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시툰 : 너무 애쓰지 말고’ 주말에 책꽂이를 무심코 보다가 제목에 끌려 꺼내봤습니다. 누구한테 받거나 사놓고 방치한 무수한 책들 중 하나였습니다.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으로 시에 좀 더 친해지라는 취지로 웹툰과 교과서에 실릴만한 시를 엮은 책이더군요. 회사를 그만두고 덜컥 카페를 차린 29살 사장 영길과,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 아르바이트생 보혜가 시를 통해서 고민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였는데, 청소년이 아님에도 재미가 있어 다음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됐습니다. 시를 좋아하는 영길에게 시에 관심 없던 보혜는 왜 시가 좋냐고 묻습니다. “내 마음에 딱 맞는 시를 만나게 되면 등에 소름이 돋아” 시는 잘 모르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책이 소개하는 시들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허공 속에 발이 푹푹 빠진다/허공에서 허우적 발을 빼며 걷지만/얼마나 힘드는 일인가/기댈 무게가 없다는 것은/ 걸어온 만큼의 거리가 없다는 것은’

김기택 시인의 ‘우주인’이라는 시의 첫 부분인데, 소름까지는 아니지만 마음에 와 닿아 한참을 읽어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탄핵, 체포, 구속, 지지자들의 법원 난동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며 기사로 옮겨야 하는 마음이 딱 이랬거든요. 우리가 믿었던 민주주의가 속절없이 무너질뻔하고, 극단적이고 사실을 왜곡하는 언어가 범람하는 현장에서 발이 푹푹 빠지며 허우적대는 감정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당연히 여러분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지금의 혼란과 고통의 시간이 민주주의와 우리의 일상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고 시를 읽으며 생각해봅니다. 지금 우리가 걸어간 삐뚤삐뚤한 길을 돌아보며 웃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그동안 나는 여러 번 넘어졌는지 모른다/지금은 쓰러져 있는지도 모른다/끊임없이 제자리만 맴돌고 있거나/인력(引力)에 끌려 어느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발자국 발자국이 보고 싶다/뒤꿈치에서 튕겨 오르는 발걸음의 힘찬 울림을 듣고 싶다/내가 걸어온/길고 삐뚤삐뚤한 길이 보고 싶다’

중학교 교감이 젊은 여성 교사 5명을 모아 “육아시간을 쓰지 말고 조퇴하라”고 말했습니다. 심하다고요? 육아시간을 사용한 교사는 “무책임”하단 교장도 있습니다.

지난 주말 사법부를 공격해 체포된 극우 시위대는 모두 90명. 그중 절반은 20~30대였습니다. 경찰은 일단 소요죄는 뺐는데요. 적용된 혐의도 가볍진 않습니다.

법원 난동범들은 ‘부정선거론’ 같은 음모론을 믿는데요. 어떤 사람이 음모론에 잘 빠질까요? 미국 연구를 보면, 음모론을 믿고 계엄까지 선포한 그가 떠오릅니다.

오늘 새벽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했습니다. 아직 한명도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한 2기 내각의 공통점은 ‘맹목적 충성심’인데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미국 장관과 참모, 소개합니다.(AP연합뉴스)

전북 임실의 논두렁에서 발견된 돌덩이가 미술관으로 들어왔습니다. 현대미술 작가에겐 버려진 미륵불 조각상이 멋진 뮤즈가 됐다는데요. 중생을 구원한다는 부처의 제자 만나러 가보시죠.

병원에 입원하면 혈액검사를 받게 되는데요. 지난해 과도한 혈액검사로 낭비된 피가 최소 6334ℓ에 이른다고 합니다. 1만5834명이 헌혈해야 얻을 수 있는 양입니다.👉기사보기

마트에서 고수를 샀는데 밑동과 뿌리가 약간 남아 있다면, 낮은 컵에 물을 조금 넣어 담가보세요. 하루 1㎝씩 자라나는 새잎을 보며 겨울에도 푸르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자투리 채소를 길러 먹을 수 있냐면요.👉기사보기

ㄱ선생은 생계를 위해 외부 개인 의원에서 일하고 있고, 다른 후배 의사는 이미 미국 의사시험을 치르고 미국으로 갈 준비하고 있다. 분명 이곳 권역외상센터에서 보람, 기쁨과 장점들을 더 적극적으로 말해주고 함께하자고 추천하고 싶었지만, 나라가 그것을 아예 말할 기회조차 막아버렸다. 그 사이 새로운 길, 각자 살아갈 길을 찾아가는 후배 의사들 선택이 어찌 보면 더 현명할 수 있다. 그 현명한 선택의 피해자들이 누가 될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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