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인터뷰 #송재훈 #네이버 #쇼핑라이브

안녕하세요 님! 🙋
오늘은 ‘목요 팩플’ 인터뷰와 함께 인사드립니다. 한달 전 팩플팀이 ‘이것은 쇼핑인가 예능인가···라이브 쇼핑’ 레터 보내드렸던 거 기억하시나요.👀 커머스의 대세 ‘라이브커머스’ 일명 ‘라방’ 시장에 뛰어든 테크기업들의 현장을 분석했죠. 그때 저희가 라이브커머스 경험을 여쭤보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경험자 중에선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써보신 분들이 가장 많았어요(24.7%). 네이버는 라방 콘텐츠 수와 다양성, 판매액 면에서도 선두주자로 꼽힙니다. 
오늘은 박민제 기자가 네이버의 라방을 이끄는 송재훈 책임리더를 만났습니다. 1년 새 급성장한 비결이 뭔지 함께 보시죠.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1.8.26 #142
Today's Interview
라방=넷플릭스+유튜브+이커머스
지난 11일 오후 11시. 네이버 쇼핑라이브(이하 네쇼라) 댓글창에 불이 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3 언팩 영상이 네쇼라에서도 생중계됐기 때문. 네쇼라에서 한시간 남짓 행사를 지켜본 이는 총 143만 명. 실시간으로 달린 댓글만 6만8000여 개, 좋아요는 232만 개에 달했다. 삼성전자 공식 채널 외에 이 행사를 국내에서 실시간 송출한 건 네쇼라가 유일했다. 17일 네쇼라에서 진행한 갤럭시Z폴드3 사전예약 분도 ‘완판’. 라이브커머스, 이른바 ‘라방’의 위상이 요즘 이렇다.

네이버가 지난해 7월 출시한 네쇼라가 라방 시장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쇼핑의 하위 섹션에서 출발했지만, 이젠 독립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 같은 거대 브랜드부터 동네 전통시장 상인까지, 물건 팔고 싶은 이는 누구나 나올 수 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액 3500억원, 누적 시청 건수 4억 5000만을 넘겼다. 매일 500건 이상 라방이 네쇼라에서 흘러 나온다.

이런 네쇼라를 이끄는 송재훈(43)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책임리더를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라방은 쇼핑의 하위 장르가 아니다”며 “쇼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장르”라고 말했다. 
네이버쇼핑은 왜 이걸 독립 서비스로 키우나.
전 국민이 동영상으로 물건을 파는 세상이 올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라방은 기존 이커머스와 다르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과 오프라인 쇼핑의 현장감·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마케팅 툴이 라방이다. 이용자들도 이커머스와 라방을 다르게 소비한다.”

기존 이커머스와 어떻게 다른가.
“보통 이커머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소비자가 검색해서 플랫폼에 들어온다. 목적을 이루면(물건을 사면) 바로 떠난다. 하지만 라방은 기존 판매자가 단골 고객(찜)에게 보낸 알림 메시지 보고 온 사람들 비중이 가장 크다. 나머지는 네쇼라 메인화면 노출 내용을 보고 온다. 즉 탐색·둘러보기 쇼핑을 하려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라방에서 검색·목적 지향 이커머스와 다른, 새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본다.”

파는 상품에도 차이가 있나.
“여전히 오프라인에서만 살 수 있던 ‘온알못’ 상품도 라방에선 판다. 기존 이커머스 문법이 ‘이미지+텍스트’라면, 라방은 ‘실시간+동영상’이다. 이커머스보다 더 입체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쌍방향으로 전달할 수 있다.”

‘온알못’? 온라인에서 안 파는 상품?  
“예컨대 지난 6월에는 무형문화재인 박명배 소목장의 ‘먹감서안1(책상)’ , ‘사방탁자’를 라방으로 판매했다. 7만 1000여명이 이 방송을 봤다. 브레이브걸스나 SF9 등 유명 아이돌이 라방으로 컴백쇼를 열고 신규 앨범을 판매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자동차 등 초고관여 상품(사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상품)까지 확장 가능할 것이라 본다.”
 
그걸 라방으로 꼭 사야하는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나. 
“백화점의 장점은 ‘믿을 만한’ 상품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라방에도 패션·푸드·테크·레저 등 거의 모든 분야 상품이 들어와 있다. 여기까진 비슷할 수 있겠다. 중요한 건 라방에선 물건 안 사고 방송만 봐도 재밌다는 거다. 즐길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게 라방이다.” 

구체적으로는.
“영화나 책은 배우·작가들이 라방에 나와서 설명한다. 예전 같으면 북토크나 GV(관객과의 대화) 현장에 가야했지만 라방은 그걸 다 온라인에서 한다. 궁금한 건 바로 물어볼 수도 있고. 백화점 문화센터가 이커머스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마트의 장점인 시식이나 팝업 매대, 식품관 역할도 구현할 수 있다. 라방에 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나 볼 수 있던 브랜드와 상품 구색을 시공간적 제약 없이 경험할 수 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작가와 출판사 관계자들이 라방으로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국내 라방 시장은 쟁쟁한 빅테크들의 격전지다. 카카오, 쿠팡부터 우아한형제들(배민), 무신사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 들었다. 네이버는 ‘넷플릭스+유튜브’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판매자들이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게 하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구사한다. 
 
네쇼라의 라방은 만드는 이가 다양하다.
“크게 세 종류의 라방이 있다. 네이버가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콘텐츠, 유명 브랜드와 함께 만드는 협업 콘텐츠, 그리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SME)들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다.”

네이버가 직접 기획·제작까지 하는 이유는. 
“일종의 모델링이다. 새로운 포맷을 개발해 ‘방송을 이렇게 풀어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역할이다. <스타 컴백쇼>(뮤지션 쇼케이스), <월간 멍냥>(반려동물을 위한 쇼핑)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테마 오리지널 쇼가 잘 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IP(지식재산)처럼 자체 IP로 성장할 수 있다. 요즘엔 신상품 출시 쇼케이스도 라방으로 기획한다.”
 
시장 정육점 아저씨도 라방을 하더라.
“라방은 물건 판매뿐 아니라 예능 콘텐츠 성격이 있다. 그래야 사용자의 시간을 붙들 수 있다. 그러려면 플랫폼의 개방성, 콘텐츠의 다양성, 카테고리의 확장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일반 소상공인도 라방을 만들 수 있게 서비스를 설계했다.”

소상공인 라방엔 어떤 매력이 있나.
“예측불가능성이다. 매끈하게 빠진 기획상품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영상이 주는 쾌감이 있다. 이렇게 1년 남짓 운영한 네쇼라의 누적 시청 건수가 4억 5000만건이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도 있었다는 얘기다. 2019년 4월에 나온 인기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Fancy’의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건수(4억 4000만건)와 비슷한 수준이다.

날 것의 영상?
“마장동에서 한우를 파는 판매자가 ‘발골쇼’(뼈에서 살을 발라내는 과정)를 보여준다든지, 달항아리 백자를 작가가 물레를 돌려 만드는 시연을 한다든지, 낚시세트를 파는 소상공인이 직접 물고기를 잡으러 낚시터에 가서 방송한다든지 등등. 창의적인 콘텐츠가 줄줄이 나온다. 유튜브에서 ‘먹방’ 장르가 탄생했듯 라방에서도 창작자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
 
유튜브가 그랬듯, 부적절한 콘텐츠도 나올텐데.
“스마트스토어 수가 46만개다. 이중 3개월간 누적 거래액 평균 200만원 이상인 사람에게만 라방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이 과정에서 일정 부분 신뢰도를 기준으로 필터링된다.

그래도 라방의 과장·허위 광고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방송제작 교육할 때 사장님들에게 가이드라인을 공지한다. 판매자 유의사항도 알려주고. 하루 500개씩 방송을 하니, 우리도 모든 방송을 보진 못 한다. 신고 기능을 두고 실시간으로 이를 처리한다. 규정을 어기면 권한을 박탈한다. 특히 음란물 또는 청소년에게 부적합한 콘텐츠가 포함된 라이브를 올리면 즉시 계정이 영구 정지되고 형사고발 조치된다. 스마트스토어에서 그간 쌓은 노력이 사라지는 일이라, 쉽게 그러진 못할 것이다. 네이버에 손해가 발생하면 적절한 보상도 요구한다. ”
 
일반 판매자의 라방은 아무래도 노출 면에서 불리하지 않나.
“유명 인플루언서라고 항상 많이 파는 건 아니다. 반대로 유명하지 않다고 못 파는 것도 아니다. 충남 지역의 한 옷가게는 매일 라이브를 진행했는데 한달에 30번해서 판매액 2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그래서 우리는 판매액 순으로 메인 화면에 콘텐츠를 노출한다. 또 ‘도전 라이브’를 통해 신규 진입자에게도 라방 홍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마장동 시장에서 소고기를 판매하는 상인이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발골쇼를 진행하고 있다. 

 TV 홈쇼핑을 ‘복붙’한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겉보기엔 유사하다. 그런데 깊게 보면 비즈니스 모델부터 전혀 다르다. 홈쇼핑은 ‘타임딜’이 기본이다. 허가받은 방송사업자가 한정된 시간을 판매자에 빌려 주고 수수료 받는 식이다. 수수료도 30% 안팎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이 파는 방식에 최적화됐다. 여기에 안 맞는 상품은 접근조차 어렵다. 그런데 라방은 관점 자체가 다르다. 판매자가 원할 때 언제든 라방할 수 있다. 상품, 콘텐츠를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다. 수수료도 매출의 3~5%로 저렴하다.”
 
기술적으로는 어떤 차이가 있나.
“TV 홈쇼핑은 카메라로 찍고 전문 장비로 편집해서 진행한다. 하지만 우리는 앱으로 모든 편집과 효과를 다 집어넣을 수 있다. TV 홈쇼핑은 한 번에 방송 하나만 하지만 쇼핑라이브에는 지금도 하루 500개 이상 라이브가 돌아간다."

얼마나 더 소화할 수 있나.
“현재 대비 10배 이상도 이미 가능하고, 장기적으론 수만 개의 라방을 동시에 돌리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가 수천, 수만 개의 라이브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클라우드에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송출·재생이 안정적으로 가능한 라이브 플랫폼이 구축돼 있다. 많은 사람이 지연 없이 상호 댓글로 의사소통 하는 것도 네이버에선 가능하다. 또, 방송음성을 자막으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9월에 적용된다. 이밖에 방송 하이라이트를 자동으로 제작해주는 기능, 뷰티·패션·푸드 등 카테고리별로 특화된 필터도 곧 나온다.
 
소비자 경험을 더 개선할 기술은? 
“라방의 강점 중 하나는 콘텐츠가 휘발되지 않고 저장(아카이빙) 된다는 점이다. 실시간 방송이 끝나도, 나중에 다시보기할 수 있다. 방송 중 원피스 부분이 궁금하다면 이 부분만 검색해서 찾아주는 기능(클립뷰어)도 있다.”

TV홈쇼핑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내야하고 규제도 많이 받는다. 라방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역차별 아닌가.
“그 프레임으로 라방 산업을 접근하면 정말 힘들어진다. 홈쇼핑과 우리는 경쟁관계가 아니다. 타깃이 다르고 상품도 콘텐츠도 다르다. 지금도 여러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가제 사업인 TV홈쇼핑과 라방은 다르다.”

지난해 국내 라방 시장은 4000억원 안팎(추정, 교보증권). 원조 격인 중국(163조원)에 비하면 한참 작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2023년까지 국내 시장이 1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 송재훈 책임리더는 “2016년 라방이 시작돼 2020년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사례를 보면 우리도 2023년 이후엔 라방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만큼 성장할 수 있다고 보나.
“우리는 환경이 좋다. 솔직히 대한민국 사람 중 홈쇼핑 1000번 이상 안본 사람 없지 않겠나. 지상파 채널 사이 사이에 끼어 있었으니까. 즉 대한민국 정서에 이런 포맷이 잘 맞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라방도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네쇼라는 얼마나 크게 될까.
“우린 지난 달에 처음으로 월 거래액 500억원을 넘겼다. 연간으로 치면 5000억원 쯤인데 중소형 백화점 규모다. 올해 말까지 월 1000억원 넘기는 게 목표다. 수년 뒤엔 국내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 정도를 넘어서고 싶다. 소위 말하는 ‘대박’ 사례가 계속 나오면 못할 것도 없다. 쇼핑업 성수기는 4분기인데, 그래서 제가 요즘 가장 자주 떠올리는 말은 ‘윈터 이즈 커밍’(Winter is coming)이다. 올 겨울이 기다려진다.”
오늘 송재훈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책임리더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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