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직원의 말을 경청하려고 노력하더라도 임원이 변명한답시고 직원의 말을 약간 자르거나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면 어떨까요? 표정이나 말투 변화가 아무리 미묘할지라도 직원은 큰 영향을 받습니다. ‘무엇이든 잘 들어주겠다니, 안 그렇구나! 여전히 불통이구만! 이제 여기에 들어와서 괜히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말아야지’라며 직원은 입을 닫겠죠. 한번이라도 경청하지 않는 모습이나 뉘앙스를 전달하면 불통의 이미지로 굳어집니다. 임원의 방이 바로 ‘맹수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더 증폭됩니다.
그러니 자기의 방으로 들어와서 언제든 터놓고 이야기하라고 할 때는 정말로 본인이 그럴 마음이 충분하고 ‘겸손’한지, 반대되는 의견이나 나쁜 소식을 들을 때도 잘 듣는 ‘훈련’이 충분히 되어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섣불리 ‘내 방은 열려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되죠.
‘내 방은 항상 열려 있어.’라는 말은 자신이 활발한 의사소통을 주도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의사소통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꼴임을 주지해야 합니다. 본인은 그냥 문만 열어 놓고, 들어와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주체는 직원이어야 한다고요? 맹수의 방으로 어떤 직원들이 자주 들어올 수 있겠습니까? 방에 들어오길 주저하는 직원들을 보고 임원은 직원들이 자기와 소통하지 않으려 한다고 눈을 흘기겠죠. 이렇게 ‘내 방은 항상 열려 있어.’란 말 한 마디에 소통의 벽은 더 공고해집니다.
직원들에게 소통하라고 독려하거나 힐난하기 전에 자신이 얼마나 직원들을 침묵케 만드는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방 문 하나 열어 놓는 걸로 의사소통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그 발상 자체로 리더십이 부족한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