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4일  (No. 518)
직원들이 스스로 입을 막는 이유


1944년, 심리학자 닐 밀러(Neal Miller)는 동기와 갈등을 연구하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한쪽 끝에 배고픈 쥐, 반대쪽 끝에는 맛있는 치즈를 놓았습니다. 방해물이 없을 때 쥐는 지체 없이 치즈로 달려가 허기를 채웁니다. 그러나 밀러는 중간에 전기충격 장치를 설치했는데요, 그 때문에 치즈로 향하던 쥐는 전기충격을 맞고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쥐는 이렇게 학습하겠죠. “치즈를 얻으려다간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배고픔은 여전합니다. 그래서 쥐는 치즈를 향해 가고 싶은 욕망과 전기충격을 피하려는 욕망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그냥 멈춰 섭니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나지도 않은 채, 그 자리에 갇히게 되는 건데요, 무언가를 하는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즉 ‘무행동’을 선택합니다.


조직 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겉으로는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외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제를 드러낸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불이익을 주고, 심하면 인사고과에 반영하죠. 구성원들은 이런 장면을 직접 보거나 간접적으로 전해 듣게 되는데요, 그렇기에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나서서 말하지 않게 됩니다. “괜히 건드려서 손해 볼 바에야 모른 척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머리에 자리 잡는 것이지요. 결국 ‘무행동의 덫’에 빠지게 됩니다.



리더들은 “우리는 문제를 드러내는 자에게 보상한다”고 말하는데요, 조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처벌 장치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실패 가능성을 보고했더니 “왜 그걸 사전에 막지 못했나?”라는 질책이 따라옵니다. 실수를 드러냈더니 “왜 그걸 하필 지금 말하느냐?”는 말도 하죠. 형식적으로는 ‘개선 제안 제도’가 있어도, 제안을 올리면 “그건 당신이 해결해 봐”라는 부담을 떠안고 맙니다. 결국 직원들은 이렇게 결론 내립니다. “문제가 없는 척하는 게 안전하다.”


이런 침묵은 안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재앙의 전조입니다. 2018~2019년에 발생한 보잉 737 맥스 추락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와 에티오피아항공의 737 맥스 여객기가 연이어 추락해 총 34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자동실속방지시스템(MCAS)의 결함이 핵심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엔지니어와 시험 비행 조종사들은 이미 그 위험성을 경고했었죠. 그러나 이 경고는 상부에서 무시되거나 축소되었고, 안전보다는 개발 일정과 비용 압박이 우선시되었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조직으로부터 ‘방해꾼’으로 간주되었고, 시스템의 결함은 그대로 양산기에 적용되고 말았죠. 이렇게 문제를 숨긴 대가가 수백 명의 인명을 앗아갔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 조직은 문제를 제기한 사람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정말로 그들을 환영하는가, 아니면 은근 불이익을 주는가?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지 않으면 아무리 ‘문제 해결 문화’를 외쳐도 구호에 그칠 뿐입니다.  (끝)


제가 운영하는 출판사 '경다방'에서 신간이 출간됐습니다. 그동안 이 책 편집/교정하느라 좀 바빴습니다. <나의 소울넘버>라는 책인데요, 과거에 초판이 나왔다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로 인사를 드립니다. 아직 인쇄 전이라 지금은 예약판매 중입니다(7월 29일에 서점 배본 예정).

타로 혹은 수비학에 관심을 가진 분들, 타로 수비학이 아니더라도 삶의 조언을 구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페친 여러분의 구매와 열독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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