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의 판화일기를 연재합니다.
Vol 10. 다케시의 판화일기 #1

2026-09-04
by 히로카와 다케시, 김승일

Intro

안녕하세요 배드베드북스의 대표 김승일 시인입니다. 배드베드북스는 《두꺼운 그림》이라는 시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두꺼운 그림》은 김승일 시인이 쓴 동명의 시와 판화가 히로카와 타케시의 판화가 합체하여 만들어질 것입니다. 만들어질 것이었습니다. 타케시는 신기한 사람입니다. 멋있고 귀엽게 생겼는데 자신감이 별로 없습니다. 항상, 내가? 내가 해도 될까요?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곤 합니다.

소심하고 내향적이라 말수가 없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멋있고 재밌고 귀여운 것에 대해서라면 한참을 떠들 수 있는 사람입니다. 타케시가 자기 판화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항상 고개가 깊이 끄덕여집니다. 타케시의 판단과 선택에는 항상 이유가 있고, 더 좋은 것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애착이 있고 품위가 있습니다. 아주 작은 선택에도 깊은 고민이 존재합니다. 타케시의 판화는 숨은그림찾기 같습니다. 실제로 동물이 숨어 있고, 색깔이 숨어 있고, 언제나 세심한 디테일이 존재합니다.

타케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일단 찍어봐야 안다. 판화는 어떻게 찍힐지 완벽하게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좋다. 그러니까 타케시는 깊이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예상 밖의 결과물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 타케시는 아마도 모든 판화가가 그럴 거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랑 친한 판화가가 타케시밖에 없으니까요. 제가 아는 판화가 중에서 가장 멋있는 사람은 타케시입니다.

그런데 타케시는 게으릅니다. 사실 함께 사용하는 작업실 청소도 제일 열심히 하고, 남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면 가장 먼저 손길을 빌려주고, 씻기도 잘 씻고, 매일 조금씩 뭔가를 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핀치에 몰렸다고나 할까요?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면 종종 회피합니다. 시그림책 《두꺼운 그림》을 계약한 지 3~4년이 되어가는데, 타케시는 작업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콘티는 이미 모두 짜놓았는데, 막상 작업을 전부 판화로 한다고 생각하니 감당이 안 되어 겁에 질린 것 같았습니다. 끝이 안 보이니까 시작도 할 수 없었고, 생활비도 벌어야 하고, 신변의 문제로 한동안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책을 내야 하니까…… 작가를 교체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타케시의 판화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터라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여름부터 뭔가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타케시가 작업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촬영을 할 때만이라도 타케시가 판화를 할 수 있겠지! 그렇게 여름 동안 촬영을 했습니다. 인터뷰도 하고, 타케시가 그림 하나를 찍을 때마다 감탄하기도 하면서 여름이 다 갔습니다. 뭔가 진전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갑자기 흥분해서 고조되었고, 타케시가 작업 일지도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타케시는 글도 재밌게 잘 쓰거든요. 그리고 마침 배드베드북스에서 작업 일지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으니까. 잘만 되면 일타쌍피, 일타삼피, 일타오피 같았습니다.

타케시는 써보겠다고 했지만, 이것저것 할 일이 늘어나서 약간 못마땅한 것 같았습니다. 악덕 출판사 대표인 저는…… 이게 다 타케시가 지금껏 작업을 안 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막 밀어붙였습니다. 여러분, 타케시가 《두꺼운 그림》을 완성할 수 있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타케시의 작업 일지는 격주로 연재됩니다. 가끔 휴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타케시의 일상 얘기, 고민, 작업 보고가 포함될 예정입니다. 그러면 지금 시작합니다!


다케시의 판화일기 1화

그냥 한다!

공동작업실에서 Badbedbooks 친구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도중에 승일씨가 말했다

“다케시 작업일기를 써!”

말을 들은 순간 약간 짜증이 났지만

“뭐 하려고요?” 물어봤다.

“작업일기 쓰게!”



대답 안하고 난 바로 편의점에 삼각 김밥이랑 컴라면을 사로 갔다.

난 감전을 얼굴으로 안나오게 무표정으로 유지 하려고 할때가 좀좀 있다.

스스로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감전을 숨기는것을 그렇게 잘하는것도 아니다.



어제는 친구의 기일이었다.

6년전에 들어가신 친구의 기일은 고인의 남자친구 였던 친구의 집에서 친한 친구들 끼리 모여서 제사를 지내는것이 우리의 방식이다.

집에서 자주 제사를 지낸다고 하는 친구가 어떻게 해야되는지 알려주면서 진행한다.

음식은 홀수로 접시에 놓야된다.

술은 2번 돌려서 놓야된다.

젓가락을 테이블에 세 번 두드리고 주고 싶은 음식에 놓는다.

등등



그증에 고인의 인사할때 목소리를 내면서 간단한 인사를 하는 시간이 있다.

"잘 지내고 있어."

"올해 우리 40 되었단다!"

"난 잘 지내고 있단다.전시를 한다.”

"보고 싶다"

등등

한국 온지 13년이 됐지만 한국식으로 제사를 지내는 방법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는 나는 항상 마지막에 인사를 하게 된다.

"난 아직도 헤메고 있어요.”



난 사실은 1년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주로 안좋은 일.할 말이 많은데 왠지 거기서는 이야기를 못했다.

1년만에 만난 친구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한말이로 끝나는것은 불가능 하고 기일의 오늘 말고도 대화를 많이 했을것이다.



제사를 끝나고 밥을 먹고 새벽에 일어나야되는 친구 부부는 먼저 집으로 갔다.

아직도 같이 이야기 하고 싶은 나는 해산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같이 가려고 하는 친구들을 잡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끝이 없는 나의 꼬리에 꼬리를 물은 이야기 들며 친구들은 열심히 들어주면서도 웃고 대답하고 질문하고 노래도 불고 나의 이상한 이야기를 계속 들어줬다.



"다게시는 너무 생각 많다."



나는 생각 많은것은 아닌거 같아.

다만 나는 사고 방식이 겅간하지 않다.

용기가 없고 눈치를 보고 자신간 없고 모든곳에 가치를 매기고...



건강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그냥 할수 있는것을 어려워하고 무서워하고 하는것이 많아서 그렇게 느끼는거 아닌가 생각 한다.



오늘은 단체방에서 어제 찍은 사진이 보내면서 대화를 하다가 친구가

"그냥 하자. !!!!!!!!! 타케시한테도 해주고 싶은 말"

라는 메세지랑 이미지를 보내줬다.



난 그냥 한다! 

작업일기

2026.7.13



오늘은 유튜브용 영상을 촬영 하면서 판을 새기고 이 판을 처음으로 찍어 봤다.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좀식 있고 캔버스를 어떤식으로 표현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된다.

그래도 꽃이나 풀처럼 그린 그림을 새기다가 이산한 모양도 그렇게 보일수 있는거 같아고 생각 하고 원래 모습을 떠나서 새기자고 시도한 것들은 나쁘지 않게 나왔다.

뭔가를 그릴때 재대로 그려야된다는 완벽주의를 좀 벗어날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