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만드는 편집자라고 하면 주변에서 종종 "너 그럼 맞춤법이랑 띄어쓰기 잘 알아?"라고 물어오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당당하게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맞는지 계속 신경 쓰다 보면 게슈탈트 붕괴 현상이 찾아옵니다. 꼼꼼이가 맞는 건지 꼼꼼히가 맞는 건지, 왠지 오늘따라 꼼꼼이가 맞는 거 같고, 볼수록 '꼼꼼'이란 글자도 이상해 보입니다. ('꼼꼼히'가 맞습니다.) 하지만 걱정 없습니다. 우리에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 있거든요. 조금 더 구체적인 예시가 필요할 땐 온라인가나다를 이용하곤 합니다. 웬만한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국립국어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놓으시면 좋습니다.
『1밀리미터의 싸움』을 만들 때에는 맞춤법과 띄어쓰기 말고 한 가지 난관이 더 있었는데요, 바로 의학 용어였습니다.
심지어 원서는 독일에서 출간되어, 독일어 의학 용어를 번역가께서 영어, 한국어로 옮기고, 그걸 또 감수자께서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의학 용어나 책 속에 나오는 여러 묘사에 대해 맞게 표현됐는지 거듭 여쭤봤는데 끝까지 함께 봐주셔서 책이 무사히 출간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뇌는 우리의 몸을 컨트롤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병변을 완벽히 제거한다고 해도 환자에게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밀리미터가 아주 중요해집니다. 단어 하나로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편집자들도 점 하나로 몇날 며칠을 고민하곤 합니다. 꼭 의사나 편집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남들은 모르는, 그러나 전체의 인상을 결정짓는 1밀리미터로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여러분의 '1밀리미터의 싸움'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