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하위 버전은 아니지만
블루스카이는 잭 도시(Jack Dorsey) 트위터 공동창립자이자 전 CEO가 2019년 처음 공개했어요. 당시 ‘오픈 소스 분산형 소셜미디어 표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작한 프로젝트로 소개됐어요. 트위터의 지원을 받으며 내부에서 인큐베이팅 된 것인데요. 2021년 잭 도시가 선택한 제이 그레이버(Jay Graber)가 CEO가 되었고 2022년 트위터에서 분사해서 독립 법인이 됐어요. 같은 해 잭 도시가 1300만 달러(약 174억 원)를 투자하며 이사회 멤버가 되었고요.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의 대안을 계속 찾는 가운데, 2023년 2월 블루스카이 iOS 앱이, 4월에는 안드로이드 앱이 처음 출시됐어요. 지금은 초기 클럽하우스처럼 다른 사람에게 초대를 받아야만 이용할 수 있어요. 신규 사용자가 2주에 한 번씩 코드를 받으면 다른 사용자를 초대할 수 있는 방식이에요.
블루스카이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초기 트위터의 인터페이스와 거의 동일하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공개된 이미지와 설명을 보면 분명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트위터와 유사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어요. 게시물 길이에 제한(최대 300자)이 있고요. 사용자들은 '좋아요'를 누르고, 답글을 달고, 다시 게시하며 소통할 수 있어요. 인기 있는 게시물을 위한 '인기 게시물' 피드와 팔로우하는 계정을 위한 '팔로잉' 피드가 있어요. 아직 DM 서비스 이용과 동영상 업로드는 불가능하지만요.
일찍이 가입한 파이낸셜타임스 렉스(Lex) 칼럼의 일레인 무어(Elaine Moore)는 블루스카이가 “일론 머스크의 헛소리가 없는 작은 트위터다. (중략) 블루스카이 팀은 트위터를 연상시켜서 마음에 안 들어 하겠지만, 사용자들은 게시물을 이미 '스키트(skeets, 스카이+트윗)'라고 부른다. (그래서 트위터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셋업하기가 쉽다. 트위터처럼 프로필을 만들고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게시물을 볼지 엄선된 ‘인기' 목록을 볼지 선택하면 된다"라고 설명했어요.
점점 사람이 몰려들고는 있는데
블루스카이는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하고, 초대받을 수 있는 대기자 수를 늘린 뒤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4월 기준 블루스카이가 밝힌 대기자 수는 120만 명이었고요. 소비자 데이터 그룹인 data.ai에 따르면 블루스카이의 사용자 수는 6만 5000명, 앱의 다운로드 횟수는 37만 5000회 이상이었어요.
이베이(eBay)에서 블루스카이의 초대장을 수백 달러에 판매하는 사례도 생겼어요. 이베이에서 경매가 완료된 블루스카이 초대 코드 중 일부는 395달러(약 53만 원)에 낙찰됐어요. 200달러(약 26만 원) 정도에 낙찰된 목록도 수십 개에 달하고요.
뿐만 아니라 트위터에서 활동했던 유명인들도 차츰 블루스카이에 가입하고 있어요. 미국 정치인이자 트위터 팔로워가 1300만 명이었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영화감독 에드가 라이트, 영화배우이자 트위터 팔로워가 300만 명이었던 쿠마일 난지아니 등이 블루스카이를 사용 중이죠. 트위터 유명 인사인 '위레이트독스'(WeRateDogs, 트위터 팔로워 930만 명), 일론 머스크의 전용기를 추적해서 크게 주목받았고 지금은 트위터에서 계정 정지를 당한 ‘일론제트(elonjet)’도 가입했어요.
지금까지는 블루스카이가 초대 기반으로 신규사용자를 모으며 입소문 효과를 누렸어요. 지표상으로도 제법 많은 사용자를 모았고 사용자들의 호기심 어린 반응도 유도했다고 볼 수 있어요. 더불어 트위터를 확성기로 사용한 유명인들도 블루스카이로 진입하면서 팔로워들이 따라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중앙집중형과 분산형의 차이
블루스카이는 트위터와 자주 비견되는 한편, 최근 급성장한 다른 분산형 소셜미디어 서비스들과도 경쟁하고 있어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일방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를 일으키면서 이에 반대한 일부 사용자들은 플랫폼을 이탈해서 마스토돈(Mastodon)과 노스트(Nostr)와 같은 서비스로 이동했기 때문이에요.
트위터와 블루스카이는 각각 중앙집중형, 분산형 소셜미디어라는 점이 달라요. 중앙집중형 소셜미디어는 단일한 주체가 하나의 플랫폼을 소유, 운영, 관리하는 방식의 서비스예요. 트위터뿐만 아니라 기존에 다수 사용자가 쓰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이 포함돼요.
다시 말해 단일한 주체가 해당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요. 사용자 수와 광고 수익을 늘리며 성장하기 위해서 추천 알고리듬 등 내부 작동 방식 정보를 독점 소유하고 비공개로 유지하는 것도 그 일환이 되죠.
쉬운 예를 들어, 머스크가 그러했던 것처럼 인증 마크를 유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기존 마크들을 제거했다가 일부 유명인들에게는 무료로 복원해 주는 결정을 할 수도 있죠. 트위터에 관해 머스크가 내린 일련의 결정들은 광고주들을 떠나게 하고 회사 비즈니스에 큰 악영향을 끼쳤는데, 어쨌든 단일 주체의 최종 결정이 이렇게 플랫폼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반면 분산형 소셜 미디어는 모든 개발자가 채택할 수 있는 개방형 표준을 기반으로 해요. 지금은 이를 ‘프로토콜(protocol)’이라고 부르는데요. 해당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사용 가능한, 오픈 소스로 공개된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독립적인 서버를 만들고 소유하고 운영할 수 있어요.
블루스카이의 경우 자체 제작한 'AT프로토콜'이라고 부르는 프로토콜을 사용했는데요. 블루스카이 사용자들은 하나의 계정으로 각 서버와 이 'AT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외부 플랫폼의 경계를 고려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어요. 블루스카이 계정 하나로 플랫폼의 내외부 서버에서 자유롭게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중앙집중형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과 틱톡 사용자들은 각 플랫폼을 사용하는 도중에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지만, 블루스카이는 플랫폼 내부 서버에서 하나의 계정으로 다른 서버의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이에요. AT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다른 외부 플랫폼이 있다면 블루스카이 사용자가 그 플랫폼의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고요.
후자는 아직 가능성일 뿐이지만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인 계정의 블로그나 웹사이트을 만들어서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구글이든 네이버든 어떤 사이트의 이메일 주소로든 서로 이메일(메시지)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개념을 소셜미디어에도 적용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포브스의 선임 에디터인 마이클 델 카스티요는 이에 관해 "지금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이미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계를 형성했고 수백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하나의 소셜미디어에 락인(lock-in)된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본인의 계정과 팔로워를 소유한 채로, 원하는 아젠다가 있는 소셜미디어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할 수도 있다. 지금으로서는 분산형 소셜미디어가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블루스카이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어요.
제대로 크는 서비스가 될까?
초기 단계의 서비스인 블루스카이가 빨리 푸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수익을 낼 방법이죠.
그는 "몇 가지 수익 모델 아이디어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의 경우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로 구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지금은 단기적으로 '절제'와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정도로 짧게 말했어요. 사용자가 늘어가면서 여러 수익 모델을 실험해 볼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운영 문제도 빠르게 안정화해야 해요. 초기 서비스가 보이는 여러 문제가 생기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하나의 스레드에 몰려서 응답을 했는데 해당 서버에 버그가 생기면서 각종 오류가 발생했어요. 그래서 받아야 할 알림을 못 받거나, 받지 않아도 될 알림을 받은 사용자들이 생겼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게시물을 뮤트할 수도 없는 오류가 발생했고, 그 와중에 누군가 누드 사진을 올리는 등 아수라장이 되었죠.
아직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성장하면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오류들에 대처하는 운영 노하우도 빠르게 자리 잡아야 할 것으로 보여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는 블루스카이와 같이 큰 화제가 되어 사용자가 증가하는 서비스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향한 니즈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블루스카이의 출시는 그래도 제법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블루스카이가 다른 분산형 소셜미디어보다 트위터처럼 익숙하고 사용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초대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점점 확장하면서 기존에 맺은 소셜미디어 관계를 새로운 소셜미디어에서도 (어느정도) 편리하게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요.
아직까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트위터의 대안이 나오지 못한 가운데, 트위터는 NBC유니버설 출신의 베테랑 광고 전문가인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를 새로운 CEO를 채용하고, 다시 사용자와 수익을 잡으려고 나섰는데요. 블루스카이가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특징을 더 쉽게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설명하고, 운영을 서둘러 안정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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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IT 기자를 거쳐, 지금은 IT 콘텐츠 라이터로 활동 중이며 IT 관련 책을 기획 및 편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테크 비즈니스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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