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돌아온 김보현 기자입니다.

뉴스민 식구들은 어제, 이상원 편집장의 집들이를 다녀왔습니다. 편집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참치전이 맛있더라고요. 의심할 여지 없이 MBTI가 'T(이성적)'인 편집장의 색다른 모습에 기자들이 포복절도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해봅니다.    

비가 오는 월요일입니다. 오늘은 대구컨벤션뷰로에 대한 뉴스 가져왔어요. 역시나 '홍준표 시장'이 등장하네요. 재밌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무탈한 한 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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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 대구컨벤션뷰로는?

2003년 4월 설립한 국내 최초 컨벤션뷰로 기관입니다. 국제회의를 유치하거나 개최를 지원하는 업무 등을 해왔습니다. 대구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 세계물포럼, 세계가스총회 등 굵직한 행사를 유치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국제회의 733건을 유치했다고 해요.
 🤔 대구컨벤션뷰로, 뭐 하는 단체인지 좀 더 설명해주세요.
 
이상원 기자🎤 저도 사실 잘 몰랐던 조직인데요.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 중심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컨벤션뷰로는 convention(컨벤션)과 visitors bureau(비지터즈 뷰로)를 합쳐서 만든 명칭입니다. 영어명을 풀어 보면 각종 국제회의나 대회 같은 행사를 유치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방문객들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조직 정도로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실제 대구컨벤션뷰로의 출발도 그런 취지였습니다. 

컨벤션뷰로 관계자 설명으론 각종 국제학술대회나 포럼도 도시별로 유치전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규모나 행사의 성격만 다르지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처럼 경쟁이 심하다고 해요. 대표적인 예로 2022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가스총회가 있죠. 

국내외에서 총회를 유치하려는 다른 도시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컨벤션뷰로 같은 조직이 움직입니다. ‘우리 도시에는 이런 장점이 있다’. ‘총회가 유치되면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설명자료를 만들고, 필요하면 관계자들에게 ‘로비’도 하고요. 로비라는 게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돈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고요. 전화해서 읍소하고, 만나서 밥 먹으면서 설명하고, 필요하면 지역을 설명할 수 있는 선물도 하는 식인 거죠. 경우에 따라선 공개PT도 한다고 하네요. 경쟁을 통해 행사를 따내면, 해당 도시에 컨벤션 기관과 연계도 하고, 필요에 따라 숙박이나 관광이랑도 연결해서 행사 참석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 제공에도 기여를 합니다. 

그러면 왜 이런 행사를 따내려 할까요? 관계자들 설명으론 그 경제적 가치가 몇십억, 몇백억 원 단위라고 합니다. 가스총회 예를 다시 들면요. 2022년 80개국에서 약 4,500여 명이 대구를 찾았다고 해요. 이들이 대구에서 체류하는 동안 최소한의 경비(숙박비+식비)만 잡아도 수십억 원에 달한다는 거죠. 여기에 관광을 하고, 기념품도 사고, 이동하며 택시를 타는 사소한 비용까지 더하면 경제적 효과는 더 크다고 보는 겁니다. 통상 이 정도 규모면 400~500억 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추산한다고 해요. 제가 직접 만나본 관계자들은 직접 추산할 수 없는 이런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 대구시가 대구컨벤션뷰로를 해산하려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이상원 기자🎤 모든 시작은 홍준표 시장으로부터입니다. 홍 시장이 선거에서 이긴 후 꾸려진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내세운 가장 큰 시정 목표가 시정 혁신이었고, 그 일환이 공공기관 통폐합이었죠. 대구컨벤션뷰로 역시 그 대상에 올랐습니다. 관계자들 설명에 따르면 처음엔 관광 관련 기관들과 통폐합이 거론됐다고 해요. 관광기관들과 하는 일이 다르다는 어필을 하면서 무산됐는데, 이후 다시 컨벤션, 전시 인프라인 엑스코와 합치는 것도 고려가 됐어요. 하지만 이 역시 엑스코가 주식회사고, 컨벤션뷰로는 사단법인이어서 통합에 법률적 무리가 있다는 이유로 무산됐어요. 

이번엔 지역 컨벤션산업 전담기관의 구조혁신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앞서가 통폐합의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컨벤션뷰로를 없애버리려고 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죠. 대구시는 컨벤션뷰로를 해산하고 조직 규모, 시설, 업무 범위 등을 고려해 엑스코에 그 기능을 몰아주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통합이 아니라, 개별적인 해산과 구조혁신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 여기서 법적, 절차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상원 기자🎤 실제 기능보다 법적인 논리의 문제라서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컨벤션뷰로가 설립된 2003년으로 가볼까요. 당시 대구시는 정부의 국제회의 산업 육성 기조에 맞춰 대구컨벤션뷰로를 설립했습니다. 대구시가 직접 기관으로 운영하는 방안, 재단법인 설립 방안, 사단법인 설립 방안 등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다가 사단법인으로 설립하는 방법을 선택했죠. 사단법인 설립이 손쉽고 수월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급한 대로 사단법인으로 설립한 후 시간을 두고 재단법인 등으로 전환하기로 한 거죠. 이후 공무원을 파견하고 예산도 지원해서 뷰로를 자리 잡게 했습니다.

2005년엔 ‘대구광역시 국제회의 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습니다. 조례 6조 1항에 시장은 국제회의 산업 육성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법에 따라 국제회의 전담조직을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도 뒀죠. 그런데 2012년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부합동종합감사에서 컨벤션뷰로에 예산을 지원하는 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거죠. 흥미로운 일이죠. 정부 예산까지 지원을 받아오던 기관인데 예산 지원이 문제라니. 법률적 미비 때문에 생긴 일이었는데, 어쨌든 나라의 돈을 지원하려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할거잖아요. 대구시는 2005년 만든 조례의 6조 1항 내용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거 같은데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그래서 대구시는 2015년 조례를 개정해서 6조 1항 아래 6조 2항을 추가합니다. ‘(사)대구컨벤션뷰로를 1항에 따라 설치된 전담조직으로 본다’는 내용이었죠. 명확하게 컨벤션뷰로를 대구시의 업무를 해야 하는 공식기관으로 지정한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대구시가 만약 컨벤션뷰로가 하던 일을 엑스코에 맡기고 예산을 지원하려면 마찬가지로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국제회의 산업 관련법에 근거해 지원되는 국비 등을 계속 지원 받기 위해서라도 같은 절차는 필요한데, 대구시는 이를 생략하고 일단 뷰로를 해산부터 하려고 합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2016년 대구시가 중국 상해와 베트남 호치민에 해외주재관 설치를 추진하면서 관련 업무를 컨벤션뷰로에 위탁하는 민간위탁 동의안을 의회에서 승인받았습니다.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 전까지 지방자치단체가 해외에 사무소를 둘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이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컨벤션뷰로를 활용한 건데요. 대구시는 해외사무소를 만들고 공무원도 파견해 두면서 사무소 운영은 별도 사단법인인 컨벤션뷰로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해서 법의 허점을 빠져나갔습니다. 2022년엔 2025년까지 위탁 운영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엑스코로 위탁 업무를 이관하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일인데, 마찬가지로 이를 생략하고 일단 뷰로를 해산부터 하려는 겁니다. 
🤔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 대구시는 강경하게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짜 책임이 없나요? 

이상원 기자🎤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23일 대구시의회에 출석해 한 발언을 보면, 책임이 있습니다. 대구시는 공공기관 통폐합을 진행하면서 모든 기관의 직원들을 100% 고용승계했는데요. 정 부시장은 그 이유를 “공공기관 간의 구조조정이었기 때문에 사용자의 책임으로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그 사용자인 대구시가 책임지고 고용승계를 했다는 건데요. 

그 논리대로면 대구컨벤션뷰로의 직원들도 고용승계를 하는 게 ‘책임’있는 태도입니다. 일단 컨벤션뷰로의 최고 책임자, 이사장이 정장수 부시장 본인입니다. 대구시 간부 공무원들이 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죠. 이들이 개인 자격으로 이사장, 이사직을 맡았다면 대구시와 관련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들 모두 대구시의 경제부시장, 그리고 대구시 간부로서 임원직을 맡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근거는 앞서 설명한 조례와 법률에 있습니다. 지방재정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외부 기관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요. 이 조항을 보면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공공기관에 대한 정의가 있습니다. ‘목적과 설립이 법령 또는 법령의 근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정하여진 기관’, ‘지방자치단체를 회원으로 하는 공익법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공공기관으로 인정되는데, 컨벤션뷰로는 이 두 가지 조건 모두에 부합합니다. 공공기관이라는 의미죠. 공공기관 간 구조조정을 하는데, 왜 여기에만 책임이 다하지 않겠다는 걸까요?
🤔 5월 9일 총회에서 해산이 의결될까요? 현재 분위기상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이상원 기자🎤 밝은 전망을 하긴 어렵습니다. 대구시는 원래 4월 17일 해산 총회를 하려고 했는데, 날을 미뤘습니다. 왜일까요? 추측입니다만, 그날 했으면 아마도 해산안이 부결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20여 년 뷰로 직원들과 관계를 맺어온 회원사들 사이에서도 이건 말이 안 된다는 여론이 팽배했어요. 5월 9일로 총회를 연기한 후 대구시는 전방위적으로 회원사 설득에 나선 상태라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회원사 대표에게 전화하고 찾아가서 설득하고 있다고 해요. 지역 컨벤션 산업계에서도 대구시는 ‘큰손’입니다. 큰손 대구시가 회원사들에게 하는 말이 단순히 설득이라고만 할 순 없겠죠. 난감해하는 회원사의 연락을 직원들도 수차례 받고 있다고 합니다. 대구시가 왜 이렇게까지 해서 뷰로를 해산하려는 걸까요. 

홍준표 시장의 행정 방침이 서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정을 펼치고 있는 대구시의 모습을 저는 여기에서 또 한 번 확인합니다. 옳고 그른 건 따지지 않습니다. 그 말에 모순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구경북신공항을 만들어 대구를 글로벌 도시로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그 글로벌 도시를 만드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사람’은 날리려고 합니다.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 도시에, 큰 공항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사람’이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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