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삶디
일주일에 하루 빼곤 문을 열어둡니다. 많은 사람이 오고 갑니다. 오늘은 누가 올까, 어디서 올까,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져올까, 예기치 못했던 만남 이후 서로 어떻게 달라졌을까, 다음엔 또 언제 만날까 곰곰이 생각에 잠겨 보는데요. 

손님맞이는 분주한 일이기도 합니다. 깨끗하게 청소하고 매무새를 단정하게 가꾸는 건 기본이고요, 어디 고장 난 곳은 없는지, 물건은 충분한지, 프로그램은 잘 준비되었는지 매번 똑같은 일인 것 같아도 늘 새롭거든요. 

손님맞이는 설레는 일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와서 들려준 이야기가 모두를 어디론가 데려갈 수도 있으니까요. 먼 데서 온 이야기는 한 치 앞에 붙들려 있던 시야를 넓혀 조금 다른 꿈을 꿔도 괜찮다며 안도감을 주기도 합니다. 들뜬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간 후 일상을 더 단단하게 마주할 힘이 되기도 하고요. 혹시 당신 안에 어떤 질문이 생겼다면 이번 호에 실린 먼 데서 온 이야기가 작은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월간삶디 5월호는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궁금증을 안고 실케보르 호이스콜레로 떠났던 또바기 이야기로 문을 열고요. 

자신의 사랑과 자유, 그리고 평화를 따라 사는 농부의 이야기,
씨앗 같은 시간을 보내러 삶디를 찾아온 <자립역량강화 프로젝트>,
베이킹으로 쌓은 시간을 통해 길을 닦고 있는 <OO(공공)의 베이킹 작업실>,
덴마크와 광주의 청소년이 나눈 여정 <삶디X실케보르> 스케치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오래 전 오월 광주를 찾아 하와이에서 온 알로나와 후나가 남긴 이야기로 맺습니다. 
여름의 길목에서 당신의 이야기도 이곳에 닿기를 기다릴게요.

[농(農)인문학] 세상의 농부에게서 몸으로 부딪쳐 농사짓는 삶의 이야기를 듣는 농(農) 인문학과 음식이 만나는 "소농의 밥상"에 젊은 농부를 초대했습니다. '남을 해치지 않는 것'을 기준 삼아 자신을 지키고 자연이라는 세계에 속하기로 결심한 젊은 농부의 지금을 들어봅니다. 
[자립역량강화 프로젝트] 기대와 두려움을 한꺼번에 안고 봄마다 새롭게 삶디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후기 청소년 인턴 네 명인데요. 매주 나흘은 일하고 하루는 농사와 학습을 반반 섞어 보내요. 처음엔 놀이 같던 농사를 짓는 동안 씨앗과 닮은꼴인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해요. 
[OO(공공)의 베이킹 작업실]  "OO(공공)의 베이킹 작업실", 줄여서 "공공베"에 모인 두 팀이 있습니다. 그들의 촘촘한 작업기에서 굽는 시간 뒤에 쌓인 과정이 보여요. 그렇게 내가 바라는 삶에 가까워지나 봐요.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성실하고, 꾸준하게! 
[삶디X실케보르 호이스콜레] 벌써 세 해째 덴마크에서 친구를 맞이합니다. 수많은 나라 중에서 한국이 궁금한 또래들을 위해 더 많이 준비하고, 계획하고 수정했다고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았던 아쉬움도 있었지만 만남만큼 진한 배움이 어디 또 있을까요?
하와이에서 광주까지 거리는 7,500km라고 해요.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300km, 서울과 광주를 스물다섯 번은 다닐 수 있을 만큼 먼 곳에서 찾아온 친구들이 있었어요. 아름다운 자연으로 알려진 하와이에서 훌라와 챈트를 가르치는 알로나와 손녀 후나였습니다.

2017년 5월, 5·18 민주화 운동 37주기에 맞춰 하와이에서부터 가져온 티 리프를 엮으며 하와이 역사와 비슷한 아픔을 겪은 광주의 고통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하던 두 사람의 깊은 눈빛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어요. 축하, 치유, 보호 등의 의미를 담은 티 리프는 그렇게 오랫동안 삶디 센터 2층 난간에 걸려 있지요. 어떤 장소든 들어갈 때 허락을 구하고, 누구에게든 천천히 인사하는 정중한 태도를 새기며 당신에게도 인사를 전합니다. "Aloha!" 🌺🌸 2017년 「알로하 하와이」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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