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 11호로 인사드려요. 지난 주 젠더갈등과 연애 기획 1편이 공개됐고, 29일 저녁에는 신부대기실 없이 신랑과 함께 하객을 맞은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100초 꿀팁'도 업로드됐어요. 여러 반응과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슬랩 유튜브 채널 오셔서 다음 편들도 지켜봐주세요~💝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23일 개봉한 지 5일 만에 관객 100만을 넘었어요! 영화의 원작 소설도 작년에 누적 100만권 이상 팔려 ‘밀리언셀러’로 등극했었지요. <82년생 김지영>의 쌍끌이 백만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핵심이 반영되어 있어요. 바로 ‘성차별은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지금은 사라진 문제다’라는 생각이 이 시대 성차별과 여성혐오의 new 버전이라는 점. 

‘알파걸’들은 화병 걸릴 일은 없지 않냐고요? 해외 심리학계에서는 과거처럼 ‘노골적인’ 차별 대신 ‘새로운’ 형태의 ‘미묘한’ 차별로 인한 영향에 주목하면서 ‘마이크로어그레션’(gender microaggression)이라는 용어에 주목하고 있대요.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간접적이고 미묘한 차별”, “특별히 의도하지 않고 악의도 없지만 소수자는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포함한 차별”을 의미해요. 인종차별, 성차별, 성소수자 차별과 관련해서 쓰인답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어디에나 있고, 늘 치우지 않으면 쌓인다”는 의미에서, ‘먼지차별’로 소개하기도 했어요. 

💁‍♀️미묘한 모욕을 경험한 여성은 자존감, 불안, 우울 등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미묘한 모욕이 명백하고 노골적인 차별보다 오히려 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자들은 미묘한 모욕이 ‘사소한’ 문제(예. “이게 무슨 차별이야? 그냥 농담이지”,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로 하여금 혼란, 자기의심,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김은하, 김지수, 박한솔 외 2명, '직장 내 성차별 경험,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 우울에 대한 연구', 2017)

한국에서 ‘고용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성차별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헌법에 포함시키고, 법을 만든 건 1987년이에요(시행은 1988년 4월부터). 법이 생겼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죠.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15년과 2016년 신입직원 채용에서 면접평가표를 재작성하는 수법을 써서 합격 대상이던 여성 7명을 불합격시키고, 합격권이 아니던 남성 13명을 합격시켰어요. 검찰은 박기동 당시 사장이 직접 이런 순위 변경을 지시했다고 밝혔죠.  박 전 사장은 작년 1심에서 채용비리에 뇌물수수 등 혐의를 다 포함해서 징역 4년, 벌금 3억원, 추징금 1억3100만원을 선고받았어요.

‘82년생 김지영’ 세대는 남성보다 2만6천명 적게 태어났지만 경제활동인구는 남성보다 16만5천명이 적었어요(*한국노동사회연구소, ‘82년생 여성의 노동시장 실태분석’, 2016년 하반기 기준). 직업을 가질 의사가 없다고 분류되는 비경제활동인구에서는 82년생 여성이 동년배 남성보다 13만8천명이 많았고요. 설문에 응한 82년생 여성 중에서 직업을 구하지 않는 이유 1위는 ‘육아’였다고 해요.

그런데 말입니다, ‘공평하게 분담’ 말고 다른 응답 선택지도 있었어요. ‘부인이 주도(부인이 전적으로 책임+부인이 주로 하지만 남편도 분담)’, ‘남편이 주도(남편이 전적으로 책임+남편이 주로 하지만 부인도 분담)’. 성별로 들여다봤더니, 남성 42.7%는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고 응답했어요. 여성도 34.2%가 같은 응답을 했고요. 여전히 상당수는 가사노동을 부인의 일로 생각한다는 사실.🥺

슬랩체커분들과도 이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신청 폼(요기)에서 '00년생 ㅁㅁㅁ'에 대한 이야기를 슬랩과 나눠주시는 분들 가운데 5명을 뽑아서 영화 관람권 보내드릴게요. 11월1일 금요일 저녁 6시까지 보내주세요.

슬랩 레터+영상 아이템으로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to 슬랩'

다음주 수요일에 찾아올게요. 

당신의 예민함에 축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