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추운 겨울엔 HOT한 제주 비엔날레
2022.12.19. 미미레터 1호
안녕하세요. 보보😊입니다.
미미레터의 1탄은 제주도🏝️ 비엔날레 여행으로 시작합니다.

"제주비엔날레 보러 제주도에 갑니다."라고 했더니, 비엔날레가 뭐에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제주비엔날레 가시는군요. 잘 다녀오세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저의 주변 친구들도 이렇게 예술에 대한 관심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예술을 잘 몰라도 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예술'과 '여행'을 결합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미레터는 예술을 잘 몰라도 알고 싶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친절하고 쉬운 언어로 쓰고자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욕심으로, 예술을 이미 사랑하는 분들도 이 글이 흥미롭기를 바라며 전시 주변의 카페, 맛집 등 함께 둘러보면 좋을 예술 여행 콘텐츠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출처 - 제주비엔날레 홈페이지  
'비엔날레(b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2년마다 열리는 미술 전시인 비엔날레는 1895년부터 개최된 '베니스 비엔날레'가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995년 광주에서 처음으로 비엔날레가 개최되었고, 광주, 부산, 제주 등의 지역에서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2년마다 한 번씩 비엔날레를 엽니다.(3년마다 열리는 트리엔날레, 4년마다 열리는 콰드리엔날레도 있습니다.😆)

제3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제는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이었습니다. 시간의 끊임없는 변화를 보여주는 달처럼 순환하는 자연의 속성에 주목하고,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을 다시 돌아보자는 메시지가 담긴 주제였습니다. 기후 위기의 시대, 아름다운 자연을 대표하는 제주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화두를 던져주는 전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 제주비엔날레 홈페이지  
제주비엔날레는 주제관인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이외에도 삼성혈, 가파도, 제주국제평화센터, 미술관옆집 제주 등 4개의 위성관에서도 전시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전시뿐만 아니라 전시장 주변의 자연환경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제주비엔날레와 제주도에서 꼭 경험해 보고 싶었던 공간들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제주 예술 여행기를 사진과 글로 함께 만나보시죠.
🏃‍♀️첫째날
첫째날 여행 코스🏃‍♀️ (지도보러가기)
제주국제공항 - 국시트멍(아침) - 제주도립미술관 - 차생활(점심) - 제주현대미술관 - 바이나흐튼크리스마스박물관 - 사계은영이네(저녁) - 도체비낭게스트하우스(숙소)
12월의 제주는 서울보다 기온이 7도가 더 높아서 걸으며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립미술관 또는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입장권을 구매 후 위성 전시관에서도 관람이 가능하기에 도립미술관을 먼저 방문하는 일정으로 코스를 짰습니다. 제주도립미술관이 10시부터 관람이 가능해서, 먼저 공항에서 도립미술관 가는 길의 고기국수 맛집에서 아침을 먹었어요.
제주도 로컬인들에게도 핫한 국시트멍은 평일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습니다. 일본식 라멘같은 국물 맛이 새로웠던 고기국수로 고소하면서도 진득한 고기국수의 국물이 맛있었습니다. 제주 여행을 하면서 이미 고기 국수를 드셨던 분들 중 새로운 고기국수를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국시트멍을 방문해보세요. 혼자서도 먹기 편한 바 자리와 충전을 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어 1인 뚜벅이 여행자가 방문하기에 좋은 식당입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제주도립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465번 버스를 타고 미술관 바로 앞에 내려서 오픈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어요. 구름이 많아서 햇빛이 한줄기만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햇빛에 기분이 좋아졌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얼굴을 뒤덮고, 야외에 전시된 설치작업의 흔들리는 천을 보면서 제주의 겨울바람을 가장 먼저 마주했습니다.
전시장의 입구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최선 작가의 <나비>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잉크를 불어 한 사람의 숨과 결이 남아 있는 그림이 대형 캔버스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개개인의 존재와 참여 행위 자체가 예술 작품이 되는 프로젝트로 예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강요배 작가의 <폭포 속으로>. 그림 옆에 함께 있는 영상 작업인 <그 날>과 함께 제주의 물과 바람을 느낄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온도는 따뜻했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의 제주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미술관에 들어섰던 터라 더욱 감각적으로 다가왔던 작품이었어요.    
제가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을 뽑아보았는데요. 이외에도 총 36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야외와 1,2층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시면서 가장 눈길이 가는 작품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보다 보면 전시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TIP] 전시장 매표소를 등지고 입구쪽에 사물함이 있으니, 가방을 보관하시고 관람하시면 편안한 관람을 하실 수 있어요.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제주현대미술관은 버스로 이동하면 다소 멀리 돌아가는 코스였습니다. 😂 비엔날레 기간 동안 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을 이어주는 교통이 임시라도 운영되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2번의 환승을 하며 도착했어요. 먼저 현대미술관 근처의 카페로 향했습니다. 
차생활은 현대미술관 정류장에서 약 6분정도 도보로 걸어가면 나오는 카페입니다. 비건지향카페로 차 종류가 많고, 당근라페, 토마토, 양파 등이 들어가있는 샌드위치가 신선해서 맛있었습니다. 오늘의 차를 시키면 사장님이 블렌딩한 차를 맛볼 수 있어요.  
단순히 카페에서 먹거리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볼거리도 많은 곳이었는데요. 주문 후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카페 옆 별관을 둘러보니 그림과 예술 관련 서적이 많은 책장이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엄청 부러웠던 컬렉터의 공간이었어요.
[TIP] 1인 여행자에 한해서 카페 사장님의 특별 서비스로 히말라야 싱잉볼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는 노란 동그란 형상을 봤어요.🧘‍♂️
강이연 작가의 설치 작업 <무한>은 움직이는 원형 스크린을 투과한 빛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퍼져나가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림자가 아름다워서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는데, 150년간의 이산화탄소의 농도의 증가량을 반영한 작업이라고 하네요. 결국엔 원형 스크린이 돌고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 작가의 <각운 없는 시> 시리즈. 개인적으로 가장 반전이었던 작업이었습니다. 저에게 제주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가보고 싶은 환상의 섬이었는데, 작가가 제주도에서 몇 달간 머물면서 바라본 제주는 다소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아름다움의 이면에 존재하는 어둠도 함께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작업이었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작가 12명의 작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립미술관보다 작품 수는 적지만, 미술관옆집제주, 문화예술공공수장고, 제주공예박물관, 김창열미술관 등이 모여있어 비엔날레 이외의 전시들도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작가들이 제주의 풍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와 내가 바라보는 제주의 풍경을 비교하면서 전시를 보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TIP] 미술관옆집 제주(제주시 한경면 저지12길 71-1)는 사전예약자에 한해서 관람이 가능합니다. (사전예약창)
12월이 되면 연말의 따뜻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재미가 있는데요. 올해 제주에서 가장 핫한 크리스마스 박물관에 방문했습니다. 오래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오브제들이 모여있는 박물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마켓이 열리고 있었어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글뤼바인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재작년에 집에서 와인에 오렌지와 사과를 넣고 팔팔 끓여서 뱅쇼를 만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이외에도 목공예, 뜨개공예, 빈티지 그릇, 와인 등 크리스마스 소품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유리로 만든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의 모빌과 연말 파티에 입고 참석할 초록색 니트를 구매했어요. 무게와 부피 때문에 와인을 구매하지 못한 것이 정말 정말 아쉬웠어요.😂 올해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지 아직 고민 중이신 분들은 제주 크리스마스 박물관에 한 번 들러보세요.🎅    
제주도 사계리는 제가 좋아하는 제주도의 지역 중 한군데 인데요. 산방산을 품고 있는 조용한 동네의 풍경이 있고, 그 속에서 머물고 싶은 공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숙소 근처에 있는 사계리의 식당 사계은영이네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고등어 정식을 먹었는데, 바싹 구워진 고등어가 짭조름해서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굴과 꼬막이 반찬으로 나오는 것도 신기했어요.
도체비낭게스트하우스는 사계마을에 있는 쾌적하고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4인 도미토리 기준으로 1인당 27,000원의 숙박비가 소요되는데, 침구류에 신경을 많이 쓴 곳이라 혼자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숙소입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다른 분들이 이미 숙소에 입실해 계셔서 방 안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1인 여행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사계리를 더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을 위한 PLACE +]
  • 사계생활 : 사계리에 있는 옛 농협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 곳입니다. 제주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매거진으로 만드는 콘텐츠 그룹 innn(인)과 도시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션하는 어반플레이가 함께 운영하는 카페로 로컬을 새롭게 재해석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사계해안 : 도체비낭게스트하우스에서 10분정도 걷다보면 나오는 바다입니다. 산방산이 보이는 바닷가로 아침에 산책하기 좋은 길입니다.
파워 J의 여행 어떠셨나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고, 보고, 마시고, 소비하고, 잠드는 모든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오랜만에 빽빽한 여행 일정을 짜보았어요. 모든 코스를 똑같이 따라 가시기보다는 각자의 속도와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제주 비엔날레 여행을 즐기시기를 바라며 1일차 편지를 이만 줄입니다. 
美味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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