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MZ 너... 뭐...돼?🤨

2023년 9월 4일 월요일 🌤️

#14

MZ 너... 뭐...돼?🤨

꾀병을 부리고 싶지만 부릴 연차가 없는 월요일입니다.

주말동안 주술회전을 정주행하겠다는 대찬 다짐을 안고 마감을 했지만, 아직까지 1기에 머물러 있다는 슬픈 근황입니다. (어제 TV를 고쳤으니 이번주엔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일찍 자고 싶은 마음을 관두고 노트북 앞에서 글을 쓰고 있고요.

몸이 천근만근 무겁지만 오늘도 오늘을 살아야죠. 개강한 대학생들도 웃음기가 사라졌을겁니다. 하지만 말하고 보니 왜인지 배가 더 아픈 기분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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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원이 신입으로 들어오면 꼭 하는 말이 있다. "역시 MZ세대구나?"라는 말. 사실 그 말을 하는 본인들도 밀레니얼에 속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젊은이와 꼰대를 가르며 깔깔대는 회사의 문화는 신입으로서 그냥 웃어넘겨야 할 뿐이다. 나도 들어본 적 있다. 야근이 예정되어 있는 직원들을 두고 6시 정각에 퇴근하던 날 말이다. (하지만 어차피 신입이 참여할 수 없는 업무였기에 싸늘하게 퇴근을 했다는.)

이어폰을 끼며 일을 하고, 무언가 일을 지시하면 "네? 제가요?"를 연발하는 우리 세대는 조롱받는 엠즤-MZ다. (엠제트라고 부르면 늙은이라고 놀림받는다.) 요즘 애들은 진짜 자기 밖에 몰라. 다 개인주의야. 라는 평가를 들으며 사는 MZ로서 '이기적인 요즘 애들'이라는 말은 솔직히 조금 억울하다. 그렇다고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님이 꼰대인겁니다! 라고 손가락질 하기에는 무언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개인과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회적인 세대론인 것이다.

우리 세대는 대학을 가지 않는 것보다 대학은 가는 일이 당연하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공부를 계속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며, 낮에는 일하고 야간에는 학위를 딴다. 좋은 직업을 가져야할 뿐만 아니라 운동과 식이요법, 트렌드에 맞는 패션과 미용, 적절한 취미까지 끊임없이 자기관리에 시달리며, 그 모든 개성을 SNS를 통해 마케팅 해야하는 시대다.

『요즘 애들』의 저자 앤 헬렌 피터슨은 말그대로 '요즘 애들이 왜 요즘 애들이 되었는가'에 대해 사회학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동시에 '요즘 애들'을 공감하고 '요즘 애들'을 만들어낸 시스템을 비판한다. 『요즘 애들』 의 부제는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이다. 제목 그대로다. 대학에 가지 않으면 안되고, 학위가 있어야 안정적인 직업을 얻을 수 있으며, 가까스로 취업해 일을 시작하더라도 들어온 월급을 보며 한탄하는 세대.

저자는 미국의 밀레니얼들이 살아온 삶의 사례들을 제시하며 '왜 밀레니얼이 이렇게 자랐는가' 고찰한다. 앞선 베이비부머 세대는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태어난 세대다. 그들은 그들부터가 교육을 통한 안정적 직업을 가져야 미래의 아이와 가정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신의 아이가 교육을 통해 남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중산층을 유지하길 바랐다.

이러한 부모와 가정환경, 사회적 불안감은 '중산계층에 진입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성장기 때부터 심어주었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가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여겼다. (이민자, 이혼, 인종 등의 문제도 얽혀있지만 결과적으로 '학위'가 삶을 보장해준다고 믿는데서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쉬지 않고 공부했고, 스펙을 쌓았고, 일했지만 남은건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서 갚아야하는 학자금 대출이다.

아이비리그에 집착하는 미국과 다를 바 없이 한국의 상황도 심각하다. 어린 초등학생들을 '학원 뺑뺑이' 돌린다는 말이 십 년 전부터(어쩌면 그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엔 코딩이 유행하니 코딩 학원도 보낸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우리도 밀레니얼로서 쉬지 않고 앞만 보며 살아왔지만 살아 보니 그 결과는 어떤가. 박사과정을 마치고도 강사에서 교수직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몇 번의 면접과 테스트를 거치고 들어간 대기업 인턴은 정규직 전환의 가능성이 없다.

MZ의 삶은 기성세대가 보는 것처럼 화려하지 않다. 물가는 상승하고 있고, 월급은 오르지 않는다. 현재의 생활 수준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려면 결혼과 연애는 당연히 리스크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은 과시욕을 부추기고, 인기에 편입하기 위해(혹시라도 하루아침에 알고리즘이 이뤄룰 지도 모르는 '인플루언서'라는 계급 상승을 위해.) 여가도 없이 꾸미는 일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동시에 누구보다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 떠도는 온갖 자기계발법을 실천하며 방황한다.

우리는 오로지 에너지와 열정을 소비하는 데에 몰두한 채 살아간다. 소모하는 일을 채우는 것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 운동을 하고, 음악을 듣고, 유튜브라도 틀어놓는게 현실이다. 그 뒤엔 완전히 지쳐 '번아웃'된 내가 있을 뿐이다.

시간절약! 코너는 사실 시간낭비돈낭비(그러나 행복한) 코너입니다.

그날의 맛, 그날의 음악, 그날의 밈 등 사사로운 소비생활을 소개합니다.

🔖청기와타운 홍대점

지난 주말, 가족 외식으로 '청기와타운'에 다녀왔습니다.

레트로 컨셉의 소갈비집인데요. 굉장히 '요즘'스러운 브랜딩과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원이 전부 구워주고 서비스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온가족이 즐길 수 있다'는게 모토인데요.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술집같은 느낌도 나고, 밑반찬도 꽤 세련되게 나옵니다. 페어링 와인도 많이 팔고요.

갈비도 맛있고 후식으로 먹은 무생채 볶음밥도 맛있었지만, 어딘가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네요. 뭐 제 돈으로 먹은건 아니었으니까 괜찮습니다. 혹시나 조금 가격대가 있지만 괜찮은 갈비집을 찾고 있다! 한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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