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아 최근에 기분 좋은 일이 하나 있었다. 며칠 전에 내가 안 쓰는 일렉 기타를 하나 팔게 되었다. 판
 
034_음악 산타들의 연말 선물 폭탄
오막 to 한아임
2023년 12월
 

아임아

최근에 기분 좋은 일이 하나 있었다. 며칠 전에 내가 안 쓰는 일렉 기타를 하나 팔게 되었다. 판매 글을 올렸더니 연락이 왔는데 네고를 좀 해달라는 것 아니겠어? 그래서 '아휴 귀찮게하네...' 생각하며 알겠다고, 절충안으로 합의를 보고 구매자분을 만나러 갔다. 그분이 기타를 엠프에 꽂아서 테스트해 본다고 자기 동네 기타 학원이 있는데 거기로 와달라고 하더라. 그리 멀지는 않았다. 어쨌든 갔더니..! 진짜 많아 봐야 고1 정도 되어 보이는 여학생 둘이 있더라고. 가격이 좀 나가는 기타였었어 그런지 학생이라 생각은 못 했던 것 같아. 
어쨌든 그 학생을 따라 학원에 따라 들어가니, 평생 중고 거래는 경험조차 없는 바이브로 조심조심 내 기타 케이스를 열어보기도 하고, "요거 꺼내봐도 되나요?" 너무 예의 있게 물어보기도 하고, 그냥 모든 행동에서 그 나이에만 나오는 귀여움과 풋풋함이 넘쳤다. 구매하는 학생은 취미로 기타를 배우고 있고, 같이 온 친구가 기타 전공자인 것 같더군? 
그 학생이 우물쭈물하길래 내가 보고 있으니 불편한가 싶어서 난 나가 있을 테니 마음대로 쳐보라고 했다. 그래서 잠깐 나가 있는데, 그 전공자인 것 같은 친구가,
Tom Misch - Movie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이 곡의 기타 인트로를 치는 게 아니겠어?? 게다가 너무 잘 치더라. 여튼, 그 친구들을 보니까 그냥 괜히 기분이 좋더라. 나랑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지만 나의 학창 시절도 갑자기 스윽 스쳐 지나가고, 막 그 순수한 기운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게 뿜어져 나와서 그냥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 채로 그 친구들을 봤다. 그러면서 '아 나는 저 나이 때 별생각 없이 살았던 것 같은데, 왜 더 일찍 열심히 하고 싶은 걸 하지 않았나' 싶은 약간의 후회도 밀려오고 그랬다. 뭐 심각해서 우울해지고 그런 건 아니었다. 그냥 약간 기분 좋은 후회의 느낌이랄까? '기분 좋은 후회'라는 문장이 성립되는지 모르겠지만….
게다가 웃긴 건, 그 기타를 내가 어떤 기타 판매 사이트에서 보고 반해서 구매한 거였는데, 그게 좀 희귀했던 건지, 재고도 그거 하나였고 다른 판매처에는 아예 없었거든. 근데 그 학생이
"아, 이거 제가 사려고 사이트에서 몇달동안 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판매되었더라고요..😢"
라고 말하는거라! 그래서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나 스스로 이 순수 결정체의 꿈을 짓밟아버린 나쁜 빌런 따위가 된 것 같아서 반성했다. 그것도 모르고 구매를 하다니! 멍청한 오막놈.

그리고는 괜히 기분이 좋아서 원래 하기로 했던 것보다 더 싸게 넘겨버렸다. 그깟 몇만 원이 나한테 뭐 얼마나 영향이 있겠어, 안 그래? 나한테 "이거 좋은데 왜 팔려고 하세요~?", "음악을 본업으로 하고 계세요~?" 막 이런 순수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너무 날 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 친구가 갑자기 음악으로 꿈을 설정하고 성인이 되어서 그 기타로 공연하는 상상까지 했다. 음, 그래그래. 내가 가지고 있던 기타로 프로 뮤지션이 되는 거지!......쓸데없는 상상은 여기까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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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전 편지에서 좋은 가사들의 음악들이 엄청 쏟아졌더구나. 정말 잘~들었다 (약간 무한도전 '그랬구나' 톤 같지만 진심임). 생각보다 내가 아티스트는 아는데 처음 듣는 노래들이 많아서 좋았다. 그리고 지금은 중단됐지만 내가 촬영하던 <배민라이브>라는 컨텐츠에서 뵀던 아티스트분들도 등장해서 반가웠다. 그리고 반가운 김에 찍었던 영상들을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그때 생각들도 나면서 (힘들었던 거 포함) 기분이 몽글몽글해졌다. 뭐 불과 몇 년 전이지만 말이야. 

그래, 코스믹보이 Cosmic Boy!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인데 최근에는 별 이유 없이 듣지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요즘에는 외국 아티스트들을 많이 찾아봐서 그런 것 같다. 아임의 편지를 받고 나서 갑자기 너무 듣고 싶어져서 후다닥 들었다. 그러고는 며칠 동안 코스믹보이의 노래를 반복 재생했지.
좋아하는 노래들이 너무 많지만,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가장 먼저 떠오른 노래는 이거였다.
Cosmic Boy - 겨울 (feat. 선우정아, 유라)  
아주 몽글몽글한 노래다. 개인적으로 단연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별거 없지만 노래 도입부다.


영화처럼 지나가 버렸어요
그렇게 순식간에 한 해가 끝나가요


정말 별거 없지..? 근데 어떤 가사보다도 시작하자마자 확 와닿는 가사다. 정말 시간은 왜 이리 빠른지. 왜 벌써 2024년인지. 난 아직도 2010년 같단 말이야. 근데 또 몽글몽글한 멜로디랑 붙으니 그렇게 쓸쓸한 느낌은 아니다. 한 해가 끝나가는 게 후회스러운 느낌은 아니고, 그냥 '아 끝나가네? 내년은 또 좋은 일이 있겠군!' 같은 느낌이랄까? 
그 뒤에도 쭉 가사가 좋은 가사들이 이어지는데, 개인적으로 선우정아는 뭐 모든 게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특이한 가사의 민망함(?)을 상쇄시켜 주는 능력이 너무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민망하거나 오글거리는 그런 가사들, 다른 아티스트가 부르면 담백하게 전달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가사들이 너무나 담백하게, 음악으로서 전달이 된다.


내가 바랬던 것
하지만 안 이루어진 것
차가운 공기 속에
후후 불어 날려 보내야죠 뭐

얼어붙은
손에 바램을 담아서
자그만 온기라도
호오 예쁘게 녹여야죠
어쩌겠어요


후후 불어 날려 보낸다. 호오 예쁘게 녹인다. 목소리가 개성이 있음에도 저 가사들이 튀지 않게, 잘 묻어나게 부를 수 있는 능력은 도대체 어떤 능력일까? 우주 블랙홀도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마당에 이런 인간의 능력도 사실 따져보고 분석도 해보면 답이 나오겠지만서도, 나는 딱히 그럴 능력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선우정아님을 배민라이브를 통해 촬영할 기회가 있었다. 벌써 2년 전인가..? 평소의 배민라이브 컨텐츠들은, 아티스트들이 두 곡 정도 라이브를 하는 컨텐츠였는데 선우정아 편은 (넉살 & 던밀스 편 포함) 코로나가 한창 유행일 때 '온라인 콘서트' 같은 컨셉이었어서 여러 곡을 찍을 수 있었다. 
선우정아 <을지로 라이브> 랜선콘서트  
너무 러닝타임이 길어서 다 보라고 강요는 못 하겠고, 내가 제일 기억에 남았던 곡은 <비온다>라는 곡이다. 14분 03초부터 보면 되겠다. 저 날 모든 곡이 좋았고 모든 퍼포먼스가 좋았지만, 저 곡이 저 날 저 시간대의 촬영에 너무 찰떡으로 맞아떨어졌던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비 맞는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보는 건 좋아한다. 웬만하면 다들 그러려나? 근데 저 날의 저 라이브는 그냥 시워~언 하게 비를 맞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한 번 그러고 나야 모든 머릿속 잡생각을 털어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라이브. 일을 하면서 저런 공연을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행운이었다. 근데 지금 보니까 더 재밌게, 잘 찍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네. 저 때의 오막은 최선을 다..하지..않았...나..?
선우정아 - 동거
잠든 너의 맨발을 가만히 보다
왠지 모르게 벅차올라 맺히는 마음
방 안 가득 달큰한 호흡

모든, 너의 모든 곳에 입 맞출 수 있어
끈적하게 달라붙은 너와 나의 살에
새벽내내 이슬을 묻혀


선우정아 하니까 하나 더 떠오른 노래.
어쩌면 아임이 전 편지에서 말했던, 코스믹보이 <Alone>에서 '무궁화'라는 특정 단어를 쓴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가사들이 구체적이고 눈에 선하게 그림이 보일 수 있도록 쓰여졌다. 그래서 좀 더 노래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고.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2'20" 부터 약 10초간 이어지는 부분인데, 비트가 서서히 물에 잠기는 것처럼 표현되었다. '여긴 완전한 둘의 세계야' 라는 가사와 아주 찰떡으로 붙어버리는 적절한 변주랄까? 저런게 사실 엄청 특별한 효과는 아니지만 가사랑 맞물리니 특별하게 느껴지지.

이것도 위에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인데, 너무 짙은 묘사로 민망해질 수 있는 가사들이 선우정아를 통해서 담백하게 표현된 것 같다. 이건 사랑스러운 순간들을 묘사하는 것 같지만 들으면 종종 울적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후렴으로 가기 전까지는 뭔가 옛날에 겪었던 일을 묘사한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서 이 노래를 지금 현재 잘 지내고 있는 커플로 생각하고 들으면 아주 행복하고, 이미 헤어진 사람이 부른다고 생각하면, 후렴 부분이 정말 정말 슬프게 들린다. 후렴 부분은 상대적으로 뻔하다고 느낄 수 있는 가사임에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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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코스믹보이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코스믹보이가 속해있는 '우주비행' WYBH 크루가 생각났다. 우리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기리보이가 리더로 있는 그 크루. 아임은 기리보이가 얼마 전에 또 정규 앨범을 낸 것을 알고 있나? 전에도 우리 이야기 나눈 적 있지만, 정말 노래도 노래지만 그와 별개로 그의 작업량은 항상 리스펙이다. 나는 요즘 음악 취향이 조금 변했는지 막 오열을 할 정도로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리보이는 기리보이다. 우주비행 크루에서 기리보이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래퍼가 있는데 바로 김승민이다. 상대적으로 잘 안 뜨는 것 같아 김승민씨는. 톤도 좋고 랩도 정말 잘하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다. 심지어 이름이 그냥 본명 '김승민'인 것도 멋있다고 생각한다. 김승민이 참여한 기리보이의 곡 중 내가 너무 좋아했던 곡이 있다.
기리보이 - 우주심해 (Prod. By Minit) (Feat. 김승민)
기리보이 랩은 처음에 들으면 '뭐 이렇게 어눌하지' 싶다가도 계속 들으면 정말 잘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약간 너드처럼 어색한 저 톤도 힙합 장르와 섞이면서 굉장히 뚜렷하게 자기 색깔을 내는 느낌이다. 그리고 김승민의 적당히 굵고 적당히 부드럽고 적당히 거친 그 톤이 아주 마음에 든다. 가끔 멜로디 있는 랩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랩에도 아주 찰떡이더군! 

<우주심해>라는 제목 때문인지 너무 좋아했던 곡 하나가 더 떠올랐다.
기리보이 - 우주정복 (Prod. By Louie Lastic) (Feat. OLNL)  
이번엔 <우주정복>이다. 나는 피쳐링에 참여한 오르내림 OLNL을 막 엄청나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곡에서 만큼은 정말 정말 찰떡으로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기로 기리보이가 '~적인 앨범', '~식' 두 가지로 앨범을 두 가지 종류로 나눠서 내는데 (물론 이런 타이틀로 이뤄지지 않은 앨범들도 있다) '~적인 앨범'은 자기가 비트메이킹과 랩까지 다 하는 앨범, '~식'으로 발매되는 앨범은 비트는 외부 프로듀서들에게 받고, 랩과 멜로디만 자신이 한다고 한다. 이런 시리즈물 기획은 참 재밌는 것 같다. 나는 당연히 기리보이의 비트메이킹을 좋아하긴 하지만 기리보이가 비트까지 만드는 '~적인 앨범' 시리즈는 상대적으로 훨씬 감성적인 노래와 비트가 수록되는 것 같다. 그에 반해 '~식'의 앨범들은 이렇게 좀 더 신나고(?) 빡센(?) 랩도 많이 수록되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이 노래가 수록된 <졸업식> 앨범을 기리보이 앨범 중에 가장 좋아한다. 이게 벌써 6년 전, 그러니까 2017년에 발매된 음악인데도 전혀 어색한 감이 없고 신나고 세련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앨범커버의 기리보이 얼굴이 너무 킹받고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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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기리보이의 꾸준한 작업량을 이야기 하다보니 최근에 꾸준히 뭘 한다는게 참 대단하다는 걸 다시 깨닫고 있다. 아임도 그렇게 느끼겠지만, 프리랜서라는 길은 일반 직장을 다니는 것 보다 사실상 훨씬 더 커다란 자기통제력을 요구하는 것 같다. 프리랜서의 '프리'가 슬프게도 내 일상 생활에서의 '자유'가 아니란 말이지…. 
전에 아임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요즘 나는 뭘 '열심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쁜 뜻이 아니라 '그냥 하려고' 한다. 열심히는 빼고. 그냥 생각을 없애고 할 일을 하는 거다. 그러다보면 내가 지향하는 어떤 지점에 닿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주의 별마다 가장 밝게 빛나는 시기가 다르듯이, 그 시기는 사람마다, 그리고 하는 일마다 다르겠지만 말야. 웬만하면 다들 그 시기가 빨리 오길 바라지만, 요즘 나는 그게 좀 늦게 오면 어떤가 싶기도 하다.  
김연아 - 그냥 하는거지...  
그냥 하는거다. 그리고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들'을 그냥 하는게 중요하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으나 내가 평소에 가지는 걱정들은 잘 생각해보면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에서 파생되는 것이 많다. '나이를 또 먹었네, 어떡하지?' 뭘 어떡해 어떡하긴...'부자가 되고싶어, 성공하고 싶어 어떡하지?' 뭘 어떡해 어떡하긴...걱정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막연한 걱정들. 

내가 당장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만 생각 없이 하면 된다.
매일 일찍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뛰기. 운동하기. 작업하기. 일 할 때 최대한 즐겁게 하려고 노력해보기. 엄마 아빠한테 말 조금만 더 살갑게 해보기. 뭐 이런거.
하루키도 매일 작업시간과 작업량을 정해놓고 작업을 한다고 했지. 코비 브라이언트는 우승한 다음날도 똑같이 체육관에 갔다. 이치로도 1년 365일을 항상 똑같은 시간에 가서 타격 연습을 했다고 했다. 다들 그냥 자기가 지금 당장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했을 뿐이다. 과거엔 머리로 이해했지만 지금은 나도 모르게 좀 더 가슴으로 체화시키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이런 '(컨트롤 할 수 있는 걸) 그냥 한다' 라는 자세를 내가 '하고싶은 것'과 '해야하는 것' 둘 다 적용시키려 한다. 해야하는 것을 할 때는 내 마음가짐을 컨트롤 하는 거고, 하고싶은 것을 할 때는 꾸준히 그냥 하는 거고. 사실 어쩌면 인생의 해법은 단순할지도? 아임은 이미 이렇게 현명하게 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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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또 이상한 곳으로 빠졌는데, 다시 돌아와보면.
아, 오랜만에 예전에 반복 또 반복해서 들었던 코스믹보이나 기리보이 노래들을 들으니 좋다. 그럼, 이제 뉴 음악들을 얘기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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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하반기는 정말 음악 산타들의 선물 폭탄이다. 
먼저 기리보이를 시작으로 크러쉬 Crush 가 몇 년 만에 정규 앨범을 냈다. 딘 Dean 도 거의 5년만에 내년 상반기에 나올 앨범을 예고하는 싱글 <Die 4 You>를 발매했고, 자이언티 Zion T 도 12월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엄청 대중적인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내가 너무 좋아하는 타마 THAMA 도 얼마 전에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들이 있는데 레드벨벳 Red Velvet 과 뉴진스 New Jeans 거든. 음악이 항상 너무 좋아! 참고로 요즘 모든 음악 프로듀싱 및 엔지니어링 기술의 집약체가 아이돌 음악인 것 같다. 근데 레드벨벳도 이번에 정규 3집으로 복귀를 했다!

아니 이게 무슨…. 다들 짠 듯이 왜 올해 다 비슷한 시기에 발매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리스너 입장에서는 정말 축제다.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서 7월로 가보면 빈지노 Beenzino 와 이센스 E Sens 도 정규 앨범을 일주일 차이로 발매했지. 그리고 9월에는 라드뮤지엄 Rad Museum 도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이렇게 나열하다 보니 내가 R&B나 힙합 장르를 좋아하긴 하나보다. 
어쨌든, 이렇게 발매 된 수많은 곡들과 앨범 중에 나는 요즘 단연 크러쉬 앨범에 꽂혀서 계속 듣고 있다.
Crush (크러쉬) - No Break (Feat. Dynamic Duo)  
Crush (크러쉬) - Me Myself & I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곡들이 다 너무 좋고 구성도 너무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이 두 곡이 너무 좋다. 이번 앨범에 크러쉬가 그동안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던 음악을 마음껏 한 것 같다는 게 느껴진다. 펑키하고 소울풀하고 그러면서도 약간 레트로한, 그런 음악들이랄까? 최근 팝 사운드들을 오마주 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걸 너무 잘해서 할 말이 없는 느낌이랄까?   
Break>는 영국 아티스트 중에 톰 미쉬 Tom Misch 느낌도 나고, 아주 펑키하고 좋다. 는 단연 위켄드 The Weeknd 가 생각난다. 근데 뭐, 생각 좀 나면 어때. 잘하면 그만이지.
Tom Misch - Disco Yes (feat. Poppy Ajudha)
The Weeknd - Out of Time
톰미쉬 노래 중엔 <Disco Yes>가, 위켄드 노래 중엔 이 메가 히트곡이 떠오른다. 이 노래 뮤비는 처음 보는데, 배우 정호연이 출연을 했네? 신기…. <오징어게임>을 안 봐서 어느 정도까지 대스타가 된 건지 잘 몰랐는데 위켄드와 뮤비를 찍을 정도라니.
<Out of Time> 이 노래는 일본의 한 시티팝을 샘플링해서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음악 또한 좋다. Tomoko Aran 의 <Midnight Pretenders> 라는 곡일거야 아마. 따로 첨부하지는 않겠다. 왜냐면 오늘 첨부할 (+이미 첨부한) 음악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저 위켄드 뮤비를 보니까 뭐 완전 비슷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느낌으로 떠오르는 곡이 하나 있다.
Childish Gambino - Sober 
아마 예전 고막사람 편지 어디선가 소개했던 것 같기도 한데, 들을 때마다 신나고 좋은 곡이다. 그에 반해 뮤비는 약간 묘하게 심각한 느낌이 있다. 차일디쉬 감비노 Childish Gambino는 만드는 노래들도 그렇고, 배우로서 연기를 할 때도, 연출가로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도 보면 항상 사회를 꼬집는데, 블랙 코미디를 무기로 사용한다. 그리고 내 취향과도 너무 잘 맞지. 하핫. 뮤비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인연과의 첫 만남부터, 헤어지고 다시 혼자가 되어서 허무해지는 과정까지 표현한 것 같다고 느꼈다. 뭐 아니면 말고~ 내 맘대로 해석이다 이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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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다른 얘기지만 위에서 딘, 크러쉬, 라드뮤지엄 얘기를 했는데, 이들이 모두 같은 크루의 멤버인 걸 아임은 알았나? 클럽에스키모 Club Eskimo라는 크루에 속해있는 아티스트들이다. 어찌 저렇게 잘하는 사람들끼리 뭉쳤는지. 역시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 딘이나 크러쉬는 말할 것도 없고 나는 크루 멤버들 중에 프로듀서인 밀릭 Millic 과 라드뮤지엄을 너무나 좋아하는데, 이 둘의 노래들 중 약간 잔잔하고 몽글몽글한 노래들을 소개해 보겠다. 아 그러고보니 밀릭도 올해 5곡이 수록 되어 있는 앨범 <~>을 발매했다. 어쨌든, 추운 겨울밤과 아주 잘 어울릴 노래들은…!
Rad Museum - ANOTHER MAN 
MILLIC - Can't Wait (feat. (((O))))
아주 내가 요즘 빠져있는 밤 산책을 하며 듣기 좋은 노래군. 저번 편지에서 여름이 좋아진다는 발언을 하긴 했으나 여전히 겨울을 더 좋아하긴 하나 보다. 쌀쌀함이 좋은걸...

저 밀릭의 노래 피쳐링 아티스트는 어떻게 발음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유튜브였나? 어딘가에서 저 분이 "그냥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 거죠~" 라며 어디선가 인터뷰 하는 것을 봤던 것 같기도 하다. 저 (((O))) 라는 아티스트는 참고로 FKJ 라는 아주 힙하고 핫한 아티스트가 있는데 그의 연인이라고 알고 있다. 여기서도...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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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무 많은 음악을 첨부한 것 같네. 그래도 재밌게 들어줄 거지? 하하하. 근데 마지막으로 또 첨부하고 싶은 음악이랑 아티스트가 있다. 좀만 참아! 다 끝났어!
연말이면 항상 그래미 후보들이 정해지는데, 거기에 르베이 Laufey 라는 아티스트가 재즈 부문 중 하나에 노미네이트가 되었거든. 물론 내가 직접적으로 알던 사람은 아니지만 아주 유명하지 않았던 예~전부터 팔로우를 하고 있던 아티스트라 참 신기했다. 내가 알게 되고 한 2, 3년 안에 그래미 후보에 올라버린 거야! 뭔가 모르게 뿌듯했다. 
그리고 연말은 또 재즈 아니겠다? 추우면 재즈 아니겠어?
Laufey - Promise
Laufey - From The Start
난 <From The Start>에서 17" 즈음에 나오는 Don’t you dare look at me that way 이 부분을 들을때마다 자꾸 고개를 멜로디 높낮이를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Don’t😔you🙄dare😐
look😔at😐me🙄that😐way😔

이런식으로 말야…. 쓰면서도 어이없네. 
어쨌든! 이번 연말엔 아주 자주 듣게 될 것 같은 앨범이다. <Bewitched>라는 이번 앨범 전체가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된 것이니 한번 아임도 통째로 들어봐도 좋을 것이야. 안 좋은 노래가 없다. 정말로!


아임아. 얼마 전에 우리 구독자 중 한 명을 대면할 기회가 있었다. 구독자에게 직접적인 의견(?)이나 피드백을 들을 일은 거의 없지 않잖아, 사실? 근데 고막사람에 대해 너무 좋은 말들을 들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그렇게 눈앞에서 반응을 듣고 나니 뭔가 더 나도 고막사람에 흥미가 생긴달까? 그렇다고 그전까지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야. 그냥...더 애정이 생겼다고 하자! 이 표현이 맞겠다. 앞으로도 더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많이 나누어 보자꾸나. 그리고 나도 좀 더 열정적으로 홍보를 해보겠다. 이 재밌는 걸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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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국은 이제 너무 추워져서 첫눈도 내렸다. 이제는 아침에 러닝을 나갈 때에도 추위 때문에 '아 나갈까 말까' 고민을 두 배는 더 하게 되었고, 주말 풋살을 하면 약간의 충돌에도 너무 아픈, 그런 날씨가 되어 버렸다. 아, 얼마 전에 부산으로 촬영을 갔다 왔는데 거긴 아니더라. 반팔을 입고 돌아다님…. 하하. 아임이 사는 곳은 요즘 어떤지 궁금하다. 
나의 다음 편지는 2024년이 되겠군! 2024년이라니.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다. 2024년에는 우리 한번 볼 수 있길 바란다. 우리의 공통 친구 중에 한 명이 결혼도 하니깐, 그때라도 볼 수 있길. 나는 이제 2024년까지 발언권이 없으니까 미리 모든 인사를 해놓겠다.
아, 그리고 12월 29일에 또 음원을 발매할 것 같다. 내가 지쳐 쓰러지지 않고,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꾸준히 '그냥'하기만 한다면 말야. 엎어지지 않길 기도해줘라.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한 해 마무리 잘하고!
해피 뉴 이어!!


- 2024년에도 편지를 이어갈
오막

Omak - Summer Christmas (feat. 박지지)
(크리스마스이브에 잠 들기 전엔 이거라던데...) ^^
이번 편지를 보낸 오막은...  
기약 없이 찬란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음악 프로듀서다. 학창 시절 미국 Omak에서 1년 동안 살았던 기억과 행복의 느낌을 담아 이름을 '오막'으로 정하고 활동중이다. 평소 말로 생각을 전달하는데에 재주가 크게 없던 오막은 특정 장르의 구분 없이 음악을 통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 앞으로 고막사람과 함께 오막 자신의 작업량도 쑥쑥 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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