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케아 강동점 분석 2. 파는 사람들 : 알라미
01 서울의 첫 이케아, 좋으면서도 아쉬웠던 건
02 투자 없이 연매출 300억, 알라미의 비결은
03 뉴스 TOP5 - '자사몰보다 더 중요한 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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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by 슝슝 (w/Midjourn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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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케아가 국내 5번째 매장이자, 서울 첫 매장인 ‘강동점’을 지난 4월 17일 오픈했습니다. 그동안 이케아는 교외에 ‘블루 박스’라 불리는 단독 대형 매장을 여는 전략을 고수해 왔는데요. 이번에는 도심과 더 가까운 위치, 그것도 쇼핑몰 내 입점을 택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전략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강동점은 수도권 동부 고객을 본격적으로 겨냥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지금까지는 광명과 고양 중심의 서부권, 기흥 중심의 남부권을 공략해 왔다면, 동부권은 사실상 공백에 가까웠죠. 이제 강동점을 통해 그동안 이케아와 물리적 거리가 멀었던 고객들과도 접점을 만들 수 있게 된 겁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이케아는 이미 주요 상권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여러 차례 테스트를 진행해 왔고, 이번 매장과 같은 생활권인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는 약 2년간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를 운영한 바 있기도 했죠.
이 모든 흐름은 교외 대형 매장이 유효했던 시대가 지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커머스가 일상화되며, 다이소나 올리브영처럼 생활권 안으로 들어온 채널들이 더 주목받고 있고요. 이케아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도심 밀착형’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이런 전략 변화는 자칫 이케아 특유의 ‘매장 경험’이라는 강점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함이 필요해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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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졌지만 그렇게 못 느낀 건
실제로 직접 방문해 봤을 때도 ‘작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다른 이케아 매장들도 방문해 본 경험으로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고요. 여기에는 쇼룸은 동선이 길고 복잡하게 구성돼 있어 공간의 크기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던 것도 작용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케아의 핵심인 ‘룸셋’ 구성에서도 강동점은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룸셋은 방이나 거실처럼 집의 공간을 그대로 구현해 놓은 체험형 전시로, 구경만으로도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에, 방문의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하죠. 강동점에는 무려 44개의 룸셋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이는 광명점(65개)보다는 적지만, 고양점(42개)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두 매장 모두 강동점보다 영업 면적이 2배 이상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과감하게 공간을 채운 셈이죠. 미니 룸셋 등으로 다양성을 높여 오히려 ‘작지만 더 풍부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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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강동점은 카페와 레스토랑 공간도 오히려 타 매장보다 더 크게 조성했습니다. 분명 매장은 작아졌지만, 방문자 입장에서의 체험은 오히려 더 늘어난 셈이죠. 온라인에서 굳이 구매하지 않고 직접 매장까지 오게 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걸 이케아는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더 가까운 위치로 다가가고, 더 많은 체험 요소와 먹거리를 준비한 것인데요. 이는 최근 오프라인 리테일 트렌드에 대해 이케아가 얼마나 정교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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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전히 '옴니'는 글요
기존 이케아 매장은 크게 네 가지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쇼룸, 비교적 작은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마켓홀, 창고 공간에서 고객이 직접 상품을 픽업하는 셀프 서브, 그리고 직원 전용 물류 공간인 풀 서브가 그것이죠. 이번 강동점은 쇼룸의 기능을 오히려 강화했기에, 나머지 구역의 축소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셀프 서브는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는데요. 때문에 실제로 구매 가능한 제품 수는 약 3,700여 개로, 광명점 오픈 당시 8,600개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매장 면적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이를 보완하려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앱 이용을 유도하는 안내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고, 30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 중이었습니다. 대표적 상징이던 연필 대신 QR코드 활용을 권장하는 점도 눈에 띄었죠.
하지만 정작 앱 기반 쇼핑 경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상품 정보를 기록하려고 QR코드를 인식했는데, 현장 구매가 불가한 제품은 아예 앱에 담을 수도 없었습니다. 구매 가능한 제품들도 셀프 계산대를 이용해 한 번에 바코드를 찍는 수준 외에는 뚜렷한 디지털 편의성을 느끼기 어려웠고요. 앱 내 한글 번역도 어색한 부분이 많아 원하는 기능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더욱이 직원에게 문의했을 때도 정확한 설명을 듣기 어려웠는데요. 현장 직원들도 앱 사용법이나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어 보였습니다. 더불어, 쇼룸 내에서 특정 상품의 위치를 안내하는 기능도 없어 고객이 불편을 겪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최근 다이소조차 상품 위치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죠.
정리하자면, 이케아는 오프라인 접근성과 체험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디지털 전환 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 신규 매장 효과로 단기 실적 개선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까지 이어지려면 이러한 옴니채널 관점에서의 정교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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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업은 결국 고객에게 뭔가를 파는 일을 합니다. 뉴스레터, <파는 사람들>은 화려한 포장보다는 '파는 사람'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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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데는 다 이유가 있죠
무슨 일이 있어도 깨워주는 악마의 알람 앱, ‘알라미’를 만드는 딜라이트룸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부트 스트래핑(투자 없이 자력으로 성장)’의 대표 사례로 여겨지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불황이 닥쳤던 2024년에도 딜라이트룸의 실적은 무려 매출 337억 원에 영업이익 190억 원. 법인 설립 이후 10년간 한 번도 투자를 받지 않고도 만들어낸 단단한 성과라서 더 놀랍죠.
그간 딜라이트룸의 성공을 조명한 콘텐츠는 무수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신재명 대표가 가장 자주 전한 성공의 비결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이었죠. 어떻게 보면 개발자 출신 창업자라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정론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엔 언제나 질문이 따르게 됩니다. 사업은 제품만 잘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요. 제품을 알리고, 고객과 수익의 균형을 잡고, 팀을 구성하고 조직을 확장해야 하죠. 1인 개발자로 시작했던 신 대표는 이 모든 과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해냈을까요?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였던 알라미는 어떻게 글로벌 앱으로 성장했을까요?
놀랍게도, 그 가능성의 씨앗은 대부분 신 대표가 혼자 보낸 3년의 시간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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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을 위해 한 발짝 더
딜라이트룸이 워낙 부트스트래핑의 모범 사례로 유명하기에, 신재명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러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물론 짧은 시간에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도움을 주는 건 쉽지 않지만, 그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하나 있다고 하죠. 바로 ‘문제 정의’입니다. 남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서 질문을 시작하라는 이야기인데요.
신재명 대표는 ‘사람들이 일어나려고 알람을 쓰는데 일어나지 못한다’는 문제가 너무 이상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겪는 불편이지만, 아무도 이걸 문제라고 여기지 않았던 거죠. 그렇게 문제를 새롭게 정의한 순간, 알라미라는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문제를 잘 해결하는 앱이라도, 알려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겠죠.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였던 알라미가 글로벌 앱으로 성장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2012년 앱을 출시했을 당시, 반응이 거의 없자 직접 해외 IT 매체 ‘씨넷(CNET)’에 알라미를 소개해 달라는 메일을 보낸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기사화되며 글로벌 인지도가 급증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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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 보면 '해외 매체에 연락해 보라'는 단순한 결론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신 대표가 강조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가 생각해 보는 태도입니다. 처음엔 기자들의 이메일 주소를 수집해 무작정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죠. 그때 그는 스스로에게 다시 물었다고 합니다. '왜 기자들이 답장을 안 해줄까?', '내 앱에 관심이 없어서겠지', '그렇다면 누가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이렇게 다시 문제를 정의한 끝에, 과거에 ‘라모스 알람’이라는 유사한 서비스를 기사로 다뤘던 씨넷 기자를 찾아냅니다. 비슷한 주제에 관심 있었던 기자라면 알라미에도 흥미를 가질 거라고 본 거죠. 실제로 이 메일은 기사화로 이어졌고, 알라미는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결국 단순히 시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실패했을 때 다시 파고들며 ‘어떻게 풀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태도가 알라미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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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돈을 벌었습니다
이후 알라미는 2014년, 무려 60개국에서 알람 앱 1위를 차지하며 한번 더 대박을 냅니다. 당시의 자세한 스토리는 ‘파는 사람들' 인터뷰 전문에서 확인할 수 있고요. 이와 같은 놀라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함께 축하할 팀원이 없다는 아쉬움에, 신재명 대표는 본격적으로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 합류한 멤버들 역시 개발자들이었습니다. 수익화에 대한 감을 잡기 어려웠을 법도 하지만, 신 대표는 '알라미는 애초에 다른 서비스였다'라고 말합니다. 카카오톡 같은 앱들이 잘 되던 시기라, 트래픽 확보에만 집중하고, 수익화는 나중에 고민해도 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요. 알라미는 처음부터 수익 모델을 고민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1인 프로젝트였던 초기부터 실제로 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이죠. 제품 완성도도 중요했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오래갈 수 없다’는 게 신 대표의 철학이었습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쌓인 기반이 오늘날의 알라미를 만들었던 거고요.
그리고 현재 알라미의 수익화 핵심은 ‘광고 네트워크’입니다. DAU(일간 활성 사용자 수)가 200만 명에 달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시작했고요. 광고 매출만 해도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 광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앱 개발사를 위한 광고 솔루션 ‘다로(Daro)’를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매출원이 다각화되지 않으면 성장이 정체된다는 판단에서 나온 선택이죠. 이 역시 '스타트업에서 대표와 회사가 구성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성장'이라는 철학에서 나온 거기도 하고요.
인터뷰의 마지막에서, 신재명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알라미든 다로든 딜라이트룸의 본질은 같습니다. 사용자의 문제에 집중하고, 그때그때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 앞으로도 그것만 잘하면, 성장의 길은 계속될 거라 믿습니다.”
정말 그의 말처럼, 딜라이트룸의 다음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 편집/윤문 | 기묘한
글쓴이 소개 - 조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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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몰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전략은 단순하게, 실행은 정교하게
시기적절한 기획, 새롭고 차별화된 시도
유니클로와의 진짜 승부는 시작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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