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리 음악

서부영화를 보다가 잠에 든 유령이. 카우보이 모자, 꽉 끼는 청바지, 긴 부츠 차림의 한 남자가 오래된 술집에 앉아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꿈을 꾸는데…!
👻 : 오늘은 듣기만 해도 온몸이 들썩이는 컨트리 음악 이야기를 들려드릴게령~

▲ 만화 <스폰지밥> 속 컨트리 음악
유령이 플로터! 만화 <스폰지밥>의 이 장면, 혹시 아시나요? 비키니 시티로 내려온 다람이가 고향인 텍사스를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 노래가 바로 컨트리 음악이에요. 오늘은 20세기 미국인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음악, 컨트리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1920년대 미국 컨트리가수 지미 로저스, 출처: Pinterest
촌뜨기 음악, 컨트리! 🎸
시골을 뜻하는 ‘Country’라는 이름 때문에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탄생했을 거라고 오해를 받는 컨트리 음악은, 사실 미국의 대도시 뉴욕에서 시작됐어요. 1920년대의 미국은 유례없는 경제 대호황을 맞으며 각지의 시골 청년들을 대도시 뉴욕으로 불러 모았죠. 그리고 이곳에서 각기 다른 음악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며 컨트리 음악의 기반이 다져졌는데요. 그중에는 북아메리카 남부 지역에서 유래한 피들링 기법*, 그리고 미시시피주에 거주하던 흑인들의 악기 벤조*와 같은 독특한 요소들이 섞여 있었죠. 소박한 시골의 삶을 노래하던 이들의 음악은 세간에서 ‘촌뜨기 음악(Hillbilly)’으로 불렸다고.

*피들링 기법: 아일랜드식 바이올린 기법
*벤조: 17세기 초 노예로 끌려온 서아프리카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전파한 현악기

컨트리 음악의 아버지이자 1920년대 미국 컨트리 음악의 대표주자였던 가수 지미 로저스(👻: 앞에서 본 스폰지밥 노래의 원곡자예령!)는 녹음 기술의 발달, 전축의 등장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대스타가 되었어요.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출신이었던 로저스의 독특한 남부 사투리가 유행하며 트웽*이 진짜 컨트리 음악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척도로 여겨질 정도였죠. 이처럼 미국 각지의 고유한 멜로디와 연주법이 대도시 뉴욕에서 한데 어우러지며 오늘날의 컨트리 음악이 되었다고.

*트웽: 사투리에 기반한 발성법

👻: 컨트리 음악이 대도시 뉴욕에서 태어났다니, 정말 아이러니하네령~ 그래도 농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음악이라고 하니, 왠지 활기차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풍길 것 같아령!

▲ 존 마이클 몽고메리의 <The Little Girl>
가정폭력과 알코올 중독의 노래라고? 😱
컨트리 음악은 멜로디와 연주법뿐만 아니라 가사를 통해서도 농촌의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어요. 하지만, 컨트리 음악 속의 농촌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화롭고 따뜻한 모습이 아니었죠. 블루스(Blues)와 재즈가 흑인들의 고통, 가난, 시련을 담고 있었다면 컨트리는 백인들의 삶과 애환을 보여주는 음악, 즉 백인들의 블루스였거든요.

컨트리 음악의 가사에는 주로 시골의 폐쇄된 문화와 그 문제점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대표적인 예시로는 가정폭력과 알코올 중독이 있었죠. 컨트리 가수 존 마이클 몽고메리는 노래 <The Little Girl>의 가사에 가정폭력에 대한 내용을 담았어요. 아동학대를 당한 여자아이나, 남편에게 살해당한 여자의 이야기와 같은 내용이었는데요. 또 브레드 페이즐리와 앨리슨 크라우스는 노래 <Whiskey Lullaby>에서는 이별 후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남자와 그 죄책감으로 사망한 여자에 관해 이야기했죠. 이러한 전통이 현재까지 이어져 많은 컨트리 음악이 역설적이게도 흥겨운 멜로디그렇지 못한 가사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고.

👻: 신나는 음악으로만 들렸던 컨트리에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니, 조금 무서워령… 그런데, 미국 시골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던 컨트리가 어떻게 지금처럼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나령?

▲ 엘비스 프레슬리, 출처: tabletmag
컨트리의 도시, 내슈빌 🏚
1920~30년대에는 미국 도시 곳곳에 안테나가 설치되면서 라디오 문화가 널리 퍼져나갔어요. 당시 가장 유명한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그랜드 올 오프리>는 테네시주 내슈빌 지역에서 시작된 쇼 프로그램으로, 많은 컨트리 가수의 무대가 되어주었죠. 그리고 그들의 노래는 라디오를 통해 미국 전역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고.

이처럼 시골에서 출발해 대도시에서 성장하고 미국에 스며든 컨트리는 다른 음악에 영감을 줄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어요. 로큰롤의 초기 형태였던 ‘로커빌리(Rockabilly)’ 역시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힐빌리, 즉 컨트리의 영향을 받은 음악이라는 사실! 또 로큰롤의 제왕으로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관에도 컨트리가 깔려있었다고.

이 무렵 내슈빌의 음악가들은 컨트리 음악에 부드러운 현악, 코러스 팝 등의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컨트리 장르를 선보이기 시작했어요. 흔히 ‘내슈빌 사운드’로 불리던 이 스타일은 현재 미국의 주류인 '컨트리팝'의 토대가 되었죠.

👻: 내슈빌이 컨트리 음악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군령! 내슈빌에서 탄생한 컨트리팝은 어떤 음악인가령?

▲ 테일러 스위프트, 출처: teenvogue
컨트리팝의 아이돌이 되다 ✨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지금은 팝가수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그녀가 원래 컨트리팝 가수로 활동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줄무늬 옷을 입고 빨간 통기타를 연주하던 그 시절의 테일러는 컨트리는 촌스럽고 투박하다는 편견을 깨고 새로운 흐름을 가져왔죠.

컨트리 음악의 시작과 성장은 모두 백인 남성에 의해서 이루어졌어요.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는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컨트리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전통적인 컨트리에 쓰이던 슬픈 가사 대신 사랑이나 과 같은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 세계인에게 컨트리를 각인시켰죠. 나아가 컨트리에 팝, 힙합 등의 새로운 요소를 더해 현재까지도 컨트리 음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 테일러 스위프트는 유명한 팝가수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컨트리 음악을 새롭게 재탄생시킨 대단한 사람이었네령!

▲ 영화 <귀를 기울이면>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세계로 뻗어 나가는 미국 시골 감성 🌍
이제 컨트리는 20세기 미국 시골 마을의 백인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듣고 부르는 음악 장르로 자리매김했어요. 이에 따라 창작의 범위도 미국을 벗어나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는데요. 컨트리 음악 특유의 흥겨운 멜로디와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운 가사는 많은 예술가에게 창작의 원천이 되어주었죠.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의 OST ‘Take Me Home Country Roads’는 컨트리 가수 존 덴버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떠나보낸다는 내용의 가사를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주인공 시즈쿠의 쓸쓸한 내면을 보여주고 있어요. 컨트리 음악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은 접해 보았을 법한 낯익은 멜로디와 적적한 감성이 애니메이션에 녹아들며 컨트리 음악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고.

▲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중 <멋진 헛간> 무대
출처: 세계일보
그런가 하면, 미국 시골 감성과는 영 맞지 않을 것 같은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컨트리 음악이 있어요. 바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영동 고속도로 가요제 편에서 밴드 혁오와 방송인 정형돈이 함께 부른 곡 <멋진 헛간>! 흥겨운 음악, 개성적인 보컬, 깊이 있는 가사로 큰 인기를 얻었던 <멋진 헛간>은 특히 곡 전반에서 컨트리 악기인 벤조를 사용하며 미국 시골 감성을 더 생생하게 전달한다고.

👻: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컨트리 음악이 들려오고 있었네령! 낯설었던 컨트리 음악이 조금은 친근하게 느껴져령~~ 
플롯 TMI 💎
컨트리 음악, 근데 이제 힙합과 K-POP을 곁들인..

힙합계의 떠오르는 신예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 데뷔곡 <Old Town Road>는 힙합컨트리를 혼합해 또 한 번 컨트리의 이미지 변신을 이끌어냈어요. 대중의 뜨거운 호응으로 컨트리의 가능성과 세계화를 보여주며 ‘빌보드 핫 100에서 가장 오래 1위를 달성한 곡’, ‘역대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음악 중 하나’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를 얻었죠. 2020년 그래미어워즈 시상식에서는 릴 나스 엑스와 방탄소년단이 함께 <Old Town Road>를 선보이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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