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멘터즈 매거진
ISSUE 006
FIELD NOTES
📝발효 현장 노트
발효학교 3기 김태인 동문은 언젠가 자신만의 양조장을 만드는 꿈을 품고 술을 빚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에도 관심이 참 많은데요. 지난봄, 진달래와 함께한 특별한 추억을 보내왔습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소소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으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진달래, 잘 모르지만 추억해본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던 어린시절’은 나에게는 없다.


어린 시절 진달래라고 생각했던 꽃들은 철쭉인 경우가 많았고, 주변에서 진달래를 찾아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근데 왜 진달래를 생각하면 마치 어린 시절 추억의 일부인냥 아련해지는 것일까? 경험하지 못한 추억을 추억하고 있다. 이참에 진달래랑 진짜 추억 하나 만들어볼까?

발효학교 3기 김태인 씀

@nrukkini

진달래 먹어보고 싶니? 등산복 챙겨라

우리 추억 핑계로 망신 당하지 말아요! 


뒷산 산책하며 진달래 한아름 따다가 화전 부쳐먹는 게 낭만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불법이다! 진달래가 있다고 무턱대고 따면 ‘임산물 불법 채취’로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니 채취하기 전에 진달래가 핀 산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세상에 같은 분홍색은 없다고, 진달래도 밝은 분홍에서 보랏빛 분홍까지 색이 다양하다. 이 차이는 진달래의 천연 색소인 안토시아닌의 함량과 토양, 수분, 일조량 등 자라는 환경(마치 떼루아처럼!)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것은 이 분홍빛 꽃잎이다. 꽃술에는 독성이 있어 반드시 제거한다.

 

수확한 진달래는 먼저 돗자리 위에 넓게 펼쳐 둔다. 미처 꽃에서 탈출하지 못한 벌레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이다. 이후 꽃술과 꽃받침을 제거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하나하나 손질하기 전에 굵은 체에 꽃을 넣고 가볍게 흔들어 보자. 그러면 꽃술이 어느 정도 분리된다. 그래도 남은 것들은 손으로 하나씩 떼어내야 한다. 이쯤 되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진달래로 (왜) 뭘 하려고 했지?'


손질을 마친 진달래는 바람이 잘 드는 그늘에서 천천히 말린다. 직사광선에는 꽃잎의 영양 성분이 손상되고 가변이 일어나 꽃이 가진 풍미가 사라지니 주의할 것!


꽃이 어느 정도 마르면 살청 작업을 하기도 한다. 약하게 달군 팬에 진달래를 올리고 면장갑을 낀 손으로 지그시 눌러주면 살충 효과가 있다. 또한 산화효소의 작용을 줄여 변질을 막고, 비린맛을 줄이면서 향을 더욱 응축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4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충분히 건조하면 보관성이 좋아진다. 


이렇게 말린 진달래는 차, 음식, 술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언젠가 두견주를 빚을 날을 기다리며 고이 보관중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 생화일 때는 한가득처럼 보여도 막상 말리고 나면 손에 한 줌밖에 남지 않는다. 필요한 양을 미리 계산해서 생각보다 넉넉히 수확하는 것이 좋다.

발효의 킥!으로 완성되는 진달래 고추장

콩두리 진달래 고추장 만들기 체험

진달래 꽃을 넣은 고추장이라니!

꽃을 넣어 발효식품을 만들던 조상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예쁜 꽃을 책 사이에 정성스레 눌러 꽃갈피를 만들 듯, 계절을 머금은 꽃을 발효음식에 담아 사계절 내내 즐기는 낭만이라니! 잘 숙성된 음식에서 문득 꽃향이 스칠 때마다 그 계절에 만개했던 꽃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물론 낭만으로만 이어진 음식은 아니다. 진달래에는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쿠마린, 비타민 A와 C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면역력 강화와 피로 회복, 항염 작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제 진달래 고추장을 만들어보자!


정성껏 준비된 고추장 재료를 바라보는데… 생각보다 진달래 양이 너무 적어 보인다.


'진달래가 스쳐가는 고추장인가…?🤔'


그때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하신 듯 콩두리 안인수 대표님께서 새까만 액체가 담긴 비밀의 병 하나를 꺼내신다.


“진달래 양이 너무 적어서 놀랐죠? 이게 진짜입니다.” 


그렇다! 진달래 고추장의 킥은 바로 진달래 효소였다!✨ 발효에 발효를 더하는 발효의 레이어! 대표님께서도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완성했다는 진달래 효소는 흥미롭게도 홍삼 맛이 났다. 정확히는 진달래에 들어 있는 사포닌의 향이었다. 발효를 거치며 미처 몰랐던 진달래의 매력이 드러난 것이다.

 

이제 모든 재료를 섞고, 마지막으로 빛깔 고운 진달래를 곱게 올리며 올 봄의 기억을 함께 저장한다.

*콩두리 진달래 고추장 레시피는 독자 개발한 레시피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콩두리 장만들기 체험]을 추천해드려요!

진달래, 나의 추억이 되어라

진달래 고추장으로 만드는 제육볶음🍳

2주 정도 숙성한 진달래 고추장을 맛보니 매콤 칼칼 달달한 것이 딱!  제육볶음, 떡볶이가 생각이 난다.


그래, 오늘 저녁 메뉴는 제육볶음이다.


요리에 영 소질이 없는 나는 엄마에게 도움을 청했다. 엄마는 진달래 고추장에 직접 담가둔 매실액과 장수캠퍼스에서 만든 코지를 넣어 숙성한 간장까지 더해 제육볶음을 만들어주셨다. 다양한 발효 재료를 쓰니 설탕은 평소의 3분의 1만 넣어도 충분하다고 하셨다. 


완성된 제육볶음은 자극적이지 않은 매콤함과 풍성하면서도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를 이뤘다. 뾰족한 맛 없이 둥글둥글하게 어우러지는 맛. 이것이 발효가 만드는 어울림인가?


엄마와 나는 술을 부르는 맛이라며 백수환동주를 열어 반주로 곁들였다. 좋은 봄날의 저녁이었다. 진달래, 내 맘 속에 저.장.🫶

🌸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번 글에 등장한 진달래 고추장을 만든 전통장류 생산업체의 이름을 맞혀주세요!


💡 힌트: ㅋㄷㄹ


정답을 맞힌 분 중 추첨을 통해 진달래 고추장 만들기 키트를 보내드립니다.

📅 참여 기간: ~ 7월 31일

호미🧤 누루🌕 까망🕶️ 세계🌏 나무🌳 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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