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살인을 면할 수 있는 게 맞을까요...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영화인들의 축제라는 청룡영화제가 얼마 전 개최되었는데요.

올 한 해 관객으로서 열심히 활동(?) 했던 저도,

영화인들과 나의 PICK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려고 지켜보았습니다. 👀


30년간 MC를 맡았던 김혜수 배우의 마지막 진행도 인상 깊었지만,

영화 <거미집>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전여빈 배우의 소감이 기억에 남았어요.


신조어 ‘중꺾그마(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를 인용하면서,

꺾여도 그냥 믿으면 실체가 없는 것도 실체가 생길 것이라는 발언이었습니다.


구독자님도 ‘중꺾그마’를 잊지 않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며,

추위와 감기에도 꺾여도 그냥 다 괜찮습니다 ☃️

우리 적당히 따뜻하게 보내요!

💫 이번주의 '시소'

참을 인(忍)자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는 말,

과연 맞는 말인 걸까요?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이라기엔,

생각보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아서

그저 바보같은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상대를 배려하다가는

내 안의 병을 키우는 역효과가 나기도 하는 등

그게 최고의 선택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번주는 참아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될 때,

보면 좋을 콘텐츠를 가져와봤어요.

복잡 다단한 요즘 사회에선 대체 어떻게 해야 맞는 걸까요 🤔


* 본문에서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1. 바로잡아야 할 것들은 분명하니까
미스 함무라비
👉 극본 : 문유석
👉 출연 : 고아라, 김명수, 성동일 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 법전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의 이름을 딴 이 드라마는 열정 가득한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이 재판부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작품인데요. 첫 출근길에 지하철 빌런을 퇴치하고, 이후 꼰대들의 옷차림 지적에 히잡을 입고 등장하는 박판사의 남다른 행보에 웃음을 터트리며 보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 역시 여느 법정 드라마들처럼 다양한 사건들을 등장시켜,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할 거리들을 만들어주는 드라마였는데요. 특히 변호사나 검사가 아닌, 형을 선고하는 판사의 입장에서 바라볼 기회가 참 많은 게 좋았습니다. 상식적으로, 혹은 도덕적으로 잘잘못을 따지자면 맞는 판결임에도 불구, 이전의 판례들과 어긋나거나 배심원단의 선택과 반대되는 것조차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좋지 않더라고요. 분명한 답이 보이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늘 해왔던 그대로', '남들과 똑같이' 해야 하는 사회의 관례를 고려해 참고 따라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니. 어쩐지 씁쓸함이 감도는 사건들이 참 많았습니다.

언젠간, 누군가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도 이러는데 우리는 어떻게 어렵지 않겠어요. 하지만 그 기준을 분명히 알고 있다면, 선택의 기회가 왔을 때 맞는 것을 고를 용기가 생겨날 거라 믿으려고요. 그렇게 조금씩 '덜' 참다 보면 '더' 나아지겠죠? 

2. 참는 것이 곧 이기는 것

방송에서 단체로 나 모욕하는 멕시코 관객들 역으로 조롱하기

👉 코미꼬


신경을 살살 긁는 말에 화 안 내고 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마 겪어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그저 놀리고 싶어 하는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내 안의 어느 선을 넘어버리면 종래엔 참지 못하고 폭발하기 마련이죠. 이럴 때 한 번 더 참을지, 말지 고민한다면 바로 이 영상이 도움이 될 거예요.

머나먼 타국에서 스페인어로 스탠딩 개그를 하는 코미꼬는 한 방송에 초대가 되는데요. 유일한 동양인인 그에게 관객들은 '엘 치노(El Chino, 중국인)'를 외치기를 반복합니다. 분명히 한국인이라고 밝히고 이야기도 했지만, 그들에겐 중국인이라 외치는 이 인종차별적인 행위가 그저 재미있는 놀이인 셈이죠. 그가 무대를 마칠 때까지, 시종일관 반복적으로 외치는 이 사람들에게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끝까지 꾹 참는 모습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영상 말미에서 이것이 그 나라의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설명하지만, 한국인에겐 그걸 견디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어요.

만일 그가 참지 않고 기분이 상해 개그를 중단하거나, 무대를 내려왔다면 과연 어땠을까요? 관객들이 자신들의 무례함을 깨닫고 사과를 했을까요? 아니면 부적응자라며 혀를 끌끌 찼을까요? 둘 중 어느 쪽이든, 아마 그에게는 그가 이 모든 것들을 참아내고서 얻은 열렬한 환호와 새로운 기회보단 중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더 큰 무언가를 얻기 위해 견뎌내는 것, 그것이 이기는 방법이었을 테니까요.

3. 왕관을 쓴 자, 무게를 견뎌…라?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 작가 : 수신지


‘우주에서 보면 결국 우리는 먼지, 고민거리도 먼지’라는 얘기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혹시 구독자님은 좋아하신다면 존중하겠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있는 곳은 우주가 아닐뿐더러, 필연적으로 고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각자의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우주에 있는 것처럼 ‘고민’을 축소하게 되는 곳이 있는데요. 약 12년간의 학업 생활을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교실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일은 ‘청춘’이란 단어로 뭉뚱 그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교실 생활과 사회 생활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제목의 ‘반장’이자 주인공인 아랑은 나름의 복잡한 사정을 안고 살아갑니다. 학업과 교우관계, 불확실한 미래 … 어른이 된 후에도 쭉 계속되는 고민들이죠. 엄마는 아랑의 진로에는 관심도 없고, 오히려 대학을 가지 말라고 종용합니다. 그 와중에 성적은 1등이라 친구들과의 사이도 미묘해지죠. 이 골치 아픈 상황에서 ‘확 일탈을 해버릴지’ 아니면 ‘참고 공부해서 대학을 갈지’ 고민하게 됩니다. 어떤 쪽이 올바른 답일지는 너무나 확실하지만, 아랑에게 더 알맞은 답은 무엇일까요?


주인공에게 책임과 의무가 ‘반장’인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왕관을 쓰고 있습니다. 설령 누군가에게는 이게 우주의 먼지처럼 가벼워 보여도, 왕관을 쓴 자는 그 무게를 견디고 있죠. 해답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고민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무게를 견딜 것이냐 아니면 내던져 버릴 것이냐.


4. 말할까 말까, 고백 얘기가 아닙니다

다정한 말이 똑똑한 말을 이깁니다

👉 인터뷰어 : 이재은 아나운서


어렸을 때부터 ‘반에서 제일 시끄러운 그 애’를 담당하던 저는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지 못한다거나 전화 걸기가 제일 무섭다는 이야기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시끄럽게만 살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자연스레 말의 무게를 배워갔기 때문인데요. 어떤 말은 너무 가벼워 뱉어도 힘이 없었지만, 어떤 말은 말하는 순간 주체 못하고 퍼져 나갔습니다. 가장 무서운 건 말하기 전까지는 그게 가늠이 잘 안 간다는 거였죠. 그래서 제 해답은 최대한 말은 줄이되 열심히 듣는 거였습니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지만 요즘 들어 종종 고민이 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사회는 나이와 발언권의 비중이 비례하는 터라, 나이 서열 막내일 때는 상관없었는데 이젠 나서줘야 하는 순간이 점점 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말하지 않으면 나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집단에게도 영 좋지 않은 것 같고요.


그때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말하는 지도 배워야겠구나’ 하고요. 제가 찾은 첫 번째 레퍼런스는 바로 아나운서 이재은 씨였습니다. 공적인 말하기에 능숙한 것뿐만 아니라, 그걸 위해 늘 열심히 노력하는 모 봐왔기 때문인데요. 그는 결국 자기 것이 아닌 말 하기는 절대 오래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럼 어떻게 말해야 내 것이 되고, 상대를 움직일 수 있을지는 위 영상에서 같이 확인해 보아요.


💭 흥선&리코의 콘텐츠 영수증
🥨 리코'S PICK <meenoi (미노이) - No Santa>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재즈앨범_오백장_내줘야함

12월, 크리스마스의 계절을 코앞에 두니 자연스레 캐롤에 손이 가는 요즘인데요. 캐롤은 아무리 새로운 곡이 나와도 이전에 듣던 곡들이 워낙 명곡이라 웬만큼 좋지 않으면 플레이리스트에 잘 추가하지 않게 되는 건 저뿐인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이맘때쯤 앨범을 통으로 추가했던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미노이의 앨범을요.

평소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음악에서만큼은 정말 실력자인 그가 작년에 발매한 <NOI MAS>는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재즈, R&B,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해서 발매했던 앨범인데요. 제가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곡은 바로 이 곡입니다. 산타가 없대도, 자신이 트리 앞엔 편지를 써두었다며 귀엽게 선물을 바라는 가사를 담아 미노이의 산뜻한 목소리와도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영상은 가을을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노래만큼은 완연한 크리스마스니까 한 번 들어보시면서 설렘을 느껴보시길 바랄게요. 물론, 우린 이제 산타를 기다리기보단 셀프 선물을 해야 하는 어른이지만요. 😂


👴 흥선'S PICK <서울의 봄>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스트레스_챌린지_왜_유행하는지_알겠네


12.12 사태를 다룬 <서울의 봄>이 요즘 극장가에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길래 후다닥 가서 보고 왔습니다. 어두운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괜히 연말에 보기엔 지나치게 ‘잔인할까 봐’ 혹은 ‘찝찝할까 봐’ 조금 걱정되기는 했었는데요. 최대한 영화적 기교를 빼고 친절하고 담백한 연출로써 울림을 전달하는 영화였습니다.

반란을 주도한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를 저지하는 이태신(정우성 분). 선명하게 갈린 선악 구도에서, 과연 나는 ‘선인’이 될 수 있을까는 질문이 영화 끝까지 남았습니다. 태신의 올곧음은 너무나 비범한 반면에 반란군의 탐욕, 진압군의 무능은 익숙하게 와닿았기 때문이죠. 이미 우리는 역사로서 잘 알고 있지만, 태신은 결국 반란을 막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이 물음은 더 무력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다만, 영화는 한 사람에 기대는 기적보다 많은 사람들의 깨어 있음을 믿고 있었습니다. 순진하고 게으를지는 몰라도, 영화를 본 저도 그 마음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P.S 심야 영화로 본 덕분에 영화 속 타임라인과 현실의 시간이 비슷하게 흘러갔는데요. 그 날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이왕이면 밤 시간대에 관람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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