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중에 최고봉으로서 상대방을 극 존중하기 위해 행하는 행위로, 절 중에 가장 큰 절의 위력을 지닌다는 전설(?) 속의 절이다. 여기서 '그랜'은 영어 단어 'Grand'에서 따온 말로 해석하면 문맥상 '장대한', '웅장한'절 이라는 뜻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 나오는 세계관 내 전통(?)이자 주인공 문석구가 시전하는 필살기. '엎드리다 못해 아예 물구나무를 서면서 하는 절'을 일컫는다. 평범한 절보다도 훨씬 예의를 갖춘 절로 이 절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극존대를 의미한다. 

처음 시르사아사나를 배우고 수련할 때, 제 뒤를 받쳐줄 벽이 없으면 시도할 수 없을만큼 무서웠어요. 어깨와 등 힘이 부족한가 싶어서 잘 하지도 못하는 푸쉬업을 많이 연습했지요. 벽 없이 홀로서기가 가능해질 무렵에는 오래 버텨내지 못했어요. 복불복에 가까웠죠. 어떤 날에는 안정적으로 올라가고, 어떤 날에는 자꾸 흔들리며 불안불안. 옆에서 누군가 넘어져서 '쿵!'소리와 굴러가면 저도 덩달아 놀라 흔들리고 다리를 내리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매우 안정적이고 쉽게 올라갈 수 있어요. 5분까지 유지하며 버텨낼 수 있답니다. 아직 수련이 부족해서 5분 이상은 팔저림 때문에 내려와야 한답니다. 

아쉬탕가 Intermediate 시리즈에 등장하는 묵타 하스타 시르사아사나는 요가쿨라 김이현 원장님의 프리야빈야사 수련에서 처음 접했어요. 갑자기 사람들이 머리를 박더니 그대로 다리를 하늘로 들어올리지 않겠어요?! 내가 지금 뭘 본거지?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구경했어요. 지인들이 저에게 놀라움을 표하며 메세지를 보내는 것과 같은 마음일지도요?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아서 혼자 머리 박고 중심을 잡아보았어요. 낑낑거리며 머리만 박고 있는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옆에서 수련하던 지현 요기님이 도움을 주셨답니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가볍게 올라설 수 있게 되었어요. 

저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 요기님들은 제 스토리에서 핀차 마유라아사나를 자주 보셨죠? 유연성 덕분에(?) 힘이 많이 부족해서 이 자세를 완성하고 유지하는 시간이 길지 못해요. 눈을 깜빡하는 순간 넘어가기 때문이지요. 벽에 기댄다고 완성할 수 있는 자세도 아니었구요. 단단한 어깨와 등의 힘, 코어가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합니다. 이 아사나를 쉽게 완성하는 요기님들 영상을 보고 있으면 입이 떡-벌어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에서 따라주지 않는.. 정확히는 힘이... 몇 개월 동안 이 아사나를 완성하고 싶어서 차투랑가단다아사나를 정말 꼼꼼히 수련했어요. 덕분에 흔들흔들 중심 잡으며 조금씩 다리를 하늘로 올리는 것, 아주 잠깐이지만 공중에서 두 다리를 붙이고 유지하는 것, 벽 없이 홀로서기 연습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해졌답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요(ㅠㅠ).

얼마 전부터 마이솔에서 핸드스탠드 연습을 시작했어요. 다리를 들어 올리기까지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뒤에는 저 스스로 중심을 잡는 연습을 합니다. 생각보다 무섭거나 몸이 무겁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정렬을 잘 맞췄다면 손바닥, 손목, 어깨에 제 몸이 편안하게 올려지거든요. 문제는 스스로 중심을 잡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발끝이, 엉덩이가 조금만 움직여도 무너져요. 손으로 바닥을 밀어내는 힘, 어깨와 등 근육의 사용도 아주 신중해야해요. 정말 초초초초 미세한 에너지 사용에도 중심을 잡을 수 없거든요. 아직 제가 수련이 부족해서, 단단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