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이 당신에게 보내는 첫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가을에 접어들면서 날이 제법 시원해졌습니다. 하늘이 높아지고 파란 가운데 구름이 자리한 것을 보며 벌써 일년의 절반이 지나갔음을 실감합니다.

저는 가을의 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밤산책을 좋아합니다. 세계의 온갖 흥미로운 것들을 처음 마주한다는 듯이 냄새를 맡고, 친구들과 만남의 광장을 펼치는 귀여운 강아지들을 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 짓고, 마음속 깊이 생각하는 이들을 떠올리곤 해요.

작가님들을 처음 만난 건 올해 칠월이었습니다. 일주일마다 한 번씩 뵌 것이니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지만 우리 모두는 작가님들과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했고, 계속해서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았습니다. 별안간 저녁에 좋은 글을 읽었다며 같이 보았으면 하시는 애정어린 마음과 글을 문자로 보내주시고, 시시콜콜한 이야기, 자녀분들에게도 쉽사리 얘기못할 마음 속 깊은 이야기들을 저희에게 털어놓아 주십니다. 최근 내가 한창 삶의 굴곡 중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힘들 때 작가님이 글을 쓰시며 말한 "슬픔은 세월이 지나면 잊혀져."란 말에 저는 어쩐지 이 슬픔을 이겨낼 수 있으리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 괜찮아지겠구나. 저희들은 이렇게 때로는 서로를 존경하고, 서로에게 위로를 얻었습니다.

계절이 한 차례 지나면서 우리가 가까워짐을 느낍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비록 짧은 한두달 남짓의 기간이겠지만, 작가님들과의 마음의 거리를 성큼 줄여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그러다 언젠가 선선한 가을밤 서울 어디선가 골똘히 종이 위로 시를 쓰시는 작가님들 세 분, 나아가 느즈막이 글을 배우는 모든 할머님들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살아남기도 힘든 팍팍한 현대 사회에서 타인을 생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타인의 내밀한 삶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요.

하지만 무르익은 나이에 지역 복지관에서 열심히 글을 배우시는 할머님들의 삶은 어디에서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누구도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하지 않은 이유겠지요. 당신의 느즈막 필진들은 담담히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당신도 모르게 이들의 세계에 발을 담가버리고, 가끔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같은 세상을 공유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감각을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한 구석에서 가장 조용히 흘러가던 문해학습자 할머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에디터 강파덕🍃



나는 김고은입니다.
나는 늦깎이 작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취미는 먹고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산도 좋아하지만,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도전적이고. 두려움이 별로 없는
여장부 스타일이죠.
내가 꼭 하고자 하는 일은 성공을 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편이랍니다.
알고 보면 사랑도 많은
따뜻한 인성을 가진 중년에 머물고 있지요!

나는 강북구 구세군에 이룸학교
77세의 2학년 학생입니다.
당신의 느즈막이란 이 배움에서
열심히 노력합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가장 친한 친구를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문득 내가 이 친구랑 어떻게 친해지게 됐는지, 하고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은희 작가님과 이은미 작가님은 함께 학교에 다니는 같은 반 친구입니다. 작가님들의 첫 등교날, 첫 만남은 어땠을까요? 서로에게 편지를 써 보며 그 첫 만남의 순간으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이은미 언니께

이룸학교에 처음 등교하는 날 은미언니에 밝은 모습이 떠오른다.
다른이들보다 왠지 더 친절하게 다가와 주셨다.
어디 살아요. 미아리고개요. 거긴 그럼 152번 버스 다니죠? 네. 한번에 복지관 올 수 있어요!
갈 때 타고 가는 길 함께 일러주시던 은미언니 모습이 떠오릅니다.
마음이 어찌나 고우시던지 제가 첫눈에 언니 좋아하게 되었지요. 하하하
학교에서도 늘 친동생처럼 가방도 챙겨주시고, 집에 갈 때도 몇 정거장 동행해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요!
공부 이야기가 제일 화제이지만요.
서로 모른것을 알려주시기도 한답니다
은미언니 우리 변함없이 고등학교까지 함께 해요.
고맙고 사랑합니다.
고우신 마음 존경합니다 건강 잘 지키세요!

은희가……
에디터 쫘니🌼의 말
은미 작가님의 편지에서 우리 모두 겪었던 오래된 첫 등교날이 떠오릅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유독 친절하게 다가와 준 한 아이와 친구가 되고, 함께 수업을 듣고, 하교를 하고 그렇게 10년 20년이 우정이 이어져 이제는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우정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하는 즐거움, 감사와 사랑, 존경과 어우러져 우정에 담깁니다. 10년의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작가님들의 우정과 그 첫 시작이 눈에 그려집니다. 함께 공부하는 은미언니에 대한 은희 작가님의 소중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편지였습니다.



이룸 학교에서 만난 은희 동생

내 성질은 내성적이라서 
사람들을 잘 못 사귀는데 
은희 동생은 처음부터 붙힘성 있게 
웃는 얼굴로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
나이가 60대 나는 70대 후반.
그래서 공부도 잘하며 
나한테 많은 도움을 주어 고맙고
부러웁고
보기가 참으로 좋다
변함없는 사이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
늘 건강하게 잘 지내고 싶다

은미가
에디터 멋쟁이의 말💐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검정치마 - antifreeze)

어른이 되어갈 수록 진정한 친구는 찾기 어렵다고 하죠. 인생은 혼자라는 말이 점점 마음에 와닿게 될 때. 광활한 우주 속에서 나는 혼자라고 느껴질 때. 우리는 가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소중한 인연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이룸학교 첫 등교날, 각자의 길을 걸어 오시던 두 작가님이 느즈막이 배움이라는 교차로에서 만났습니다.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두 분은 서로에게 곁을 선뜻 내어 주셨습니다. 수줍음 많으신 은미 작가님께서 먼저 다가가실 수 있었던 것은 은희 작가님의 밝게 웃는 얼굴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고, 은희 작가님이 밝게 웃어주실 수 있었던 건 은미 작가님이 먼저 내밀어 준 손 때문이었겠죠. 어쩌면 인생은 혼자라는 말은 틀렸을지도 몰라요. 은미 작가님의 바람처럼 두 분이 변함없는 사이로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인 A씨는,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어 뒤늦게 늦깎이 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몇몇은 응원해주고, 몇몇은 아이들 키우면서 동시에 공부를 하는 것이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말들을 건넵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느 면을 보아도 힘든 것이 맞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늦둥이 주부에게

나는 무조건 장하다고 잘한다고
응원 합니다.
힘든 결정 다른 사람들 말 시선
신경쓰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밀고 나가시길……
나도 늦은 나이에 중학교에 와서
공부하는데 알송 달송
금방 배운 것도 잊어 버리고
그래도 내 첫 마음으로 열심히 배웁니다
에디터 쫘니🌼의 말 
“잘하고 있어” 라는 말이 듣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내린 이 선택이 맞는지, 이 길이 맞는지 묻고 또 되묻는 날들이 있습니다. 누구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 우리의 삶이기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런 늦둥이들을 느즈막한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작가님들이 응원합니다. 처음이기 때문에 알쏭달쏭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늦게 배우기 때문에 배운 것들을 금방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첫 마음,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던 순간의 설렘을 기억하며 열심히 배우기로 약속해주세요. 끝없는 비교 속에 세상과 다른 늦둥이의 삶을 살아 가기도 하겠지만, 작가님들께서 그러하셨듯 우리도 잘 해낼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편지를 주제로 함께 글을 써 보기로 한 날, 김고은 작가님께서는 한참 고민하시더니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해 편지를 쓰신다며 펜을 드셨습니다. 독자들을 손주처럼 생각하고 편지를 한 자 한 자 써내려가신 김고은 작가님의 마음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작가님의 진심이 여러분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라요.


사랑하는 손주들에게

너니들은 좋은 시대해 태어 났으니 마음껏 펼처서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어 

할머니가 너무 손주들 욕심히 많은 것지 몰르겠다만 뭐더지 배워 놓면 좋은 점이 있을거야 

할머니는 배우고 싶은 게 너무도 많았지만 배울 수가 없었단다 

왜야고 물어보고 십지

할머니가 말해도 이해가 되지 않을거야 지금하고는 달아도 너무 다르니까

그때는 먹을 것도 적지만 돈도 없었단다 
그때는 곡식이 돈이였고 가축 기려파라야만(길러 팔아야만) 돈이 생겼거던 그래 받자(그래봤자) 얼마가 되견야

그렇이 돈도 없고 식량도 모자르니 알탕 갈탕 사는 시대였단다

그런 시대에 살아 온 할머니는 너니들에게 해줄 말은 이 좋은 시대에 태여났으니 열심히 배워서 먼진 인생을 보람 있게 살았으면 좋겠어 

부탁해

사랑하는 손주들아

할머니가

2021년 9월 15일

에디터 피글렛🍑, 쫘니🌼의 말

우린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어쩌면 배우고 싶지 않은 것까지 배워야하는 게 당연해진 사회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 순간을 진실된 설렘과 열의가 가득 찬 배움으로 살아나가는 것, 배움의 길이 어디든 열려있고 길어진 이 시대를 최대한 누리는 것.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당연하다 생각하며 놓치고 있던 것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들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배움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 배움을 꿈꿨던 작가님께서는 손주들뿐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애정 어린 부탁을 건네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마음으로 여러분이 근사한 삶을 살길 바라는 김고은 작가님의 편지였습니다.  



멋쟁이💐: 은희 작가님 글에 진심이 가득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처음 만났을 때 대화까지 기억하시는 걸 보면 소중한 인연이었나봐요.

은희 작가님💖: 내가 사회에서 언니들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내 가게가 참새 방앗간이었어. 누가 오면 서슴없이 수저 내어주고, 같이 밥 먹고. (동네) 언니들이 당신들 반찬 다 못먹으니까 가져오고. 내가 한밥도 했었거든요.

쫘니🌼: 한밥이 뭐예요?

은희 작가님💖: 함께 모여 먹는 밥. 그래서 한밥이지~ 그래서 밑반찬이 많이 남아요. 그럼 혼자 있는 이들 다 나눠주고. 그 분들도 소문을 듣고 밑반찬도 가져오고. 동생부터 언니들까지, 하다못해 꼬맹이들까지.

멋쟁이💐: '늘 친동생처럼 가방도 챙겨주시고~' 이 부분은 어떤 이야기예요?

은희 작가님💖: 감동적인 게 뭐냐면, 내가 이룸학교 끝나고 가방을 놔둔 채로 화장실에 가요. 그러면 (은미 언니가) 늘 가방을 쇼파에 갖다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은미 작가님💛: 에이 뭘 늘이야. 몇 번 밖에 안 그랬는데.

은희 작가님💖: 그리고 언니가 엘리베이터 타고 먼저 내려가면, '먼저 가셨나보다' 하는데, 나가면 밖에서 기다리고 계셔. 너무 고마운거야, 그게. 

은희 작가님💖또 너무 고마운 게 뭐냐면 내가 처음에 여기(복지관) 찾아오는 거 엄청 헤맸어요. 낯선 길이니까 헤매고 온거야. 근데 (첫날에) 은미 언니가 다가오면서 "어디살아요?"한거야. 내가 "미아리고개 살아요," 하니까 "152번 타면 한 번에 오는데"하면서 내가 갈 때 타고 가는 법 알려주겠다고 하시는거야. 그래서 지금은 한 번에 다니고 있잖아. 어찌나 고맙던지. 지금도 그러고.

쫘니🌼: 은미 작가님은 은희 작가님이랑 처음 만났을 때 어떠셨어요?

은미 작가님💛 : 사람을 만나면 처음부터 웃으면서 말하는 사람 있고 무뚝뚝하게 말하는 사람 있잖아요. 나는 무뚝뚝하게 말하는 사람은 별로 안 좋아해요. 그런데 은희는 붙임성 있게 웃으면서. 그게 좋았고 반장 역할도 다 해요. 나는 내성적이라 사람 잘 못 사귀고 잘 안 나서는데. 은희는 참 잘 해요.

은희 작가님💖: 언니는 참 영혼이 맑고 순수하신 사람이예요.






작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의 이십대 대학생입니다. 저는 무더운 여름이 식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이맘때 가을을 가장 좋아해요. 그 이유 중 하나가, 실은 가을의 언젠가 제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과 함께한 날들이 여전히 저에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때 그와 함께 했던 한 철이 몇 년이 지나도 가을만 되면 불쑥불쑥 찾아오는데.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단 사실을 알면서도 그때 그 시절이 종종 그리워지곤 합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끔은 서글프고, 가끔은 울적하고, 가끔은 행복합니다. 앞으로 제가 마주할 날들 속 무수한 사람들, 또 이들과 함께할 행복한 순간들이 찾아올 것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행복했던 과거를 자꾸만 반추하는 것 같아요. 과거에 얽매여서 그때의 시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고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요. 작가님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요? 

은희 작가님💖세월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괜찮아져. 그런데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고, 그것이 자그맣게 추억으로 우리 마음 안에는 마음의 방이 여러개가 있거든. 그 작은 방 안에 작게 하나 남아 있는 거지. 영원히 없어지지는 않아. 문득문득 생각나. 색깔도 무지개가 처음에는 진하다가 점점 옅어지잖아. 마음도 똑같아. 

멋쟁이💐: 잊지 못하더라도 과거에 머무르는 건 아닌거죠?

은희 작가님💖: 머무르는건 아니예요. 현재 내가 살고 있으면서 앞으로 나가는 진행형이잖아.
 
은미 작가님💛: 시간이 약이야. 시간이 약. 세월이 약이니까는 지나가다 보면은 점점 그 마음이 옅어지고 가슴 속 한구석에는 있겠지만은 다른 사람을 만남으로써 가슴 속에 묻어두고 지내면 좋은 날이 온다고.  (💐: 완전히 잊어버릴 순 없고...) 완전히 없어지진 않아. 내가 좋아한 사람이면 잊혀지지는 않지...

은희 작가님💖: 걱정하지 마라. 염려하지 마라. 밝은 미래는 있어요! 앞으로에는 더 좋은 선물이 기다리고 있단다. 희망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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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ould happen if one woman told the truth about her life? 
The world would split open.” 

한 여자가 자기 삶에 대해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뮤리엘 루카이저, <케테 콜비츠> 중 

한글을 배우며, 그리고 당신의 느즈막을 통해 글을 쓰고 말하며 중노년의 여성 문해 학습자들은 목소리를 냅니다. 나와 다른 세대의 여성이 어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디어는 나이 든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나의 미래를 그리는 것이 어려워지는 까닭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물론 나와 다른 시간성 속에 살아온 이들이니 나는 아마도 그들과 다른 중노년을 보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든 여성의 삶이 어떠할 수 있는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여전히 친구를 만들고 열정을 갖고 무언가를 해간다는 것을 알 때 나이듦이 덜 두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시대를 살아온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또한 여성들의 역사를 되짚어가는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역사가 필요하다고 말하지요. 우리의 역사를 세우는 것은 나와 다른 시간성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느즈막 김고은 작가는 올해의 목표로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글로 표현해 세상에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이지만 어떤 문학적 표현들은 우리의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지난한 삶에서 묻어나오는 어떤 통찰은 독자의 마음에 파동을 그립니다. 그들이 직접 쓴 글과 인터뷰를 읽으며 이들의 다른 가능성을 짐작해보게 됩니다. 이들에게 좀 더 많은 삶의 선택지가 주어졌다면, 삶의 진실을 말할 기회가 더 빨리 주어졌다면 정말 세상이 터져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


 투고자. 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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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느즈막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잘 읽으셨나요?
독자의 이야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작가님들께
여러분도 마음을 담아 답장을 보내 주세요.
한 줄, 두 줄, 분량이 적어도,
어떤 말이어도 괜찮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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