든 정책토론청구제도는 원상복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시청 청사에서는 홍 전 시장의 대표 슬로건이던 ‘파워풀 대구’도 사라졌습니다. 도시 슬로건을 시민 의견을 받아 새로 정하겠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물론 첫 행보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대구시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장 연봉 상한을 높이려는 움직임은 논공행상 자리부터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준표청산’이 시작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청산 이후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는 이제부터 더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상원 기자와 함께 추경호 대구시장의 일주일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
🎖️이 주의 기사 🎖️
🤔 추경호 대구시장이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상원 기자 🎤뉴스민 입장에선 지난 1년여 동안 끌고 온 기획인 ‘준표청산’이 조금씩 실현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어서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게 인사, 정책, 환경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인사에서는 추 시장이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간부 인사를 일부 단행했는데, 상징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홍준표 전 시장 시절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인사들이 주요 보직으로 복귀했고, 홍 전 시장 시절 중용되며 그가 추진한 퇴행적 조치에 앞장섰던 인사는 한직으로 물러났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행정국장으로 돌아온 김동우 전 달서구 부구청장입니다. 김동우 신임 행정국장은 홍 전 시장 임기 초반 문화체육관광국장에 임명됐지만, 홍 전 시장이 관심을 가졌던 문화사업을 그의 뜻대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가 좌천된 것으로 전해지는 인물입니다. 이후 홍 전 시장 시절 국장급 간부들의 ‘유배지’로 알려졌던 대구정책연구원에 파견됐다가, 홍 전 시장이 조기 퇴직하면서 시청으로 돌아왔고, 부구청장을 거쳐 다시 시청 행정국장으로 복귀한 셈입니다. 행정국장은 대구시의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로, 간부 인사 서열로 봐도 앞순에 섭니다.

반대로 홍 전 시장 시절 경제국장, 행정국장으로 장기간 요직에 등용됐던 안중곤 행정국장은 대구정책연구원으로 발령 났습니다. 홍 전 시장 시절 유배지로 불리던 곳에 국장급 간부가 보직 없이 발령 난 것을 두고, 다수가 안 국장이 홍 전 시장 시절 행한 여러 실책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실상 유배를 보내던 이가 유배를 당한 셈인데, 안 국장은 경제국장 시절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는 일을 맡았고, 행정국장이 된 후에는 홍 전 시장의 불통 행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비공개 행정’으로 정평이 난 정보공개행정의 책임자였고, 박정희 동상 건립 주무부서장이기도 했습니다. 홍 전 시장의 인사 전횡을 수행한 인사부서장이기도 했죠.

언론 입장에선 한응민 공보관 직무대행도 눈에 띕니다. 공보관은 홍 전 시장 시절 대표적인 인사 전횡 사례인데요. 홍 전 시장 재임 1,000일 동안 공보관이 4번 교체됐기 때문입니다. 총 5명이 공보관으로 임명됐는데, 그중 2명은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성으로 교체됐습니다. 홍 전 시장의 심기를 건드린 보도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언론 보도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보관을 경질한 홍 전 시장의 잔혹한 ‘공보관(公報觀)’은 이미 #053/054 칼럼으로도 짚은 바 있는데요. 한응민 신임 공보관 직무대행은 그 2명 중 1명입니다. 그런 그가 다시 공보관으로 복귀했다는 점도 추 시장이 언론에 보내는 시그널로 읽힙니다.

끝으로 장기간 시장의 측근 ‘어공’이 맡던 비서실장 자리에 ‘늘공’을 발탁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지지난주 뉴스미니를 통해 추 시장의 인수위원회가 사실상 ‘문고리 권력’이 누구인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짚은 적이 있는데, 이번 인사를 보면 추 시장이 측근들을 시청으로 들이는 것은 최소화하겠다는 기조가 드러납니다. 의원 시절 오래 호흡을 맞춘 보좌관 일부만 ‘특보’ 직책으로 시청에 들어오고, 캠프에서 일한 이들에 대한 논공행상은 최소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1일 추경호 대구시장이 취임식을 갖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사진=대구시)
🤔 정책은 어떤가요?


이상원 기자 🎤 네, 아직 정책을 완전히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홍 전 시장 시절 추진됐거나 추진되던 정책이 되돌려지고 있는 것은 어렵지 않게 확인됩니다. 권한대행 시절 이미 홍 전 시장이 폐지한 공무원 거주요건이 지역 청년에 대한 역차별을 이유로 되살아났죠.


추 시장은 홍 전 시장이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린 정책토론청구제도도 원상복구하기로 했습니다. 뉴스민에서 여러 번 다룬 제도이기도 한데요. 시민 300명의 연서를 받아 정책토론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2008년부터 운영돼 왔는데, 홍 전 시장은 이 제도가 ‘특정 집단의 주장을 논쟁거리로 만드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행정력이 낭비된다’는 이유로 신청 인원을 300명에서 1,200명으로 늘렸습니다. 2023년에 이뤄진 일인데, 그 이후 겨우 두 차례 1,200명 서명 기준을 채운 토론청구가 있었지만, 실제로 열린 토론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대구시가 토론을 거부한 것이죠.🙅

그런데 추 시장은 시정 1호 조례로 1,200명으로 늘어난 서명 기준을 다시 300명으로 되돌리는 조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더해서 정책토론청구 심의위원도 2명 늘리기로 했는데, 늘어나는 2명은 민간위원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외부 시민들의 의견을 더 많이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읽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우리복지시민연합 등이 즉시 환영 논평을 발표할 정도이니,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이상할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홍 전 시장 시절 행한 여러 조치가 나쁜 것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정책마저 되돌리기로 한 결정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른바 ‘살찐 고양이법’인데요. 홍 전 시장은 대구시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장의 연봉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억 2,000만 원으로 고정시켰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2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사례를 고려하면 적은 연봉일 수 있지만, 대구의 평균임금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임금입니다.💰

추 시장 취임을 앞두고 지난 6월 22일 대구시는 전격적으로 기관장 연봉 상한을 1억 2,000만 원에서 1억 8,000만여 원까지 높이는 조례 제정을 예고했습니다. 인수위와 협의를 거쳐 입법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당장 논공행상의 자리가 될 대구시 산하 기관장 자리의 연봉부터 올려주려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왔습니다. 대구시는 전국의 다른 지자체가 대부분 이 정도 수준으로 조례를 정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기존 연봉도 적지 않은 조건인데 이게 적어서 오지 않겠다고 하는 인사를 굳이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들에 대한 인사 검증만큼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져야겠지만, 이 부분은 또 전국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 정비에 정교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 지난달 29일 민선 9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가 22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에게 200개 정책과제를 담은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 환경적인 건 뭔가요?

이상원 기자🎤 동인동이나 산격동 대구시청을 가보면 변화가 확 드러나는데요. 홍 전 시장이 마음대로 바꿔버린 도시 슬로건 ‘파워풀 대구’가 사라졌습니다. 시청 입구 상단 간판에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라는 슬로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문구가 사라지고, 빈 공백이 크게 들어간 청사 간판이 자리 잡았습니다. 추 시장은 도시 슬로건을 시민 의견을 받아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인데요. 이 공백에는 그렇게 만들어질 새 슬로건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워풀 대구’는 도시 곳곳의 현수막이나 홍보물에도 새겨져 있었는데, 대부분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홍 전 시장 시절을 ‘시장만 자유롭고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라고 평하곤 했는데, 구시대의 유물이 하나씩 정리되고 있어서 시원섭섭한 마음마저 듭니다.

홍 전 시장이 자랑스럽게 만든 조어인 ‘대구굴기’도 대구시에서 사라졌다는 후문이 들리는데, 이건 제가 아직 현장에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동인동과 산격동 시청 안에는 한자로 크게 ‘대구굴기’라고 쓴 현판 같은 것이 걸려 있었거든요. 홍 전 시장은 심심하면 공식 연설 곳곳에서 ‘대구굴기’를 사용했는데, 이제 그 말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아직 임기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준표청산’이 이뤄지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산 이후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는 또 다른 숙제이긴 하지만요. 뉴스민은 새로운 청산거리가 그 자리를 채우는 건 아닌지 잘, 살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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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돌봄일기 🏡
반려동물, 육아, 가족, 나 자신까지
뉴스민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돌봄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7) 편집국장 아빠의 선거철 육아 
지난 2월 첫 돌봄일기를 쓴 뒤 5개월 만에 두 번째 돌봄일기를 쓰게 됐습니다. 첫 돌봄일기를 다시 보니, 육아일기를 쓰고 싶지만 잘되지 않았다는 자기 고백과 함께 돌봄일기 코너를 위해서라도 기록을 남기도록 해보겠다고 했었네요. 쉽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선거가 있었잖아요. 대구시장 선거가 역대급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저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대구가 어떤 모습일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생각하니, 임하는 마음가짐도 조금은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대구에서 살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하며 취재하고 보도했지만, 결과는···. 처음 불만이 생겼습니다. 선거 결과는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주는데, 결정은 점점 그 미래와 상관없어질 어른들이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생기더군요. 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짐이겠지만, 적어도 투표 연령을 낮춰 청소년들이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성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길게 하는 건 돌봄일기 코너의 취지는 아니니까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대신 그 바쁜 와중에 틈틈이 썼던 두 편의 육아일기를 공개합니다.

첫 편은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직전에 쓴 일기입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던 3월 23일에 쓴 것이거든요. 아이가 아팠습니다. 그때도 안 바쁜 건 아니었지만, 아이에게 선견지명이 있었던 걸까요. 더 바빠지기 전에 아파서 입원까지 했습니다. 아이가 아픈 걸 보면, 대신 아파주고 싶다는 말은 정말입니다. 대신 아픈 게 덜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

애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 며칠 전부터 열이 오르다 내리다 했는데, 이런 적이 자주 있어서 별일 있겠어 했다가 큰코다쳤다. 주치의 선생님처럼 찾아가던 이비인후과 선생님이 청진을 해보시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큰 병원에 가서 입원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폐 소리가 좋지 않다며. 부랴부랴 인근 병원으로 가 입원했다. 사흘째 병동에서 밤을 보낸다.

문제는 그사이 내 몸에도 이상이 왔다는 점이다. 열이 오르락내리락하고, 기침이 잦은 게 애가 앓은 병이 그대로 내게 전이된 것 같다. 그런데도 빌어먹을, 일이 너무 많다. 이놈의 선거는 왜 이렇게 쓸데없는 이슈를 많이 만들어내는 건지. 뽑아놓고 보면 결국 그놈이 그놈이라는 푸념으로 끝나고 말 건데, 제발 그런 선거 만들지 말자고 이 일을 하는 것이기도 하니 마냥 모른 체할 수도 없다.

조직 내 잡무도 많다. 곧 총회가 있고, 회계처리도 해야 하고, 새 식구 맞을 준비도 해야 한다. 하, 참. 선거가 끝나면 육아휴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공표한 상태다만, 6개월의 육휴가 6초 만에 끝날 것 같은 좋지 않은 예감도 뒤따른다. 아니, 혹시 민주당 대구시장이라도 탄생하면… 계획대로 육휴에 들어갈 수 있을까… 에혀.

새벽 1시, 주호영 컷오프 분석 기사를 마감하고, 경북 진보교육감 인터뷰 기사 갈무리를 잡으려다 말고 주저리주저리 쓰는데, 잘 자던 아들놈이 별안간 “아빠! 아빠, 아빠” 한다. 허겁지겁 달려가니 잠꼬대. 무슨 꿈을 꾸는 것이냐… (2026.3.23)

두 번째 일기는 4월 하순입니다. 기자 아빠의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기 위한 고군분투기인데요. 둘 다 잡아내지 못하면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가 어렵다는 점, 선배 엄빠들은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내는 스케줄 근무를 한다. 남들처럼 평일 5일을 일하고 주말 2일을 쉬는 게 아니라, 근무 스케줄에 따라 일하고 쉰다는 의미다. 그래서 둘이 함께 쉬는 주말은 좀 중요하다.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기 때문이다.

4월 26일 일요일, 아내가 쉬었다. 중요한 날이다. 그런데 또 다른 중요한 업무가 있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이다. 오후 3시부터 예정된 개소식 취재를 후배들에게 맡기기도 애매했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미 그 전주 주말에 혼자서 아들을 보며 김부겸 후보의 공약 발표회 취재를 시도한 바 있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캠프 대변인에게 우스갯소리로 아들을 봐주시면 취재를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현장 취재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나름 철저히 계획을 세웠지만, 계획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계획이란 이런 거였다. 다행히 김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는 두류공원이 있다. 공약 발표 기자회견은 오후 2시. 2시간 정도 일찍 나가서 인근에서 밥을 먹고, 1시부터는 두류공원에서 놀면서 아이를 피곤하게 만든 후 2시에는 재운다. 보통 어린이집에서 점심 먹은 후에 자는 시간이니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미리 선거사무소 인근에 아이와 함께 밥을 먹을 만한 곳을 물색하고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아뿔싸. 이 식당, 폐업했다. 카카오맵은 왜 폐업 정보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것인지 원망하며 긴급하게 인근의 또 다른 식당을 찾았다. 20개월도 되지 않은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건 제한적이라 식당 물색에 시간이 걸렸다.

겨우 찾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시간은 오후 1시였지만, 그곳에서 두류공원까지 이동하는 데 20분이 걸렸다. 그사이 아이는 유아차에 편하게 앉아 세상 구경을 했다. 아아, 실패의 기운이 이때부터 조금씩 풍기기 시작했다. 1시 30분쯤 두류공원에 도착했지만 아이는 2시가 다 되어도 쌩쌩했다. 대변인에게 전화를 해 현장 취재는 어렵겠다고 전하고, 아이와 두류공원을 탐험했다.

그날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아들뿐 아니라 아내의 니즈도 만족시킬 수 있는 계획. 다행히 김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는 두류공원뿐 아니라 그 맞은편에 대구의 랜드마크 이월드도 있다. 좋다. 이번엔 이월드다.

아내에게 계획을 알렸다. 오전 일찍 이월드에 가자. 개소식은 3시니까 오전부터 놀다가 개소식에 잠시 다녀오겠다. 아내는 흔쾌히 컨펌을 해줬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흡족해하는 것 같았다. 3시면 더운 시간이니까 야외에 있기보다 실내에 있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논리도 적절했던 것 같다.

오전 10시, 이월드 오픈 시간에 맞춰 오픈런을 할 수 있도록 움직였다. 도착하니 10시 10분 전. 표를 사고 줄을 서서 오픈런에 성공했다. 어릴 땐 우방랜드였던 곳이 이월드가 되었고, 몇십 년 만에 아이와 함께 온 건 나에게도 남다른 감회를 남겼다. 여하튼 10시부터 근 2시 30분까지 이월드를 누볐다. 아이와 아내는 즐거워했다. 회전목마만 4번인가 5번을 탈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게 3시 김부겸 후보의 개소식 취재까지 무사히 마치고, 기사 마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매우, 피곤한 하루였다. (2026.4.26)

두 편의 일기를 다시 읽어보니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이는 늘 제 삶의 가장 중요한 일이었는데, 기록 속에서만큼은 늘 선거와 기사 마감, 취재 일정 사이에 끼어 있었습니다. 그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역시 우리 가족의 진짜 모습이기도 합니다. 기자인 아빠는 늘 세상의 사건을 기록하러 뛰어다니고, 그 사이사이 아이는 아프고, 자라고, 놀고, 잠꼬대를 합니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기다려주지는 않더군요. 결국 두 삶은 늘 동시에 흘러갑니다.

선거는 끝났고, 또 다른 취재가 시작됐고, 아이는 어느새 또 훌쩍 자랐습니다. 돌이켜보면 3월의 입원도, 4월의 이월드도, 그때는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우리 가족만의 소중한 이야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록은 늦게라도 남겨야 하나 봅니다.

다음 돌봄일기는 조금 더 빨리 쓰겠다고 약속하지는 않겠습니다. 지난번에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까요. 대신 기사 마감 사이, 아이가 낮잠을 자는 짧은 틈이라도 놓치지 않고 조금씩 적어두려 합니다. 언젠가 아이가 커서 이 글들을 읽게 된다면, “우리 아빠는 참 바빴구나”보다 “그 와중에도 나를 잊지는 않았구나”라고 기억해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
📫뉴스미니 NEW 코너 소개📫
 
1주차 | 우리들의 돌봄일기
반려동물, 육아, 가족, 나 자신까지
뉴스민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돌봄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2주차 | 뉴민스를 만나다
<뉴스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후원회원들의 삶과 생각을 인터뷰로 전합니다.
 
3주차 | 지역을 잇는 사람들
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그들이 속한 단체와 현장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4주차 | 그때의 오늘
<뉴스민>이 남긴 과거의 보도를 다시 살펴보면서, 지역의 문제를 돌아봅니다.

5주차 | 편집국 편지 
뉴스민 편집국에서 전하는 안부. 취재 뒷이야기와 내부 소식,
그리고 요즘의 고민을 전합니다.
  뉴스민은 지난 2012년 5월 창간한 대구경북지역 독립언론입니다. 가장 억압받는 이들의 삶과 투쟁, 그리고 지역사회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하는 뉴스민은 후원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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