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일어났어요. 많은 돈을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투자했는데, 국채 가격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하락한 탓이 컸다고 해요. 왜 갑자기 이런 가격 급락 현상이 발생한 걸까요?
국채 가격이 급락한 건 국채의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었어요.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거든요.
채권 금리는 돈을 빌릴 때 정하는 이자율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채권 금리는 정말 다양한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아요. 지난해처럼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라면 채권 금리가 자연스럽게 높아져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서 예금이나 대출 금리가 모두 오르니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 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이러면 기존에 발행했던 채권들은 어떨까요? 함께 금리가 올라갈까요? 아니에요. 이미 몇 년 동안 몇 퍼센트의 이자율을 적용하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그래서 금리는 그대로예요.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 수준이 높아지는 거죠.
기존에 발행한 채권들의 금리는 그대로이지만, 이 채권들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하락해요. 투자자들은 새로 발행되는 금리 높은 채권을 사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금리 5%짜리 채권이 새로 발행되는 판에 금리가 3%인 채권을 제값 주고 사려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고 표현해요.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을 거래하는 시장에서 가격 하락으로 나타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