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최근에 날씨가 부쩍 추워진 걸 느끼셨지요? 레터를 쓰고 있는 지금, 제가 있는 곳도 7도네요😷 분명 어제까지는 15도 안팎이었는데, 순식간에 8도가 뚝 떨어졌어요. 주말엔 아침 기온이 영하까지도 내려간다고 하니 다들 외출할 일이 있으시면 꼬옥 따숩게 입고 나가시기로 해요🧥
최근에 비가 오고 나서 길을 걷는데 나무에 매달려 있는 낙엽이 부쩍 적어졌더라고요. 집앞 창문으로 보였던 단풍나무가 이제는 다 진 모습을 보면서 아쉽기도 하고, 정말 겨울이 오는구나 싶었어요. 길거리엔 한다발 쌓인 낙엽들이 흩날리고, 행인들의 옷차림이 부쩍 두꺼워지고, 이불을 덮으면 얼굴은 차가운데 몸은 따뜻한 그 감각. 붕어빵과 찐빵 같은 겨울 간식이 슬슬 끌리는 이 기분. 늦가을 그 자체지요🍁
오늘 솔솔레터가 추천해드릴 콘텐츠는 늦가을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영화에요. 요즘 날씨에 들어맞는 계절감과 감수성을 가진 영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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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둘째주 추천 콘텐츠
추천 종류 : 영화
🎬만추 (2011)  
🕓러닝타임: 1시간 53분
👥장르: 드라마, 로맨스
🇰🇷국가: 한국, 미국, 홍콩
✅감상 가능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대여/구매 가능한 플랫폼: U+모바일tv, Google Play 무비

늦가을. 평소처럼 생활하던 애나에게 갑자기 전화가 걸려와요.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집에 오라는 연락이에요. 애나는 아주 오랜만에 바깥으로 나와요. 7년. 애나가 감옥에 있던 시간이에요. 그리고 이제 애나에겐 3일의 시간이 주어졌어요🕒
시애틀행 버스에 오른 애나의 표정은 생각이 많아 보이기도 하지만, 건조한 얼굴입니다. 그저 버스가 자신을 얼른 시애틀로 데려다주기만을 바라는 사람 같죠. 그때 누군가 급하게 버스를 잡아요. 버스에 탄 남자는 티켓값이 모자라서 곤란해해요. 애나는 눈을 피하지만 남자는 애나에게 다가와 돈을 빌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시계를 애나의 팔목에 채워주고는 말해요. 돈을 갚기 전까지 이 시계를 차고 있으라고, 돈은 시애틀로 가면 갚겠다고 말이죠. 애나는 돈을 안 갚아도 된다고 하지만 남자는 돈을 꼭 갚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돈을 갚겠다는 핑계로 계속 만나려는 꿍꿍이가 있을지도 모르고요. 거의 무표정인 애나와는 달리 남자는 능글맞게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이윽고 영화는 남자가 여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과 한 조직원의 아내와 맺은 관계 때문에 협박 받으며 쫓기는 신세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시애틀에 도착한 애나와 남자는 자신의 목적지로 각기 향해요. 애나는 엄마의 집으로, 남자는 또다른 여자와 만남을 가지기 위해 호텔로. 오랜만에 도착한 애나를 가족들은 모두 반겨주고, 애나의 표정도 처음으로 편안하게 풀립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애나는 엄마의 집을 파는 것에 동의해달라는 요구를 받게 돼요. 설상가상으로 바로 옆집에 사는, 한때 애나가 무척 사랑했으며 남편과의 결혼 생활로부터 함께 도망가려고 계획까지 했던 남자를 마주치고요😔 집에서 나온 애나는 길을 걷다가 쇼윈도우 앞에 멈춰섭니다. 애나가 감옥에선 입을 수 없는 화려한 옷이 진열되어 있어요. 애나는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요. 그렇게 거리로 나온 애나는 전보다 더 자유로워보입니다. 바로 그때 전화가 걸려와요. 애나는 황급히 전화기를 찾습니다. 간신히 전화를 받은 애나는 답합니다. "2537번. 시애틀입니다." 수인번호와 현재 있는 곳을 말한 애나는 꿈에서 깨어난듯 다시 원래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도 지우고 나와요. 그리고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남자를 만납니다.
<만추>는 두 주인공에게 있었던 3일간의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애나는 곧 남자의 이름과 직업을 알게 되고, 레스토랑에서 같이 식사도 하고, 함께 관광객들로 둘러싸인 시애틀의 관광 버스도 타고, 폐업한 놀이동산에서 범퍼카도 타요. 그리고 애나는 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실 내일이면 감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요. 또, 남편을 죽인 살인죄로 감옥에 들어가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털어놓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좋았는데, 애나는 중국어로 이야기를 하고, 한국인인 훈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애나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아는 중국어 "좋네요" "별로네요" 두 가지로만 답해요. 애나의 이야기와 훈의 반응은 일치하지 않기도 하지요. (애나가 상황이 나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할 때도 훈은 "좋네요"라고 답하기도 합니다. 이따금 이야기와 반응이 일치할 때도 있지만요.) 하지만 언어가 달라 이야기가 완전히 전달되진 않아도 두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닿아 있는 것 같아 인상깊었어요🙂 그렇게 애나는 점점 훈에게 마음을 엽니다. 훈도 마찬가지에요. 밤의 시애틀 거리를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은 진심으로 이 만남을 즐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내일이면 애나는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야 하죠. 
저는 몇 년 전에 이 영화를 봤다가 최근에 다시 봤는데, 제가 기억하고 있었던 내용과 다른 부분들이 많아 재미있기도 했어요. 제 기억 속 <만추>는 진지한 영화였는데, 다시 보니 무거운 톤의 영화는 아니더라고요. 종종 지인들에게 "가을엔 <만추>를 보세요!" 하고 추천하곤 했는데, 다 보고 나서는 역시나 가을 영화로 제격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애나가 입고 있는 트렌치코트와 버석해 보이는 애나의 얼굴, 한산한 배경, 멜로 영화라는 점까지도요. 건조해 보이지만 내면엔 분노와 욕망의 부글거림을 참고 있는 애나에게 훈의 존재가 필요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이미 유명한 키스신이 더 애절하게 느껴졌어요. 엔딩씬은 다시 봐도 참 좋았고요! 몇 주 전부터 레터에 소개하고 싶어서 드릉드릉 타이밍을 보고 있던 영화였는데 적절한 시기에 소개해드리는 것 같아 기뻐요😉
최근에 <만추>가 12년만에 극장에서 재개봉했다고 해요! 혹시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고 싶은 구독자님은 영화관에서 관람하셔도 좋을 것 같네요. CGV, 메가박스에서 보실 수 있어요. 상영하는 극장이 한정된 것 같으니 확인해보셔요😎
님, 갑자기 가을에서 겨울로 점프하는 것처럼 날이 추워졌어요. 저는 주말에 겨울 코트를 입고 외출하려고요.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 그 어딘가에 우리는 있나봐요. 언제나 건강을 챙기시길 바라요.
그럼, 우리는 다음주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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