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가는 길〉(감독 변규리)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85 〈너에게 가는 길〉
12월 1일 오늘의 큐 💡 Q. 님도 혹시 길치? 🏳️🌈 '지도앱이 방향을 잘못 알려줬어' / '밤에만 와봐서 모르겠어' / '여기를 뭐라고 설명해야 되지?' / '다 와서 입구를 몰라서 헤맸어' / '뭐가 보이냐고? 어..빌딩 많은데...' 위의 문장이 익숙하시다면...삐빅. 당신은 길치입니다.👾 (혹은 길치의 친구입니다.) 사실 저는 저 모든 문장들을 사용하는 '빼박' 길치인데요. 워낙 길을 잘 잃어서 지도 어플이 없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영화를 보려고 검색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오지 뭐예요.
'너에게' 가는 길이라...이 길은 네이버도 몰라! 오직 이 영화를 보아야만 길을 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항공승무원 비비안, 그리고 소방공무원 나비는 직업인이자 자식을 둔 엄마이며, '성소수자 부모연대'의 활동가입니다. 퀴어퍼레이드에서 '프리허그'를 진행하는 성소수자의 엄마, 아빠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팔을 벌린 그들에게 안기면 어쩐지 눈물이 줄줄. 모두 눈물을 닦으며 돌아서는데요. 이분들이 바로 성소수자 부모모임이에요. 지금은 든든히 걸음을 같이 하는 그들도 아이와 함께 세상에 나서는 첫 걸음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삐걱대며, 헤매며, 사랑하는 사람과 나란히 행진하는 방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배워나갔는데요. 영화에는 나비와 비비안, 그리고 그들의 곁에서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뽐'나게 담겨있습니다. 지도앱 말고 영화 예매창에서 찾아야 하는, <너에게 가는 길>을 소개할게요. 너에게 가는 길 찍고 대구 가는 길! '보수의 성지'라 알려진 대구광역시에서 척박한 땅을 일구고 또 일군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혐오의 눈길 속에서도 언제나 깃발을 흔들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 대구 퀴어문화축제 이야기를 담은 단편 다큐멘터리 <퀴어053>도 소개해드려요. 우리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중간중간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무지개 깃발을 굳게 꽂아보아요. 🏳️🌈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님에게 12월치 사랑도 전달합니다. 사랑은 정말 힘이 세다니까요♥
희망을 최종 경로로 설정하여 안내를 시작합니다 〈너에게 가는 길〉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앞선 문장은 영화 속 퍼레이드에서 겹겹의 목소리가 부르던 ‘다시 만난 세계’의 가사이다. 노래의 서사엔 너와 내가, 서로를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주며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자는 단단한 의지가 보인다. 혼자여서 더욱 헤맸던 상태에게 기쁜 ‘안녕’을 외치게 된 우리. 〈너에게 가는 길〉은 네 명의 ‘우리’를 목도하며 시작한다. 행진에는 아이의 커밍아웃 이후 손목, 옷, 피켓에 무지개를 경쾌하게 두른 나비와 비비안이 있다. 그들의 아이인 한결과 예준도 함께다. 이 영화는 4년의 경로를 우리에게 안내한다. (...) 〈너에게 가는 길〉은 표정이 빼곡한 영화이다. 우연히 읽은 문장에서, 법의 판결에서, 가까운 위치에서 외치던 동성애 반대 시위의 음성에서 발견된다. 꼭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아도 낭독할 수 있을 만큼, 태연하게 가해하던 얼굴들. 그 발화는 따가운 흡인력을 머금어 닿은 이에게 결코 잊히지 않는다. 이 점을 분명 모두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혐오는 지금도 발산되고 있다. 우리는 여러 호칭으로 불리며 그 작은 음절로 서로를 기억한다. 더불어, 내가 원하는 명명에는 정체성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나의 상태를 온전하게 드러낼 수 없게 만드는 기이함. 그 태도에 내내 분노하게 되었다. 성별 정정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의 목록이 계속 타이핑되는 장면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극장의 모두가 호흡을 잠시 멈추었다. ‘나’의 존재 증명이 지난한 현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어떤 명명은 쉽게 발음하기도 어려운 곳. 나의 안위를 매일 걱정하게 되는 곳. 그렇지만 영화의 길 안내는 종료되지 않고 힘껏 전진한다. 네 명의 우리, 그리고 더 나아가 연대하는 이들이 지닌 유쾌한 다정이 관객을 동요하게 한다. 덕분에 서로의 모습 그대로를 껴안는 방식에 관하여 자주 고민하게 되었다. 나비와 비비안은 그들의 아이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포옹을 건넨다. 한결과 예준도 행진 속 사람들에게 안녕을 건네고, 맑게 웃었다. 상대에게 나의 체온을 나누는 행위는 커다란 마음을 교류하는 것과 같다. 대화하지 않아도 들리는 고백이 있고, 아마도 안는 그 찰나에 서로 느꼈을 터이다. 포옹의 자세가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뿌리는 내가 만들어. (…) 가족의 지지가 없는 사람을 보면 더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 그 사람은 더 단단해졌을 테니까.” 이 대사는 듣자마자 울음이 펑펑 나왔다. 이 영화에서는 나비와 비비안이 한결과 예준에게 지지를 보냈지만, 가족이 지탱하고 있지 않은 상태의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그걸 인지하고, 내가 나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확장할 수 있을 거라고 다독여주는 마음이 무척 고마웠다. 우리도 이제 기존의 무감한 표정을 찾아 절단한 다음, 새로운 세계에게 ‘안녕’할 수 있도록 분주하게 함께 해야 한다. 나도 그들처럼 사랑을 믿으며, 더 나은 길목으로 우회하며 살아가고 싶다. 인디즈 김해수 053으로 걸려온 사랑의 전화 ☎️ 진보정당이 뚫기 어려운 장벽 같은 도시,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움튼 곳도 바로 대구라는 사실, 아셨나요?🏳️🌈 여전히 한국 어디라도 퀴어퍼레이드를 진행하면 엄청난 방해공작과 싸워야 하는데요. 대구 퀴어문화축제 역시 농성을 불사하고 폭력에 대응하며 이 자리를 지켜왔답니다. 대구 퀴어문화축제를 13년간 지켜온, 이끌어온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지역번호 053으로부터 걸려온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확인하세요🍀 무지개의 성지라 불리는 그날까지 우리는 행진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여기에 있고 어디에나 있어 〈퀴어053〉 무지개 깃발을 들고 도로 위를 행진하는 사람들. 박해의 목소리가 건너편에서 들려와도 그들은 흩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뭉쳐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고 환희에 가득 찬 목소리로 화답한다. 전 세계를 배경으로 여전히
건재한 퀴어문화축제의 모든 순간이다.
<너에게 가는
길>에서도 퀴어 축제가 등장한다. 물론, 다정한 얼굴만을 찾아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동성애는 죄악이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카메라를 향해 이 행위가 얼마나 어긋났는지 열변을 토한다. 얼굴을 가리지 않아도 당당하게
혐오를 외치는 집단과 프리허그 행사를 진행하는 성소수자 부모모임. 같은 길 위에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수천 개의 시선들이 있다. <너에게 가는 길>은
혐오로 얼룩진 사회에서 자신의 자녀와 당신의 자녀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매일 커밍아웃하는 성소수자 부모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들 중 ‘나비’는
또 다른 영화, <퀴어 053>에서 반가운 얼굴을
다시 찾아볼 수 있었다. 퀴어와 053. 대구의
지역 번호를 포함한 제목인 만큼 영화는 대구에서 10년째 주최되고 있는 퀴어문화축제의 일대기를 다룬다. 그 과정을 함께한 10명 내외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퀴어축제라는
하나의 문화를 어떻게 지켜나갔는지 소개하며 40분 동안 관객에게 그 과정을 함께하길 제안한다. 퀴어가 무엇인지 몰랐기에 오히려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고, 지자체의
압박으로 오히려 인권단체들이 힘을 모으게 된 계기도 있었다. 각 시민단체의 응원과 연대로 점차 하나가
되어 간 대구 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13년을 맞았다. 13년이라는
세월은 그들에게 업보이자 스승이고 뒷배이자 인생이며 집이자 터닝포인트였다. 갈라지거나 바위에 물줄기가
이리저리 바뀌더라도 결국 계속 흘러가는 물처럼, 그들의 모든 순간은 멈추지 않는다. 10주년 대구 퀴어문화축제를 기념하는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는 여기에 있고 어디에나 있다. 그러니 우리의 행진을 멈추지 말자. 인디즈 이현지 ![]() <퀴어053> (감독 박문칠) 보수의 성지라 일컫는 대구에서 10년 간 이어져온 퀴어문화축제. 서울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행사는 ‘퀴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 무모하다 싶을 만큼 용감한 도전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도전은 관의 거듭된 불허 조치와 혐오세력의 방해에 부딪혀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혐오와 차별을 뚫고 지역을 대표하는 인권축제로 거듭나게 된 대구퀴어문화축제, 그 성장의 이야기. 같이 걸을까? with 변규리 감독 🥰 지난 7월, 인디스페이스는 조금 더 빠르게 <너에게 가는 길>을 만났어요! 극장에서 열린 퍼레이드, '썸머프라이드시네마' 당시 인디즈가 변규리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영화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추천!💃
"성소수자부모모임에 계신 분들은 그런 말씀을 많이 하세요. “처음에는 내 자식 때문에 성소수자부모모임 활동을 시작했지만, 계속 활동하는 이유는 내 자식 때문만은 아니다.” 성소수자 이슈나 사회적 차별에 대해 부모님들도 겪고 알아가면서 본인도 ‘성소수자 부모’라는 고유의 정체성이 생긴다는 얘길 해주셨어요. 저도 그 말에 되게 공감했고요. 어떻게 보면 성소수자 부모 또한 누군가에게 공격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위치잖아요. 강압적 시선을 마주하며 부모님들도 되게 답답했고, 이에 대해 본인도 얘기할 수 있는 언어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어요. 단순히 자식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의 인권을 위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활동하는 거죠. 그래서 부모님들의 입장에서 성소수자 이슈와 당사자들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솔직히 나누어주셔서 저는 되게 기뻤어요." "나도 나비 직접 만나고 싶어!😫 " 개봉과 함께 인기 폭발, 포텐 폭발! <너에게 가는 길>을 보시면 많은 분들이 비비안과 나비의 매력에 빠지실 텐데요. 주인공 나비를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요? <너에게 가는 길> 인디토크가 요번주 금요일에 기다리고 있답니다🦋 ![]() <너에게 가는 길> 인디토크 일시: 12월 3일(금) 오후 7시 참석: 나비, 지인, 하늘 진행: 변규리 감독 *현장결제 시 영화진흥위원회 관람권 6,000원 할인 이벤트가 적용됩니다. (최소결제액 1,000원)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위드코로나 시기에도 지켜야 할 방역수칙들!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안내된 지침을 지켜주세요💪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뚜껑 있는 음료만 반입이 가능해요.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