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꿀벌이 집단 폐사하거나 일제히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난 겨울, 전국에서 꿀벌 약 80억 마리가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했죠. 꿀벌의 잇단 폐사 및 실종 원인으로는 ▲기후변화 ▲농약사용 ▲병해충 ▲서식지 감소 ▲외래종 유입 ▲환경오염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원인은 '농약'이라고 하는데요. 환경단체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살충제를 꿀벌 폐사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담배 속 니코틴과 화학적으로 유사한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꿀벌의 산란이나 비행 등 꼭 필요한 행동을 교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유럽연합은 2018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3종류(클로티아니딘, 이미다클로프리드, 티아메톡삼)의 실외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또한 2022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해당 계열 살충제 57개 제품 사용을 금지했죠. 같은 해 6월 미국 환경보호국은 생물학적 조사 결과 클로티아니딘·이미다클로프리드·티아메톡삼 등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가 멸종위기종 동식물 약 4분의 3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는 꿀벌 떼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평균 267㎏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전체 농약 살포량의 24.4%를 차지하는 양입니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 전문위원은 “정보공개청구 결과 서울의 공공녹지에서도 국제사회에서 우려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전방위적으로 살포되고 있었다"며 "우리나라 정부가 규정한 ‘꿀벌에 독성 강함’에 해당하는 살충제도 무분별하게 살포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농약을 직접 살포하는 것이 아니라 주사를 꽂아서 살포하는 방식은 농약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꿀벌이나 다른 생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문제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나무의 수액에 기반해서 살아가는 생물들과 토양에 영향을 미치므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고독성 농약을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가능하면 독성이 가장 낮은 등급의 농약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농약 살포 방식과 양, 횟수 등도 산림청 지침대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폐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지난 4일부터는 해당 살충제 사용을 중지하도록 했다”며 “앞으로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가 아닌 저독성 농약이어도 꿀벌에 피해가 있는 경우는 다른 농약을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