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국정을 감시한다면 우리는 국회를 감시하지!

우리는 월.간.국.감.

여섯 번째 뉴스레터는 이렇게 구성되었다오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국회의원인데요, 경제부총리도 하고 기획재정부 장관도 합니다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사과는 충청남도 예산, 국회는 2023년도 예산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국회의 예산 심사 능력을 높이는 5가지 방법
• 내부자들 환경운동연합 안숙희 생태보전국장님을 만나보아요
• 마늘이와 친구들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 국회의원인데요, 경제부총리도 하고 기획재정부 장관도 합니다

👤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매각할 때 재경부 (현 기재부) 은행제도과장, 금융위 부위원장, 국무조정실장이었잖아, 책임 느껴?

🤓 "난 국익과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 다 했어”, “2005년 이후 감사원 감사나 법원 재판 과정에서 문제는 다 정리됐어"

🤓 "기재부 직원들 착오야", "76만 원 전액을 국고로 자진반납하는 행정절차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의혹과 논란 속에서도 2022년 5월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추경호 의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보면 다른 국회의원들이 추경호 의원에게 무엇을 질의했고, 추경호 의원은 어떻게 답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이제 추경호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맞은편에 서서 정부의 경제 기조와 방향을 설명하는 경제부총리이자 기획재정부 장관인 국무위원이 된 것입니다.

왜 추경호 의원을 소개해드렸냐고요? 국회가 이번에 심사해야 하는 ‘2023년도 예산안’을 편성할 때는 기획재정부의 권한을 절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①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들은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지출 규모와 기조를 결정합니다. ② 이 회의를 통해 기획재정부는 ‘국가재정운영계획 수립지침’을 작성하고 각 부처에 배포해요. ③ 이 지침에 따라 각 부처는 내년에 필요한 예산안을 작성합니다. ④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에서 전달받은 예산안들을 종합해 ‘2023년도 예산안’을 만듭니다. ⑤ 이걸 각 장관이 참여하는 국무회의에서 논의해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국회로 보냅니다.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 사과는 충청남도 예산, 국회는 2023년도 예산

자, 그래서! 2022년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 대신 2023년도 예산안을 들고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습니다. 국정감사를 끝낸 국회가 639조 원에 달하는 2023년도 예산안을 본격적으로 심사하기 전, 정부가 어떤 취지에서 예산안을 편성했는지 설명하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시점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바로 전날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으로 민주당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국정감사 기간 중에 진행된 야당 당사 압수수색에 민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제1야당이자 의석수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 의원 전원이 불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예산안 시정연설은 반쪽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뿐일까요? 11월 7일, 이제 막 예산안 심사를 위해 모인 예결특위 회의는 파행되었습니다. 한동훈 장관과 관련된 정쟁 속에 제대로 된 예산 심사가 이뤄지지 못한 것인데요. 예산안 심사는 고작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국회는 각종 검찰 수사와 여러 의혹, 논란으로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잠깐만, 예산 심사는 한 달도 안 남았는데 국회가 이럴 시간 있나요? 💸

이야기에 앞서 예산안 심사 과정부터 살펴봅니다. 첫 번째, 각 부처는 매년 5월 31일까지 기획재정부에 내년도에 필요한 예산요구서를 제출합니다. 그리고 기획재정부장관은 예산요구서에 따라 하나의 예산안을 만들고, 각 부처 장관 등이 참여하는 국무회의에서 논의한 뒤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합니다 📑

두 번째, 국회에 도착한 예산안은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 뒤 각 상임위에서 예비 심사가 진행됩니다. 각 상임위에는 법안을 심사하는 소위원회 말고도 예산안과 결산을 심사하는 소위원회(이하 예결소위)가 있어요. 예결소위를 열어 여야 의원들은 정부 측의 예산안 설명과 국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듣고 토론 과정을 거쳐 예산안을 수정합니다. 예산안이 예결소위를 통과하면 해당 상임위는 전체회의를 통해 예비심사보고서를 의결하고 이 보고서를 예결특위에 전달하게 됩니다. (아우, 낯선 단어들이 막 등장하네요)

세 번째, 각 상임위에서 심사가 끝난 예산안을 예결특위로 모아 종합적으로 심사합니다. 예결특위에서도 상임위와 같이 정부 측 설명과 국회 전문위원 검토보고를 듣고, 종합정책질의, 부처별 심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예산 심사의 하이라이트, 예결특위 소위에서 논의한 뒤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합니다.

네 번째, 12월 2일까지 국회는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하고 정부에 송부합니다. 만약 국회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 하더라도, 12월 1일 자정 0시가 되면 예산안은 본회의에 자동 부의됩니다. 본회의로 넘겨진 내년도 예산안은 재적의원(현재 299명)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됩니다. 그리고 정부에 이송돼 대통령이 공고합니다.

매년 해야 하는데 왜 상임위원회가 아니라 ‘상설 특별위원회’야?

예결특위에는 이상한 관행도 하나 있습니다. 회의록과 속기록을 남기는 '소위원회' 회의가 아니라, 회의를 잠시 정회하고 법에도 없는 ‘소소위원회’를 열어서 예결특위원장과 간사, 정부 위원들이 예산 증액과 감액을 결정하는 겁니다 👥

이런 불법이면서 회의록도 안 남기는 소소위를 통해 예산 심의의 주요한 사항이 결정되고, 각 당 실세들의 지역구 예산이 손쉽게 반영되는 일이 익숙하고도 당연한 연례 행사마냥 반복되고 있습니다. 밀실에서 결정되는 ‘쪽지 예산🔖’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재정집행을 바라는 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들 뿐이죠. 결국 지역구 예산을 많이 따오는 실세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저열한 정치의식만 강해질 뿐입니다.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 국회의 예산 심사 능력을 높이는 5가지 방법

국회는 행정부를 예산안 심사와 결산 심사를 통해 견제합니다. 마찬가지로, 국회의 예산안 심사와 결산 심사 또한 전문가 및 시민이 감시해야 합니다.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데 급급할 수도 있으니까요.

• 참고! 2020년, 전진영(국회입법조사처)과 김인균(서울대 대학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구성의 대표성 연구>를 통해 이런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어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예산안조정소위 위원구성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 국회에 비해서 비례대표 의원보다 지역구 의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제20대 국회로 올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또한 전체 국회에 비해서 수도권 의원보다 비수도권 의원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재선을 위해서 지역개발이나 지역구 복지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의원의 위원회 선호동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예결특위와 예산안 조정소위의 초선의원 비율은 전체 국회의 초선의원 비율과 비교해서 훨씬 높다는 점도 다선의원에 비해서 불안정한 지역구 지지를 배려한 위원선임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아니라 ‘예산결산위원회’로 의정활동의 안정성, 지속성, 연속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감시를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국회법 상 근거도 없이, 시민이 알 수 없는 공간에서 기록도 안 남기며 진행되는 불법적 회의체인 ‘소소위’에서 의원들이 몰래 쪽지 예산을 반영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국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처럼, 국회 안에서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참여예산제도, 재정진단,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듣는 것이지요.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오늘은 국회를 넘어 행정부까지 레벨업을 해봅시다. 여태 국회의 예산안 심사에 대한 이야기만 했지만,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부에 대한 시민의 감시도 놓칠 수는 없죠. 그래서 참여연대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불법적인 재정 행위와 세금 낭비가 있을 때 국민이 직접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소송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국회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위법·부당한 재정 행위를 한 기관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책임을 추궁하고,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죠.

1. 예결특위를 상임위로 변경하고 예결위의 업무는 기획재정부, 감사원 등을 소관으로 하고 다른 상임위 겸임을 제한하도록 개정해!
2. 예결위는 매 회의마다 업무보고, 분기별 이전용 현황 등 재정 관련 각종 보고 및 예산 집행상황 점검 등을 통해 국회의 재정통제권을 강화해!
3. 근거없는 불법 소소위 운영을 제한하고, 지역구 챙기기 쪽지예산 관행을 근절해!
4. 시민이 직접 예산안 편성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해!
5. 재정민주화를 위한 국민소송법을 제정해!

앞서 말한 5가지의 대안을 가지고, 이번 2023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를 감시할 수 있다면 구독자님의 국회 감시 레벨은 한 단계 올라간 것입니다 💪✨

🧄 내부자들

 - 환경운동연합 안숙희 생태보전국장님을 만나보아요

🧄 마늘이와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