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 아님) 오락영화의 끝판왕, 최동훈 감독 편
안녕하세요, 님의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
감독 특집 세 번째 편, 천만 영화 하면 떠오르는 오락영화계의 끝판왕... 최동훈 감독 편으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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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감독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저격 아님) |
이번 주, 디핑 에디터에게 문자가 하나 왔어요. |
"믿고 더블로 가!" 라는, 밈을 활용한 광고 문구...
평소 같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통신사 광고 메시지...
그렇지만 이번 주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 문구가, 오늘 소스의 주제인 최동훈 감독의 대표작에서 나온 대사거든요. 영화 <타짜> 속 명대사 "묻고 더블로 가!". 기억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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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 싸움(?)을 한번 걸어볼게요. 대한민국에서 누가 제일 영화를 잘 만들까요?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 등등 여러 감독들이 거론될 것 같은데요. 살벌해지기 전에 주제를 바꾸어 보겠습니다. 🥶
🍟: 대한민국에서 누가 제일 가는 흥행감독일까요?
🥰: 그거라면 당연히, 최동훈 감독이죠! |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 최동훈 감독의 대표작들인데요. 이 중 한 편도 보지 않은 디핑러는 아마 없을 거예요. 아니,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라인업. 이 작품들은 모두 합쳐 도합 4천만이 넘는 어마무시한 관객을 모았답니다.
우리나라 영화의 흥행 기준은 어느순간 천만 관객 달성으로 자리잡았어요. 현재까지, 천만을 넘긴 영화는 총 19편입니다(국내영화 한정). 심지어 관객수로 1짱을 먹어보겠어!!!👊 한다면 1,800만 관객은 넘겨주어야 하는 시대(!). 그 중 천만 영화를 두 편이상 만든 감독은 봉준호(<괴물>, <기생충>), 최동훈(<도둑들>, <암살>), 김용화(<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 세 감독이 있습니다. 대중성을 따진다면, 여전히 회자되는 장면'들'을 만들어 낸 최동훈 감독이 압승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이야기 해봐요. (재미로 꼽아본 순위일 뿐 누가 더 잘났다는 글이 아니니 오해 말아요🙏) |
관객수 1위? 수입 1위? 💡 명량 vs 극한직업, 누가 더 잘 나갔는지 궁금하다면...
🍟 <명량> 편: 독과점이 먼저냐, 흥행이 먼저냐 👉클릭! |
그렇다면 최동훈 감독은 어떻게 '대중'을 사로잡는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걸까요? 숨겨진 공식이 있지 않을까? 그에 답을 찾기 앞서... 최동훈 감독 작품의 특징을 한번 살펴볼게요. 총 세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요. 바로 케이퍼 무비, 확고한 캐릭터, 맛깔난 대사입니다. 오케이, 근데 케이퍼 무비가 뭔데 🤔❓ |
케이퍼 무비란, 범죄영화의 하위장르로서 보통 무언가를 훔치고 쫓기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 장르를 말해요.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에서부터 비교적 최근작인 <암살>에 이어지기까지, 범죄 사건과 그에 엮인 사람들, 그리고 이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스토리가 구성되고는 하죠. 추격씬과 총격씬 등, 관객들이 즐길 오락 요소도 들어있고요. <암살>은 이전작들과 달리 무거운 분위기를 가졌지만 큰 틀은 크게 다르진 않아요. |
영화 <타짜> 스틸컷 속 정마담(김혜수 분) /네이버영화 |
영화 <도둑들> 캐릭터 설명 이미지 /네이버영화 |
보통 영화를 보고 난 후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생생히 기억나진 않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감독이 바로 최동훈이죠. <타짜>의 정 마담, 짝귀, 아귀... <암살>에서 하와이 피스톨, <도둑들>에선 예니콜, 마카오 박, 씹던 껌 등등. 잘못하면 오글거릴 수 있는 설정들을 맛깔나게 만들어서, 하나하나의 캐릭터들을 관객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말한 대사는 대부분 유행어가 되었죠. 그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줄곧 따라 할 정도로요! |
유튜브에서 영화 <타짜>를 검색하면 나오는 일부 영상들 |
버거킹 광고 영상 (묻고 더블로 가! CF 2편) |
<타짜>는 개봉한지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자주 회자되는 명작 중 명작이죠. 영화 속 명대사 중 그 유명한 곽철용의(이 캐릭터가 무슨 역할이었는지는 가물가물한데도 이름 석 자는 정확히 기억납니다😅) "묻고 더블로 가!"의 경우, 2019년에 다시 유행하며 각종 광고를 휩쓸었고요. 유튜브에는 <타짜>의 거의 모든 장면이 명장면 명대사 클립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실정. 혹시라도 뒤늦게 영화를 보게 될 디핑러가 계신다면, '어 이 장면 본것 같은데...?' 소리가 절로 나올 거예요. 😂 사실 영화 유튜브들의 대다수는 불법 요약본처럼 되어, 작품의 내용이 대다수 유출되고는 하는 부정적 측면도 강한데요. 최동훈 감독 작품의 경우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영화 전체를 명장면으로 인정했기에 그만큼 영상도 많이 올라온 경우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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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비법이 뭔데? 20편이 넘는 인터뷰를 읽은 디핑🍟이,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처절하게 읽고 쓰고 고쳐라! 그리고 정면돌파 해라!"
✔ 1단계, 많이 읽어라
최동훈 감독은 자타공인 소설광입니다.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 책을 못 읽어서 고통스럽다는 발언을 할 정도인데요. 학창 시절부터 교과서 밑에 책을 숨겨두고 몰래 읽곤 했대요. 유쾌한 한국식 초능력 히어로물을 그려낸 영화 <전우치>도 '삼국유사'와 같은 한국 고전들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워 온 것이라고. 그런 덕심의 연장선상인지 대학도 국문학과를 나왔습니다. 한국일보의 기획기사 시리즈 [무슨 책 읽어?]에 참여해 학창시절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인터뷰 전문이 궁금하다면 클릭! '보물섬', '삼총사'와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특히 재미나게 읽었다고 하네요. 완전 납득가는 취향 아닌가요... 😆
✔ 2단계, 고치고 또 고쳐라
최동훈 감독이 각본을 쓰는 방법. 우선 평범한 초고를 빨리 완성한 후에, 만족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치는 것이랍니다. 첫 작품인 <범죄의 재구성>은 4개월 만에 초고를 썼지만 총 16번 가량을 고쳤으며, <암살>의 경우 6개월 동안 초고를 쓰다 포기하고, 수정 시에도 이전의 작품들보다 훨씬 더 많이 고쳤다고 합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 😱
물론 시나리오를 고친다고 무작정 좋은 대사가 나오는 것은 아니죠. 최동훈 감독의 대사는 영화를 위해 쓰여진 대사같다기보단 마치 캐릭터들이 눈앞에서 실제로 대화하는 말들처럼 실감나고 생생하다는 평을 받는데요.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 관련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조언을 구하며 작업하는 편이래요. <타짜>의 경우 실제 도박판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 세계의 용어와 말을 배워왔고요. 일부러 친구들과 화투판을 벌이기도 하며, 그 때 나왔던 말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영화 속 대사에 활용했다고 해요. (친구들 왈🔈, 타짜 반은 우리가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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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홍진 감독 또한 이 방법을 쓰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추격자>로 감독 데뷔를 준비하던 당시, 위와 같은 최동훈 감독의 인터뷰를 읽고는 경찰서와 범죄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영화 탄생에 가장 큰 도움이 된 부분이라고요. 👉일간스포츠 인터뷰 중 |
✔ 3단계, 정면돌파하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최동훈 감독. 이전에 없던 한국형 케이퍼 무비, 한국형 판타지물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데요. 대자본의 상업영화 중 여성 독립 운동가를 주연으로 한 액션영화를 탄생시킨 시도는 그의 <암살>이 처음이었다는 사실. 지금이야 익숙한 작품이지만, 개봉 당시엔 이런 설정의 영화가 흥행하겠냐는 말을 많이 들어야 했어요. |
영화 <전우치>하면 바로 떠오르는 오프닝 씬. 얼쑤! |
특히 <전우치>의 경우... 평론가들은 물론 기존의 팬들조차 영화 스타일이 너무 달라진 거 아니냐며 싫어했다고 하는데요. 감독이 직접 '기자들이 칼을 들고 다니는 것 같다'고 말 할 정도였대요. 젊은 세대 입장에선 지금 봐도 신선하고 재밌는 작품이지만 당시 기성세대들의 눈에는 익숙하지 않은 문법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감독이 한 인터뷰들마다, "최동훈이 달라졌다!"라는 질문이 꼭 하나씩 있었어요. 이에 최동훈 감독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
💬 이중적인 심리다. 전작과 같으면 똑같다고 뭐라 할 테고, 달라지면 또 달라졌다 할 테고. 결국 '변했다'는 건 좋고 나쁨을 말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재미있느냐 아니냐가 아닐까 싶다. 👉텐아시아 인터뷰 중 |
쉽지 않은 비판 속에서도 매번 영화를 성공시키며 흥행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어느덧 오락영화계의 천재 감독, 믿고 보는 흥행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상업영화는 큰 자본이 들어가는 만큼 안전하고 쉬운 방법을 택할 수도 있어요. <신과 함께>, <7번방의 선물>와 같은 영화들이 앞선 이유로 전형적인 신파극 전개를 가지며 작품성을 양보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본인만의 길, 본인만의 색깔을 만들어 대중을 설득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 👏 최동훈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건 매번 어렵지만, 이러한 어려움들을 정면 돌파하는 것이 재밌다는 말을 남겼어요. 그런 영화를 만드는 분 다운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실 그가 남긴 인터뷰들 속에는 아쉽게도 기대했던 특별한 비법이 있진 않았어요. 많이 읽고 많이 쓴다는 것. 마치 전교 1등이 교과서를 중심으로 예습 복습을 열심히 했다는 말처럼 들리는 건 저희뿐인가요? 😂 그치만, 무엇을 하든 끝까지 시도하는 끈기와 의지가 최고의 재능이라고 하잖아요. 최동훈 감독도 결국 끈기 있게 노력해서 꾸준한 결과물을 보이는 것이 답이라고 말해준 것 같습니다. 저희 디핑도 천만 관객, 아니 천만 구독자를 얻을때까지 열심히 하려고 해요. 💪 기승전 자기 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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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개봉 예정인 <외계+인>이 얼마 전 시사회를 가졌습니다. 역시 최동훈이다 라는 반응도 있고, 이 감독도 여기까지인 듯 하다며 좋지 않은 평들도 보이고요. 매번 그러했듯 영화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디핑🍟에선 완전 기대하는 중)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그간 외계인들은 지구인의 몸 속에 죄수를 숨겨왔고 관리자인 가드(김우빈 분)가 그 죄수들을 쫓곤 했대요. 동시에 630년 전 고려에선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도사들와 신선들이 쟁탈전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2022년, 두 시간선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사건이 열린다는! 내용입니다. 👽
<전우치>와 마찬가지로 감독이 어릴적 읽었던 한국 고전 설화들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보이는데요. 그에 더해, 최동훈 감독의 색깔로 본 '외계인', 그에 대한 톡톡 튀는 상상력이 결합된 영화일 듯 싶습니다. 마블 영화에 익숙해진 우리들이지만, 고려시대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건 또 다르잖아요? 완전 새로운 장르를 열 것 같아 기대가 커요.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외계+인>을 보고 오신다면! 디핑에 슬쩍 후기를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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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_마지막_최종_최종.pptx: 🎞두 에디터가 좋아하는 최동훈 감독 영화는?
- 귤🍊: 저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타짜>입니다. 왜냐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거든요. 단순히 재밌는게 아니라 완전 잘 만든 영화라는 것. 👍
- 나물🌿: 고민했는데... <범죄의 재구성>은 데뷔작임에도 정말 잘 만든 수작이라는 점, <암살>은 쿨한 여성 독립운동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평소 좋아하는 작품들이거든요. 그치만 결국 <전우치>를 꼽겠습니다. 소싯적 하이틴 스타로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능청스러움을 새로이 알게 된, 숨겨진(아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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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혹은 대작 춘추전국 7월을 맞아 준비한 감독 특집 세 번째 편,
최동훈 감독 편으로 전해드렸습니다. 어떠셨나요?
어느덧 특집의 마지막 편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외국 감독, 그리고 여성 감독 이야기입니다.
수작 <레이디 버드>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버젓이 자리잡은, 조만간 <바비>로 돌아올 낯설지만 반가운 분! 그레타 거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할게요.
그리고... 📢 알려드릴 게 있어요.
이번 특집이 끝나고 쉬어가는 주에는, 소스 발송 대신 넷플릭스 파티로 구독자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할 생각이에요 😆✨
에디터 귤🍊이 호스트가 되어, 일전 구독자 특집에서 다루었던 영화 <피치 퍼펙트>를 함께 보려 합니다. 소스에서 전해드렸던 내용들과 지면상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 영화 속 등장하는 음악들에 대한 여러 TMI... 자유롭게 떠들며 감상하는 시간 가져볼게요.
8월 3일 수요일 저녁 시간을 생각중인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자유롭게 의견 남겨주시면! (ex. 함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그 날은 시간이 안돼요ㅠㅠ 등등) 파티 준비에 참고하겠습니다.
님의 피드백을 반영해, 다음 주 소스에서 다시 한번 소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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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짧은 생각이어도, 날카로운 비판이어도... 사소한 제안이어도 모두 환영이에요!
보내드린 소스의 시식평을 언제나 기다립니다 💝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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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소스가 길을 잃지 않도록
deepinsauce@gmail.com을 주소록에 추가해주세요.
디핑(DEEPING)을 만드는 사람들 : 귤🍊과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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