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페스티벌과는 조금 다른 형태지만, 오늘날 경록절은 페스티벌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습니다. 며칠 동안 여러 스테이지에서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아티스트가 공연하니까요. 무엇보다도 페스티벌에서만 즐길 수 있는 그 자유로움, 열정, 화합의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그러고 보면 크라잉넛은 90년대부터 활동해온 밴드인데, 지금까지도 페스티벌 라인업에 오르는 건 물론 이렇게 밴드씬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도모한다는 점이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경록절은 처음 오는 누구라도 맥주를 건네며 반기는 분위기니까, 관심 있는 분들은 기억해두셨다가 내년 2월을 기약해봐도 좋겠습니다. 공연과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로 다시 볼 수 있으니 확인해보세요!

이번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리아나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솔로 공연이었습니다. 리아나는 2016년 정규 8집 [ANTI] 앨범을 마지막으로 가수 활동을 하지 않았거든요. 본인이 설립한 브랜드 '펜티 뷰티(Fenty Beauty)'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사업에 집중해왔습니다. 2018년 DJ 칼리드와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한 적이 있지만, 솔로 공연은 2016년이 마지막이었어요. 그러다 마침내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고 하니 소식이 공개되자마자 이목이 쏠렸습니다. 게다가 그 자리가 마이클 잭슨,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폴 매카트니, 프린스 등 대중음악계의 거물이 서왔던 슈퍼볼 하프타임쇼라 더욱 화제가 됐어요.

리아나는 긴 공백이 무색하게 여유로운 포스를 자랑했습니다. 시작부터 강렬한 레드 점프슈트를 입고 리프트를 타며 공중에서 등장했어요. 그리고 12곡의 대표곡을 메들리로 이어 부르며 팝스타로 걸어왔던 역사를 훑었습니다. 리아나는 공연에 앞서 애플뮤직과의 인터뷰에서 "17년의 커리어를 13분으로 요약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 예고한 바 있었는데요. 예고했던 대로 'Only Girl', 'Rude Boy', 'Umbrella', 'Diamonds' 같은 대표곡부터 'All of the Lights', 'Run This Town' 등 피처링 히트곡까지 게스트 없이 혼자 소화했습니다. 'All of the Lights'를 시작할 땐 잠깐 펜티 제품을 사용하다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는데, 이렇게 사업가에서 가수로의 재전환을 보여주는 재치 있는 연출을 넣기도 했어요. 마지막엔 높은 공중에서 터지는 폭죽과 함께 'Diamonds'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뜻밖의 깜짝 뉴스도 있었어요. 리아나가 배를 드러내며 둘째 임신 사실을 자연스럽게 밝힌 겁니다. 공연이 끝나고 밝히길 리아나 본인도 슈퍼볼과 공연 계약을 하고 난 뒤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아직 첫째를 출산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예상하지 못했던 데다, 임신 중에 대형 무대를 소화했다는 사실에 놀라는 반응이 이어졌어요. 한편 슈퍼볼 공연을 시작으로 리아나가 다시 컴백하는 게 아닐까 기대했던 팬들은 조금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멋진 무대를 남겼지만, 이 여운을 간직한 채 리아나의 다음 앨범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 부지런한 락덕 베짱이 ryn🌿

작년 8월, 실리카겔은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의 ‘NO PAIN’을 신곡으로 발표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복종해야만 하는 시간과 감각에서 벗어나, 모두가 자유로이 노래하도록 하는 묘약 같은 곡이에요. 소외됐던 사람들마저도 모두 함께 노래하자는 가사. 뻔하지 않으면서, 묘하게 진부한 느낌을 주며, 동시에 재미있는 곡을 찾는다는 인터뷰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실리카겔에 관심 있으시면 3부작에 걸친 이 인터뷰 시리즈도 아주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떤 생각으로 곡을 쓰고, 고쳐나가는지가 선명하게 보이더라구요. (그러고는 인터뷰 영상 2분 13초, 다리에 쥐가 났다며 화면에서 사라지는 나약한 한주짱...)

제가 이번 라이브 영상에서 찾은 뽀짝 포인트는, 바로 멤버들의 관절(?)입니다. 실리카겔은 멤버들 몸에 스프링이 내장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맛깔나게 리듬을 잘 타기 때문이죠.ㅎㅎ 도대체 어떻게 라이브로 기타를 치면서 저렇게 무대에서 날아다니는 걸까요… 이미 기타 프렛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연습도, 음악도 달인의 경지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무대에서 관객과의 시간을 더 온전히 즐길 수 있겠죠?

실리카겔은 항상 라이브에서 내뿜는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배경에는 음향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무수한 연습이 있다고 느꼈어요. 통통 튀는 관절과 아이디어, 멜로디 라인의 소유자, 실리카겔이었습니다! 라이브 들으러 가기 전에 리듬 타는 연습 미리 하고 가야겠어요.😄

- 스며들기 좋은 서행🍒

이런 와중 작년 ‘NO PAIN’이라는 곡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밴드 실리카겔이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최근 한국대중음악상(KMA)에서 '올해의 노래', '최우수 모던록 노래' 부문 후보에 오르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기도 한데요. 오늘 <떼창속으로>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유명해진 'NO PAIN'을 잠시 제쳐두고, 실리카겔 공연에서 또 다른 떼창곡으로 언급되는 곡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바로 2021년 발매된 ‘Desert Eagle’입니다.

이 노래의 특징이라 한다면 떼창 파트가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화려하고 강렬한 연주 이후 곡을 마무리하는 형태로 떼창을 하게 되는데요. 왠지 가사를 따라 실리카겔이 이끄는 세계로 행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워낙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밴드인 만큼 매력적인 사운드를 잘 뽑아낸다고 생각하는데, 'Desert Eagle'은 락 밴드에게 기대하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잘 충족시켜주는 곡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실리카겔은 작년 여러 페스티벌에서 많은 팬을 끌어모은 바 있습니다. 그들의 에너지를 음원으로만 듣기엔 아무래도 부족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올해 페스티벌을 기다리며, 이들의 라이브를 감상하시는 건 어떨까요? 올해도 페스티벌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힘껏 떼창할 수 있도록 말이죠.🙌

레전드 떼창 무대가 궁금하다면?

• 2022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 2022년 독주극락 연말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