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0 September 24, 2024
이번 주 SPREAD by B(스프비)에서는 지난 9월 북촌 가회동에 개관한 푸투라 서울 Futura Seoul에서 아시아 최초로 개인전을 연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Refik Anadol을 만났습니다. 레픽 아나돌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비롯한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자연의 소리, 향기, 이미지를 수집해 새로운 예술 세계를 창조해왔습니다. 그의 작품은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고, 거대한 건축물을 캔버스로 삼아 전통 예술이 지닌 한계를 넘어섭니다. 특히 기계 학습을 통해 데이터 속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아내는 미디어 아트 작품인 '비지도 (Unsupervised)'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다섯 차례 전시가 연장되며 영구 소장되기도 했죠.
개인의 기억을 넘어 인류의 기억을 담아내는 레픽 아나돌의 작업은 AI가 갖는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며,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냅니다. 공상과학 영화를 통해 미래를 배우고,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도시,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얻는다는 레픽 아나돌은 예술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에 대해 우리에게 새로운 물음을 던집니다.
WHAT BRANDS INFLUENCED YOU THE MOST?
🎤
레픽 아나돌 Refik Anadol
Media Artist
미래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영화 '블레이드 러너'
어릴 적부터 공상과학에 깊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8살 때 처음 본 리들리 스콧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가 제 인생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 영화는 제가 가지고 있던 미래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었고, 상상력의 깊이를 한층 더 확장해 주었습니다. 특히 복제인간 레이첼이 자신의 기억이 다른 사람의 것임을 깨닫는 장면은 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영화 속에 묘사된 LA의 미래 건축 또한 제 작품에 풍부한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줄곧 건축물을 하나의 캔버스로 삼아,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표현해 왔던 것 같아요.
© John Alvin
동서양이 만나는 교차점 '이스탄불'
이스탄불 Istanbul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입니다. 지금 제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12년 전에 저는 LA로 터전을 옮겼지만, 이스탄불은 여전히 저의 생각과 철학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도시로서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시아, 중동, 아나톨리아, 유럽이 만나는 교차점인 이스탄불은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 도시죠. 이 도시의 다채로운 요소들은 제 작품에 지속해서 창의적인 자극을 주며, 제가 표현하는 예술적 세계의 기초를 이루고 있습니다.
© Anna Berdnik
꿈에 그리던 무대 '뉴욕현대미술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된 초대형 미디어 아트 작품 '비지도(Unsupervised)'는 300만 명의 관람객이 평균 38분 동안 감상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인 뉴욕현대미술관에서 13만 점의 소장 작품을 세심하고 예술적으로 다루는 일은 도전적이었지만,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전시는 레픽 아나돌 스튜디오의 가장 중요한 전시 중 하나로 자리잡았고, 저의 인생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죠. 특히 AI를 활용한 제 작품이 예술의 한 형태로서 관객들에게 단순하고 명확하게 전달되어서 기뻤습니다.
© MoMA
자연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준 '아마존'
아마존 숲속에서 두 달간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자연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였죠. 컴퓨터나 휴대전화 같은 첨단 기술은 없고, 자연의 기술만이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저의 멘토이자 영웅인 브라질 야와나와 Yawanawá 부족은 아마존에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줬어요.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통해 수천 년 동안 아마존에서 살아온 원주민에 대한 깊은 존중과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로 불리지만 사실은 '지구의 심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모르는 존재들이 그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죠. 아마존을 지키며 자연을 보호하는 사람들은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 Nathalia Segato
건축물을 조각하는 거장 '프랭크 게리'
프랭크 게리 Frank Gehry는 건축가의 경지를 넘어선 예술가입니다. 그의 건축물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조각품처럼 느껴지며, 그 안에서는 음악이나 예술을 감상하거나 실제로 거주할 수도 있죠. 그런 의미에서 그의 건축은 제 작품에 큰 영감을 줍니다. 그가 설계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에서 2018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100주년을 기념해 'WDCH Dreams'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 홀의 외벽을 대형 캔버스 삼아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감탄할 수 있는 건축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경이로운 예술적 순간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 Erik Carter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이 당신에게 전하는 의미 깊은 질문들
"예술이 인간의 영혼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예술이 내면의 치유를 돕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삶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더한다면, "AI가 스스로 문화를 형성하고 그 문화가 독자적인 예술을 창조한다면, AI를 살아있는 존재로 받아들일 것인가?"라고 묻고 싶어요. 이러한 질문들은 인류의 예술과 기술이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자아내며, 그에 대한 답은 여러분의 삶을 한층 더 의미 있고 편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 SPREAD by B
레픽 아나돌과의 인터뷰는 아래 영상에서 전체 내용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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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에 대한 철학을 예술로 풀어내는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은 이번 인터뷰에서
깊이 고민해 볼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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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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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
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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