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검은 중절모와 레인코트 차림의 남자들이 허공에 태연히 떠있는 그림을 남겼어요. 골콘다라는 제목의 이 작품을 우리 다다와 도도가 패러디해보았는데 잘 어울리나요?

마그리트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어 관습적인 사고에 의문을 던지곤 했어요. 우리 일상도 뜯어 보면 새로운 경우가 많지요. 퇴직연금도 이런 상황을 맞이할 참이에요. 지금까지는 그냥 '묵히는 돈'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이제는 내버려두어도 알아서 수익을 추구하는 중요한 자산으로 변신하게 되거든요. 왜냐구요? 올해 시행되는 '디폴트옵션' 제도 때문이죠. 익숙한 줄 알고 지나쳤던 연금 이야기, 같이 살펴봐요.

• 유형별 퇴직연금 비중은?
  전체 퇴직연금의 다수는 DB형이에요. 
  DB(확정급여)형이 60.3%, DC(확정기여)형이 25.6%, IRP(개인형 퇴직연금)가 13.7%이고, 그 외 IRP 특례*가 0.4%입니다. 
  *IRP 특례: 소규모 사업장(근로자 10인 미만)을 위한 특례 제도로, 근로자 동의 하에 근로자별 IRP를 설정하고 사용자가 부담금을 납입하는 제도.

• 유형별 자금 굴리는 방식은?
  IRP가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실적배당 상품 비중 26.2%), DB형이 가장 보수적(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 94%)으로 원금을 지키는 방식으로 운용되네요.

• 금융권역별 굴리는 방식은?
  가장 보수적으로 퇴직연금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권은 보험업계라고 할 수 있어요. 금융권역별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을 보면, 생명보험이 94.5%, 기타(손해보험 및 근로복지공단)가 98.3%나 되거든요. 이것은 생명보험/손해보험/근로복지공단에 퇴직연금 계좌를 만든 기업 및 개인 근로자 가입자들이 주로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운용 지시를 한 결과로 풀이되는데요. 즉, 이 가입자들의 투자 성향이 더 보수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 IRP 가입자 및 적립금액 변동치 
  IRP를 활용한 투자자가 증가세로 알려져 있었는데, 실감나는 수치네요.
  IRP 가입자: 244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7.6%(36만7,000명) 증가.
  IRP 적립금액: 35조원으로, 전년 대비 37.9%(10조원) 증가.

• 중도인출한 사람은 얼마나? 이유는?
  중도인출자는 6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5.1%(4,000명) 감소했어요. 
  가장 높은 중도인출 사유는 주택구입이었고 비율이 42.3%나 됩니다. 그 다음은 장기요양(23.7%), 주거임차(23.1%), 회생절차(10%), 기타(0.9%)의 순서였어요.

• 각 연령별 인출사유 1위는?
  20대는 주거임차, 30대 및 40대는 주택구입, 50대 및 60대는 장기요양이었어요. 일반적인 연령별 사회생활 주기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이해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