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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초보가 시골 텃세 극복하는 5가지 실전팁

글 : 김용전 / 작가, <직장신공> 저자 

귀농 선배라고 나를 찾아오는 후배(?)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아래의 질문이 가장 많다. 

'선배, 대체 어떻게 텃세를 극복하신거죠?'

그럴 때마다 나는 다섯가지를 이야기해 준다. 


첫째는 나를 먼저 돌아보라고 이야기한다.

무슨 뜻인고 하니 은퇴 후 귀촌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시에서 직장 생활이나 사업을 오래 한 사람이 많다는 뜻인데, 그 말은 현지인들이 오히려 역 텃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풀어서 말하면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일수록 세상 돌아가는 이치나 소식이나 기술 면에서 시골 사람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고 느껴서 본인도 모르게 ‘왜들 이렇게 사시나?’ 하는 뉘앙스를 풀풀 풍긴다는 뜻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대부분 시골 사람을 나보다 아는 게 적다고 우습게 여기는 건데 시골에서 사는 데는 그렇게 많은 최신 정보와 지식, 기술이 필요치 않다.

좀 더 리얼하게 말하면 귀촌인들의 사고방식은 도시적인데 시골로 와서도 그 관점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부딪친다는 것이다. 시골로 왔으면 당연히 ‘시골 초보’이기 때문에 시골 사람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시골 사람한테서 배우려 하는 게 맞다. 물론 그런 겸손한 자세를 지녀도 텃세는 있지만, 한결 강도가 덜하고 기간이 짧아진다. 

둘째는 직장에서 이직했을 때처럼 하라고 권한다.

현직에 있을 때 이직하면 어떤가? 어김없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느라 텃세를 느끼는데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큰 형님’을 잡는 것이다. 즉 새로 일하게 된 동료 선후배와 일일이 친해지려 하지 말고 그 조직에서 큰 형님 역할을 하는 사람과 먼저 친해진 뒤에 그가 나를 조직에 알리도록 하면 되는데 시골도 마찬가지이다.

이때의 큰 형님은 지위가 높은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지위가 없어도 후배나 동료들이 ‘인간적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인물과 속내를 트고 지내게 되면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이 나서서 흑기사 노릇을 해주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내가 내 입으로 ‘내가 이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면 건방져 보이지만 그가 그의 입으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면 ‘아 그래요’ 라고 쉽게들 수긍한다. 


셋째는 동네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려면 ‘이거저거 다 빼고 인사를 잘 하라’고 알려 준다.

물론 떡을 돌리기도 하고 이웃을 열심히 방문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은 인사다. 이때의 인사는 윗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나보다 어린 사람이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사하되,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하는 것이다.

내 경우는 남녀노소 불문이 아니라 지나가는 차에다 대고도 무조건 인사를 했다. 요즘 차들은 대부분 창에 선팅이 되어 있어서 누가 탔는지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1년 정도 무조건 인사를 했다. 그러자 차츰 동네에 ‘예의 바른 좋은 사람’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넷째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생각하라고 이야기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디를 가나 대부분 시골에는 ‘가(家)’가 있다. 친척으로 엮이든 일하는 관계로 엮이든 서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소위 ‘캬퓨렛家와 몬테규家’가 있다는 건데 이를 조심해야 한다.

방법은 황희정승처럼 하면 된다. 이 家에서 저 家를 비난하면 ‘아, 그렇습니까’ 하고 저 家에서 이 家를 비난해도 ‘아 그렇습니까’ 하면서 어느 한 편에 기울지 말며 절대로 들은 말을 옮기면 안 된다. 그러면 兩家(양가)로부터 ‘신중하고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게 된다.

마지막 다섯째는 시골의 서열은 대부분 나이로 결정된다는 점을 알라고 권한다.
그가 왕년에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자리에 있었든 말든 나이가 위면 형님이고 나이가 밑이면 동생이다. 따라서 귀촌자가 특히 주의할 점은 ‘객지 벗 10년’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객지에서 만난 사람은 나이 차가 10년이어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건데 귀촌하면 그곳이 객지가 아니라 고향이 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필자도 두 살 차이인 사람과 소위 트고 지내자고 친구가 되었는데 그 1년 선배인 사람이 나를 형님이라고 부르다보니 셋이 만나면 나와는 친구로 맞먹으면서 그 아우한테는 형님 대우를 해서 서로 어색한 일이 많았다. 그래서 나이를 기준으로 위면 형님, 아래면 아우, 동갑이면 친구로 기준을 세우는 게 좋은데 이때도 주의할 게 있다.
동갑일 경우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 하기 전에는 함부로 말을 트지 말라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동갑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말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말을 놓으면 상대의 수준으로 끌려갈 위험성이 높다. 내 경우 서로 존대할 때는 선을 지키던 친구가 말을 놓은 뒤부터는 한잔하기만 하면 ‘놀구 있네. 야 웃기지 마라, 이 새끼야’라고 떠들어 대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반말은 서로에게 파탈(擺脫)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비를 제공하기도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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