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ontact(노컨택트)를 선택하는 미국 청년들
6.2.2024.(일)
안녕하세요, 오수아라 매거진 류시온이에요.
요즘에 미국에서는 부모와 '이혼'하는 성인 자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이는 성인이 되고 부모, 혹은 친척들과 모든 연락을 끊는 no-contact(노컨택트) 상태로 산다는 의미에요, 이들이 왜 절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이런 현상이 증가함에 작용했을 사회적 요소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게요.
😞
'이런 부모와 함께 살 수 없어'
사진 @unsplash
부모와 연락을 끊고 사는 성인 자녀들에게는 다양한 특징이 있지만 결국에는 부모 때문에 고통받은 유년시절이 주원인이에요. 그 원인들에는 주로 가족간의 불화/이혼, 언어/신체적 폭력, 술/게임 중독 문제들이 있고요. 그러면 이전 세대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냐고요? 이전 세대에도 똑같이 있었어요.

하지만 현세대는 이전세대와 다른 점이 크게 두가지가 있어요.
1. 심리상담/심리학 입문의 허들이 많이 낮아졌어요.
2.온라인상에서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을 찾는게 쉬워졌어요.

과거에는 문제가 있는 가정에서 피해자는 주로혼자서 도움 없이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어요.
당장에는 해결할 수 없더라도(ex. 독립이 어려운 상태, 금전적 문제 등) 심리학, 심리상담 등의 허들이 낮아져서 최소한 문제가 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의 주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일찌감치 파악하며 사는 것도 더 쉬워졌어요. 마치 몸이 아플 때 어디가 왜 아픈지 아는 것이 이유를 모르고 계속 아픈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또 미국과 같은 경우에는 레딧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모님과 절연을 한 사람들의 포럼, 나르시시트 부모를 가진 사람들의 포럼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 피해자의 연대가 강해졌다는 뜻이죠.
아직 독립을 하지 못하는 경우 폭력적인 부모와 같이 살 때의 대처방법, 독립을 할 때 필요한 조언 등을 받는 것이 이전보다 쉬워졌다는 뜻이기도 해요. 나와 비슷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에게 받는 조언만큼 도움이 되는 조언은 없으니까요.
🌱
'이제는 혼자여도 괜찮아'
사진 @unsplash
아주 오래오래 전, 국가와 법이 생기기 전에는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한다는 것은 사회적 죽음과도 같았어요. 나를 지켜줄 조직은 가족밖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소속된 가족은 곧 내가 아플 때 의료, 노후대비, 보안/치안 등 모든 것을 담당해주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위에 말한 많은 부분들은 국가가 담당하게 되었고 굉장히 많은 대학생, 직장인들이 고향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곳에 혼자 정착하고 있죠. 단순히 국내 지역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나라로 이민을 가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그리고 이코노미스트미국에서 특히 부모와 절연을 하는 자녀가 많은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인들의 유동성이 높다는 특징을 꼽았어요. 자주 이사를 가고 거처를 옮기는 사람일수록 가족과 멀어지는 것은 쉬워질테니까요.
👟
절연만이 답일까?
사진 @unsplash
그럼 가족과 사이가 안 좋다고 절연을 하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부모와 자식 사이는 천륜인데 이것을 끊는것은 불효일까요? 사실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에요.

그 어떠한 법도 성인과 성인의 만남을 강요할 수 있는 법은 없어요. 성인이 된 이후에 가족과의 인연을 유지하는 것은 오롯이 각자의 선택이라는 것이에요.

가정의 불화를 참고 가족와의 연을 이어가겠다고 선택하는 성인들이 그 이유를 사회에 공표하며 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부모와 절연을 선택한 사람이 구구절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와 절연 이유를 타인에게 설명하며 납득시킬 필요도 없답니다.
끝마치며,

사회가 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가족과의 절연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 많이 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족과의 절연 문제에서 대부분은 부모에게 책임소지를 묻지 않고 자녀에게 책임을 물어 피해자를 두번, 세번 더 괴롭게하죠.
이번 뉴스레터를 읽고 혹시라도 주변에 가족과 절연한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너를 길러준 부모에게 그럴 수 있어?"가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끊어내기 전까지 부모가 어떻게 자식을 대했을까? 자녀가 아무것도 없을 때, 어리고 힘이 약할 때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대했을까?"라고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주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에요👋
우리 다음주에도 건강히 또 만나요!

이번주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잠깐!
O!Suara(오수아라)는 해외에서는 이미 '핫이슈'인 소식들이 한국에 도달하는데 몇일, 몇달, 가끔씩은 몇년씩 걸리는 현상을 보고 직접 "해외 뉴스를 빠르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서 공유하자"라는 미션으로 2020년 시작된 지식 공유 서비스입니다. 
이번 '오수아라'가 유익했나요? 유튜브에 Osuara magazine을 검색해보세요!
매주 토요일 같이 유식해지고 싶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세요, 구독료는 무료입니다 :)
O!Suara(오수아라)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