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9일  (No. 609)
내수기업에게 미국-이란 전쟁은 '강 건너 불 구경'일까?

미국과 이란 간의 전운,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뒤흔드는 AI의 파괴적 혁신은 글로벌 수출 기업이나 첨단 테크 기업들만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거시경제의 파도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우리나라의 내수 기업들에게도 이러한 지정학적, 기술적 지각변동은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변수입니다.

내수 시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근시안적인 대응 전략만 고집해서는 '당연히'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거대한 불확실성의 흐름을 읽어내야 하는데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환경 독해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전략 도구가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국내 축산 및 식품가공(양돈 사료, 식육 판매, 도축 등)을 전문으로 하는 내수기업 D사를 예시로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사가 "2026년 말까지 미국-이란 전쟁이 가져올 글로벌 원자재 위기와 국내 거시경제 침체 속에서, 우리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최적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로 설정했다고 가정하죠. (경영일기 구독자분의 이 주제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요청하셨습니다.)

AI를 활용하여 수많은 환경 변수들 중에 가장 영향도가 크고 가장 불확실한 변수 2개를 찾아보니 '글로벌 사료 곡물 가격(안정 vs. 폭등)'과 '국내 소비자 심리(낙관 vs. 비관)'이라는 결과에 이르렀습니다. 이 두 변수로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가 도출됩니다.

첫째, '풍요로운 황금 돼지' 시나리오입니다. 전쟁 위기가 조기 평정되어 곡물 수급이 안정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걷혀 국내 소비 심리도 회복되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입니다.

둘째, '모래 바람 속의 돼지' 시나리오입니다. 곡물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국내 거시경제의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철저히 가성비 중심의 소비로 돌아서는 상황이죠.


셋째, '굶주린 멧돼지' 시나리오입니다. 해협 봉쇄 등으로 글로벌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폭등하지만, 다행히 국내 소비 심리는 꺾이지 않아 판가 인상이 어느 정도 수용되는 상황입니다.
넷째, '디지털 빙하기의 돼지' 시나리오입니다. 곡물가 폭등으로 사료 수급이 마비되고, 국내 소비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어 기존의 생육 판매 방식으로는 사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이죠.

제가 D사의 CEO라면 4개의 시나리오에 맞춰 이렇게 대응 전략을 준비할 겁니다(D사의 내부 사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상상에 의해 도출한 전략입니다).

'풍요로운 황금 돼지' 시나리오에서는 무항생제 등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고 자사몰(D2C) 중심의 판매로 이익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반면 '모래 바람 속의 돼지' 상황에서는 대형 양판점 중심의 박리다매 전략과 철저한 에너지 효율화로 캐시카우를 방어하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하죠.

'굶주린 멧돼지' 시나리오가 닥치면 브라질 등으로 원재료 소싱 국가를 다변화하고 초고효율 사료를 개발하여 원가 폭등을 방어해야 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디지털 빙하기의 돼지' 시나리오에서는 기존의 생육 중심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축소하고, 식물성 대체 단백질 개발에 사활을 걸며 B2G(군납, 공공 급식) 시장으로 피신하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합니다.

물론,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더라도 반드시 실행해야 할 공통 전략이 있는데요,  지정학적 리스크에 상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원자재 헤지(Hedge)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데이터 기반의 운영 계획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정사실로 다가온 고유가와 소비 침체 트렌드에 대응하려면 태양광 설비를 확충하여 에너지를 자체 조달하고, 고기가 아닌 육류 부산물을 활용한 저가형 간편식(HMR) 라인업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두는 게 좋을 겁니다.

"우리는 내수 기업이니까 나라 밖 사정은 잘 몰라도 돼" 혹은 "중동 전쟁이 우리나라에서 돼지고기 파는 데 무슨 큰 영향이 있겠어?"라고 안일하게 치부해 버린다면, 다가오는 거대한 위기의 해일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내수 기업일수록 보이지 않는 글로벌 공급망의 나비효과를 경계하고 환경의 급변에 기민하게 대응할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경영자의 직관이나 막연한 희망이 아닌, 첨단 AI의 도움을 받아 방대한 환경 데이터를 분석하고 항상 깨어있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수행하는 것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내수 기업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끝)


[비대면 강좌]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4기

많은 분들의 요청에 따라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3기를 개설합니다. 일자는 11월 15일/22일입니다. 정원이 8명이라 빨리 마감되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chatGPT 등 AI 도구를 활용하면 그간 '좋은 건 알지만 어려워서 못했던' 시나리오 플래닝을 아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AI에게 '적확한' 질문을 던질 줄만 안다면, 2~4개월 걸리던 시나리오 플래닝을 단 몇 시간만에 완료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수강 신청하기' 버튼을 클릭하세요.

[기업 교육 계획서]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이번에 추가 개설한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과정은 수강정원이 초과되어 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여러분의 조직에 방문해 내부 직원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강의를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의 버튼을 클릭하면 '교육계획서'를 다운 받으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모두 읽기
지금까지 발행된 경영일기를 몰아보시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놓치신 글들을 모두 읽으실 수 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구독하라고 많이 소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