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구를 너무 생각하면 멘붕 비슷한 것이 온다 얼마 전 한 선생님이 이런 한탄을 하시는 걸 들었어요. "아니 지난 주에 채점 마감했는데, 이번 주에 강의계획서 입력이야!" 우리들은 방학을 참 살뜰하게 쓰고 싶지만, 마음 같지 않아요. 개강하면 듣는 입장이든 하는 입장이든 수업 때문에 바쁠 것이고 학회와 세미나 일정도 러쉬해서 2025년을 재빠르게 끝내버릴 것이에요. 동료들이 그래도 방학 안에 뭐 하나 써야 하는데, 이런 말하면서 연구에 조바심 내는 걸 종종 봐요. 연구 생각을 너무 하다보면 게슈탈트 붕괴가 와 버릴 거예요. 이럴 때는 어떨때다? 잠시 일로서의 연구에서 벗어나서, 연구라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좋은 신진 글을 읽기 좋을 때죠. 맞아요.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토요일 밤에 또 왔어요.
연구에 관한 고민을 담은 두 편의 글이 이번 호에 담겼습니다. 걸어서이불밖으로 코너에서는 최근 1차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보조원 업무를 수행하러 미국 내셔널 아카이브에 다녀 온 김선우 씨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자료실로 출근하는 일과와 새로운 고민들이 담겨 있어서 아주 재미있어요. 거의 매주 주먹을 어딘가로 날리고 있는 영파워주먹이운다 코너에는 익명의 미미 씨가 글을 보내주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최근에 새로운 연구자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는데, 대화를 어떻게 터 나가는 것이 연구자로서 연구자를 만나는 방법일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차에 이 글을 읽고 조금 다른 차원에서 고민을 넓혀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여름에 함께하기 좋은 몇몇 소식들까지 살뜰하게 담은 아홉 번째 신진레터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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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는 밟아보지 않은 땅인데요. 글을 보내준 김선우 연구원은 이번에 제대로 이불밖에 다녀 왔어요. (물론 걸어서 떠난 건 아니에요.) 한국 국가기록원과의 거리가 11,300km에 이르는 지구 반대편의 내셔널 아카이브에서의 경험을 상세하게 써 주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저도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젠가 세상은 한 장의 보고서가 될까? 라는 제목이 꽤나 인상적인데요. 사실 선우 씨도, 그 한 장의 보고서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사회적 편집의 과정을 거치는지를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보고서에 한 글자도 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방식으로 더 많은 연구와 기록이 필요한 이유일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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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실을 가득 채우는 건, 위잉 하는 오버헤드 스캐너의 작동 소리, 종이를 넘기는 소리, 때때로 직원들이 떠드는 소리뿐이었다. 한 장 한 장 과거를 음미하는 건 사치였다. 나는 발주자가 지시한 과업을 수행하러 왔을 뿐이었다."
"어깨가 너무 아파서 스트레칭으로 풀리지 않을 때쯤 “Attetion Researcher”라는 방송음이 들려온다. 곧 닫을 거니까 얼른 짐 싸서 나가라는 말이다."
"기록의 모범이라고 불리는 조선시대도 왕의 실록과 글을 깨우친 선비들의 일기만 잘 남겨 놓았을 뿐,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는 풍문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문서화되지 않은 기억들은 늘 그 진위를 의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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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선생님 연구 주제가 어떻게 되세요?" 혹은 "넌 연구 주제가 뭐니?"(from 교수나 선배)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하세요? 사실 "잘 지내?"냐는 말에도 "I'm fine thank you, and you?"가 바로 안 되고, 내가 진짜 잘 지내는지 고민하는 유형의 인간인 저는, 제 연구 주제 말하는 일이 쉽지 않아요. 내가 나를 모르는데..도 있지만, 사실 학계는 서로에 대한 서로의 평가가 늘상 오가는 곳이기도 하죠. 이 평가의 기준도 제각각이에요. 유망한 주제를 하는지를 체크하는 사람도 있고, 나랑 너랑 fit이 잘 맞는지 보고 계산적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어요. 비판적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 주제에 대한 '진정성'이나 '신실성'을 요구받곤 해요. 그래서 많이 어려워요. 이런 고민이 있으신 분들과 함께 '맞고' 싶은 묵직한 영주먹이 날아왔어요. 익명의 미미 씨로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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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떤 삶을 지나왔는가, 너는 지금 어떤 상황에서 공부를 하는 중인가, 너는 왜 이 주제를 연구하는가, 너는 누구인가. 학술 장의 신참자들은 세미나, 수업, 논문 심사 등의 자리에서 자신의 연구 관심사와 그들의 삶 간의 관계에 관한 은근한 질문을 끊임없이 요청받는다."
"무엇보다 삶과 연구에 관한 대화가 그저 즐겁지 않고, 괴로운 이유는 이 대화를 나눈 뒤 내가 다시 그 일상의 세계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부러 연구주제와 연결시켜 구부러뜨린 일상이라는 것에 면구스러운 순간을 마주한다."
"요새 나는 연구자들과 내 삶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 나는 모순적이게도 연구자가 되고 싶지만, 연구자와 거리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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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설문 결과가 흥미로와요!
논문에서 '나'를 호칭할 때, 어떤 걸 더 선호하세요?
1위. 본 연구는 (62%)
2위. 나는 (22%)
3위. 연구자는 (13%)
- 헉! 저는 '본 연구는'이 1등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어요. 제가 너무 특이한 방식으로 훈련받고 연구해온 게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들어요. 사실 얼마 전에도 다른 분과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제 이전 논문을 보시더니, "와 너무 신기해요! 이렇게 쓰는 것도 가능하군요?" 이런 얘기를 들었더랍니다!
여름휴가 현황은?
1위. 휴가... 그게 뭐죠? (53%)
2위. 곧 갈 예정이다 (31%)
3위. 잘 다녀왔다 (16%)
나에게 휴가란?
1위. 진짜 푹 쉬는 것 (47%)
1위. 훌쩍 떠나 여행가기 (47%)
3위. 학회와 세미나다 (6%)
- 여러분, 휴가 가세요! '진짜 푹 쉬는 것'이 휴가라면, 사실 이미 다녀오신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하하하하하) 9호니까 좀 친해진 것 같아서 장난 좀 쳐 봤지만, 정말 하루이틀쯤 집콕하면서 날려버리는 식으로 충전하는 것도 저는 진심으로 추천해요. 남들 다 가는 관광지로 휴가 가면 줄 서는 것도 골치 아프고 사람이 내뿜는 열기도 더해지고 너무 뜨거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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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구독자님이 새로운 코멘트를 보내주셨어요 💕
😍 성수진 선생님의 글을 크게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다들 국제 학회 가면 느끼는 게 서구 중심성인데, 서울 연구자들은 왜 한국에 오면 그 감각을 다 잊어버리고 살까 싶을 때가 많았어요. 내부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개념도 떠오릅니다.
- 복잡한 말들을 지우더라도, 내 연구의 일반화 범위와 한계를 정해주기 위해서라도, 성수진 선생님 글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서울'을 '지역'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듭니다. 내부 오리엔탈리즘 개념도 검색해볼게요! 신진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대로 신진을 읽어본 건 처음이에요. 텍스트와 먼 일상을 살아가다가 신진을 읽고 나니 연구자였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탁상공론의 경우 실제 대화 속에 놓여있는 느낌이었어요. 텍스트가 음성으로 다가와 청취하는 것만 같아서 속도감 있게 글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신진도 기대가 되네요. 먼저 이전 호를 읽고 오는 게 좋겠죠? 멀리에서도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신진을 발행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멀리'가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신진 9호 편집은 부산 남구에서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서울보다는 조금 가깝게 느껴지시나요? 사실 신진의 본거지는 서울 신촌에 있지만, 전국이 일일생활권인 이 좁은 나라에서, 마음 먹으면 더 많은 지역, 더 다양한 목소리, 연구자들과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잘 읽고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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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문화연구썸머스쿨의 컨셉은 방법론 공부, 그리고 실패담입니다. 질적 연구 일반, 소수자 연구, 현장 연구, 창의노동 연구, 디지털 방법론 연구를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시라면 여름 공부를 함께해보아요! |
2025 문화연구 썸머스쿨
<Fail Better, 더 나은 실패담:
문화연구방법의 실패와 도전>
2025년 8월 14일(목) - 15일(금)
온라인+오프라인 동시 진행!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도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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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유튜브 <자취남> 안 보세요?
만 19세에서 만 39세 사이 누구나!
저희와 함께 <자취남> 이야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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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열린 IAMCR 2025에 서우빈, 윤수정, 조윤희 연구원이 다녀왔어요. 비롯하여 신문연 회원들의 새로운 소식은 여기서 확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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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여러분의 소식, 절찬리에 모집합니다! 아래 폼에 적어주시면 회원동향 게시판에 업로드할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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