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없이 낯선 동네를 걷는 마음으로 관계를 맺어봐요

저번 주에 친구가 제가 사는 동네로 놀러 왔어요. 짧은 휴가 중에 찾아와준 친구를 만나 맛있는 식사를 나눠 먹고 동네 얕은 산 근처에 위치한 카페에 가서 여유롭게 푸르른 시간을 누렸답니다. 서로 하고픈 말을 쏟아내고 웃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이동할 때가 되었어요.

 

☘️ 무수 “너는 여기 근처 버스 정거장에서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면 되거든. 내가 정류장까지 같이 가서 기다려줄게.”

🌼 친구 “무수는 어디로 가는데?”

☘️ 무수 “나는 그 정거장에서 더 안쪽으로 가서 버스 타야 해.”

🌼 친구 “나는 역까지 같이 가는 줄 알았는데…”

 

그리곤 친구는 서운한 눈빛과 당당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우정은 비효율이야!”

 

이 말을 듣고는 머리가 콩-! 하며 정신이 차려지더라고요. 서둘러 핸드폰을 들고 같이 역으로 가서 이후 이동할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도착시간이 아슬아슬하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서운함을 숨김없이 표현한 친구의 모습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속상해지면 내가 이 관계에서 ‘서운해도 되나?’ 작아지는 마음과 괜히 매달리는 기분이 들어서 감정을 온전히 전하기가 어려웠거든요. 멋있게 “우정은 비효율!”이라는 명대사를 날려준 친구에게 고마웠답니다. 생각해 보면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은 함께 먼 길을 돌아가는 것 같아요. 우정엔 도무지 효율을 찾을 수 없어 어렵지만, 효율이 없기에 우정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도 없이 낯선 동네를 걷는 마음으로 친구와 관계를 맺어봐요.


(+ '무수의 편지'는 매달 두번째 금요일에 보낸다고 해놓고 지난 레터에 보냈었어요. 실수인데, 실수도 뒤늦게 알아차린 발행인입니다^^...너른 양해를 구하며 다음달에 맞춰서 돌아올게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퀴어문화축제 #핑크워싱 #자긍심

🌈 우리의 해방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지난 1일,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약 15만 명이 참여하며 무지갯빛 축제를 즐겼어요. 특히 이번 축제에 ‘핑크워싱'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어요. 핑크워싱(pinkwashing)이란 2011년 뉴욕타임즈 칼럼에 처음 쓰인 말로 퀴어 인권을 이용해 정치적・상업적으로 이뤄진 다른 폭력을 지우는 행위를 뜻합니다. 환경보호를 하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얻으려는 기업과 단체를 두고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에요. 


  • ❤️‍🔥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영국・독일을 비판해요
    • 퀴어문화축제엔 퀴어에게 열려있는 국가의 주한 대사관들이 참여하는데요. 이번에도 미국・영국・독일 주한 대사관이 공동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허나 그 맞은 편으로 170여 개 단체들이 연합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전쟁을 일으킨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영국・독일을 비판했어요.
      • 🎤 성명 “라파가 불타고 있다. 이스라엘이 또다시 국제사법재판소의 명령을 무시했다. 안전지대라 믿었던 사람들은 텐트 안에서 산채로 불태워지고, 파편에 의해 사지가 찢겨나갔다. 생지옥, 아비규환, 악몽이라는 말로도 지금 가자지구의 참혹한 상황을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집단학살을 감추기 위한 수단인 핑크워싱 전략을 강력히 규탄하고, 팔레스타인과 전 세계 퀴어 해방을 위해 함께 연대할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우리 모두의 해방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 💊에이즈치료제로 막대한 돈을 버는 ‘길리어드'를 비판해요
    •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는 초국적 제약회사로 HIV 예방으로 사용되는 ‘트루바다'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이들은 대학, 연구소와 독점계약을 맺고 수많은 특허를 등록해 독점기간을 20년 이상으로 연장해 높은 약의 가격을 오래 유지해 돈을 법니다. 이때문에 가격이 저렴해지는 복제약 생산이 막히고 치료에 큰 부담이 되어요.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1996년부터 에이즈운동단체들은 생명으로 이윤을 챙기는 제약회사를 비판해왔어요. 이때문에 한국에서도 길리어드가 퀴어문화축제를 후원하는 것에 대한 지적과 우려가 계속 있었고 올해도 역시 목소리를 냈어요.
      • 🎤성명 “초국적 제약회사의 퀴어 커뮤니티를 향한 활동은 단순히 공익사업일 수 없으며, 제약회사에 쓰는 소비자의 돈은 핑크머니로 윤색될 수 없다. 우리는 이들이 생명을 담보로 이윤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지, 이러한 명분을 공익으로 포장하며 커뮤니티에 개입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


🏳️‍🌈 퀴어축제 만드는 일, 어렵지만 해나가요

성공적으로 보이는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5년째 내내 힘든 상황이에요. 퀴어축제 만드는 일엔 어려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해나가고 있어요!


  • 🔥대출받고 모금하며 멈추지 않을 거예요
    •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에 상근자는 3명. 총수익은 3억 원대인데 지출은 점점 늘어 4억 원이에요. 수익과 지출 간 격차가 점점 커져 재정 한계인 상황입니다. 대출을 받고 모금 운동을 하며 어렵게 축제를 이어오고 있어요. 이 문제 중 하나로 퀴어축제에 대한 기업 후원 부족인데요 .아시아 최대 규모 퀴어문화축제인 ‘타이완 LGBT 프라이드'는 기업 후원 70%, 개인 후원 30%이지만 서울퀴어문화축제는 반대로 기업 후원 30%, 개인 후원 70%예요. 그럼에도 조직위는 매해 이 자리를 기다리고 직접 만들고, 모금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멈추지 않을거라고 말해요.


  • 🔥대전에서도 퀴어축제가 열려요
    • 제1회 대전퀴어문화축제가 7월 6일로 날짜가 정해졌어요. 부스 행사와 거리 퍼레이드까지 최대 1천 명 참여를 예상한다고 해요. 대전시에서 퀴어축제에 부정적이라 과거 대구 지역 사례처럼 충돌이 있지 않을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 🔥자긍심을 강조하는 ‘제주퀴어프라이드'
    • 제5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7월 13일 열립니다! 과거 ‘제주퀴어문화축제'로 불리던 이름을 ‘제주퀴어프라이드'로 바꾸고 자긍심을 강조했다고 해요. 
      • 🎤집행위원회 “자긍심 행사 ‘제주퀴어프라이드'는 제주의 끈끈한 괸당 문화 속에서 배제당해 온 퀴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퀴어가 이 사회와 공동체의 성언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을 두드리는 공식적이고 안전한 장이다. 서로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연대하며 제주지역에서 매년 이어갈 우리들의 프라이드를 시민사회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주민 #팔레스타인연대 #민주노총

🤝 이주민과 선주민, 우리는 연대할 수 있는 동료예요

지난 9일, 경기도 안산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와 ‘안산이슬람센터’가 공동 주최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600여 명의 이주민들이 함께 했어요. “프리 팔레스타인!”, “라파흐 학살 멈춰라!”를 외치며 행진을 했고 안산 시민들도 손을 흔들며 응원했어요.


  • 🎤마누아르 한양대 재료화학공학과 교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했고 지금도 계속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했을 때 미국은 이스라엘 공격을 멈추게 하지도 않았고 팔레스타인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았습니다.”


  • 🎤이맘 안산이슬람센터 “미국, 한국, 아랍 국가의 지도자들, 무슬림 지도자들 모두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살을 공모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스라엘에 인종 학살을 멈추고, 라파흐 국경을 개방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 🎤레마 중학생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일 줄 몰랐다. 전쟁을 검색해 보고 무슨 일인지 알게 됐다. 나보다 어린 아이들을 죽이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 🎤사미경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 교사 “아직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과 이주민 가정은 많은 차별을 받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함께 손잡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연대할 수 있는 동료들입니다.”


❤️‍🔥 혐오가 방법이 될 수 없어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 도로에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건 현수막으로 논란이 있었어요. 현수막에 적힌 말은 “국민 세금으로 짓는 건물은 외국인이 아닌 국민이 일할 수 있게 합시다". 건설노조가 건설 현장에 미등록 이주민들이 많아지자 지역 노동자 자리가 없다며 항의를 한 것인데요. 이는 자신의 자리를 위해 또 누군가의 자리를 해치는 혐오표현이라 비판이 있어요.


  • 🎤조영관 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현장 노동자들의 일자리 불안에 따라 나온 민원성 요구를 플래카드에 담아 표현하는 방식은 내국인 노동시장 보호라는 목적도 달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만 남길 우려가 있다.”


이에 민주노총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이주노동자를 공동체 일원으로 존중하고 대안이 될 수 없는 혐오를 중단해 모든 노동자를 위한 민주노총이 되도록 구체적이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 이주노동자에게 위험하다면 당연히 한국인 노동자에게도 위험해요

지난해 7월 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파라곤 아파트를 짓던 현장에서 ‘니엔 네고 쿠안'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떨어져 사망했어요. 안타까운 죽음은 그가 이주민이기에 외면 받았는데요. 허나 그의 곁엔 친구들이 었습니다.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 이주노동자인권센터, 충북인뉴스, 김용균재단, 산업재해로 떠난 고 김용균님의 어머니.이들의 노력 덕분에 지난 3월 쿠안님의 죽음에 대한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며 건설사의 합의를 기도 했어요. 그 후 고 쿠안님의 유족 레티화님은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 레티화 “저는 작년 7월 오송에서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고 쿠안의 아내 레티화입니다. 남편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저희 가족은 너무나 슬펐고, 가혹한 진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남편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뒤, 저희 가족은 회사로부터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듣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회사가 외국인을 무시하는 행위에 너무나 억울함을 느꼈습니다. 남편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저는 남편의 노동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그리고 한국 내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인터 안전관리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저는 제 가족의 상실, 곧 남편 고 쿠안의 사망사건과 이번 회사와의 합의가 하나의 선례를 만들어 한국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에게 위험한 작업장은 당연히 한국인 노동자에게도 위험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가 차별 없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불투명한 사랑 이야기를 기다려요
한 달에 한 번은 사랑 이야기 가득 해보고 싶어요
이 자리는 당신의 자리입니다.
당신에게 전하는 네번째 질문!
"결국 미워하지않고, 그럼에도 사랑하겠다는 다짐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 모보이스 광고・후원 받습니다!

당신에게 모보이스가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면 오래 해나갈 수 있도록 광고・후원해주세요.


 광고 

모보이스의 이야기를 지키며 구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광고를 받습니다. 서로 힘이 된다면 함께 해요! 


 후원 

후원금은 커피 한잔 정도의 금액으로 받아요. 소중하게 받고 소중하게 쓸게요. 후원하고 싶은데 그게 어렵다면 친구들에게 모보이스 추천해줘요. 후원과 추천 모두 큰 힘이 됩니다!

3333249200220 카카오뱅크 홍슬기(모어데즈)

지하철역을 하나씩 지나칠 때마다

내가 단 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세상에 남아 있다는 것이

의미심장해지고


맞은편에는 언제나 손을 흔드는 사람들

두개의 심장이 만나고 헤어지는 걸 반복하는데

손을 쥐었다 펴면서 떠나간 것이 완전히 떠나간 것을 본다


죽은 가수의 피아노곡이 거리를 메울 때

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면서 걸어오는 한 사람


조심스럽게 손을 잡아야 한다

 

시 <단 하나뿐인 손> 강우근
혐오문제에 관심있는 사람에게✨추천하기✨
모어데즈ㅣMORE DAZZ
홈페이지 moredazz.com
인스타그램 @moredazz.official
이메일 hello@moredaz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