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20 - 202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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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0(일) Maroon 5 신보 [JORDI]를 들었습니다.


         지난 주말, 드라마 [마인]이 마지막화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0.5%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껏, 저는 누가 사람을 죽인 범인인지 찾아야 하는 이야기에 매료된 적이 없었는데, 마음이 많이 쓰이는 미스터리/스릴러 드라마를 처음으로 만난 것 같아요.

         이 드라마를 열심히 보았던 이유로는, 극 중 형님동서 지간으로 팔짱을 제법 자주 두르던 서현(김서형 역)과 희수(이보영 역). 형님이 사는 '카덴차'와 동서가 사는 '루바토'. 형님의 착장과 동서의 착장. 형님의 딕션과 동서의 딕션. (그만...)

         그 외에도 "트렌드가 바뀌었어요. 우리 주님 그렇게 꽉 막힌 분 아닙니다.", "누가 누구한테..ㅎ.. 미러링 해 드려요?", "닥치고 인간답게 살아. 궁전같은 셋방살이 말고, 단칸셋방이라도 니 집에서 살라고." 같은 대사들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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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호에서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을 "애나 위너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같은 실리콘밸리에서 바위를 치는 달걀이 되어보려 했던 걸까요?" 라는 말로 맺었는데요. 

         그는 [언캐니 밸리]를 통해 전자책 스타트업, 데이터분석 스타트업, 오픈소스 플랫폼 스타트업을 거쳐오며 느끼는 어떤 불쾌함의 근원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성장가능성이 있는 업계의 내부인으로서, 이런 것들은 모두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불쾌함인 거라고 자신의 의식수준을 업데이트 하는데에 성공하는 날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좋은 게 좋은 거지'인 사람일 수는 없으므로 결국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어쩌면, IT업계의 궤도를 왜곡된 모양으로 돌고 돈 저의 조각난 이력들은 다 이 책을 몰입해서 읽기 위함이었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었습니다. 흑역사의 쓰임새를 오랜만에 찾았달까요. (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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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거리를 뛰는동안, 3,000원이라고 쓰여있던 비닐우산 보관함에 가게 주인이 6,000원이 쓰여진 코팅 된 종이를 포개어 올려놓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날씨에 민감한 자본주의! 예보가 엇갈리는 날을 겪은 사람들이 예전 같으면 "기상청 일 안하나요"라는 류의 말들을 주고 받았던 것도 같은데요. 그날따라 SNS에서는 "이제 진짜 지구가 망가지기는 망가졌나봐"라는 글이 더 자주 보였습니다.

         대충 털고 들어선 극장에서 본 연극 [렁스]는, 90분간 두 사람의 대화로만 밀도 있게 채워지는 2인극이었습니다. 연인사이인 둘 중 한 사람은 환경을 주제로 논문을 쓰며 기후변화를 업의 영역에서 다루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탄소발자국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 파트너의 대화 상대가 되어줄만합니다. 그들은 환경을 파괴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그만하면 좋은 사람들이지만, 다름 아니라 지구를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지 말지’에 관해 고민하고 논쟁합니다. 

         중재자라고는 없는 2인극을 보는 내내, 누군가의 편을 들기보다는 관객인 제가 동조자 또는 방관자로 이 세계에 불필요한 몫을 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라이프스타일'이랍시고 제가 유지해왔던 대부분의 것들이 탄소를 만들어낸다는 걸 확인, 재확인, 삼세번 확인하며 사는 일은 까끌까끌하게 느껴지는 게 저의 솔직한 마음이니까요. 그러면서도 이 연극 속 인물들처럼 제가 '좋은 사람들'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고 싶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번 제휴 이벤트는 '연극열전'이 함께 합니다.
         지구인으로서 살아가는데에 정답은 없지만 더 나은 답을 찾고 있는 구독자 분들을 위해 연극 [렁스] 제휴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콘텐츠 로그' 구독자 대상 할인 쿠폰이니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발급 받아 두세요.

        <여기서부터는 광고가 아닙니다>

        • ️🏷️ 앞서 소개한 연극의 주인공들만 끝까지 좋은 사람들이고 싶어 속을 끓이고 있는 건 아닙니다. 김기창 소설집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에도 그런 이들이 등장하는데요.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 들이닥쳤을 때 폭염 전문 민원을 대응하는 민원실로 배정된 공무원, 몰디브로 여행을 가려면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으니 환경이 파괴된다고 싸우는 커플 등등. 이 소설을 읽고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수식어로 '기후변화'와 '기후위기'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한지 잘 모를 지경이 됩니다. 분명한 건, 지금 읽기에 더없이 흥미로운 소설집이라는 것이죠.
        • 🏷️ 앞서 소개한 연극의 여자가 만일 실존인물이라면,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쓴 호프 자런의 동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는데요. 호프 자런은 "두려움은 문제를 외면하게 만들고, 정보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한다"고 했습니다. 맞아요, 그는 두려움과 공포를 조성하지 않는게 중요한 태도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탄소발자국을 푹푹 찍어가며 지금처럼만 편안한 삶을 추구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줍니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들어 분석하지만 읽기에는 편한 논픽션입니다.
        • 🏷️ 앞서 소개한 연극의 주인공들은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논쟁하다가 과호흡이 오기도 하지만, 갓세븐의 역대 타이틀곡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Breath]입니다. 선언하듯 강렬하게 외치는 후렴구 보컬("넌 - 날 - 숨 쉬게 - 해 -!") 뒤에 휘파람 소리가 지나치게 길게 곁들여지며 여운을 채우는 재미있는 곡이거든요.

        • 칼 뉴포트 [하이브 마인드, 이메일에 갇힌 세상] : 이 책의 띠지에 적힌 한 줄을 보며 동공이 흔들렸습니다. "단톡, 이메일로 일한다는 착각." 어떤 분들은 이미 이런 기분을 잘 알고 계실 거예요. 실제로 일처리를 하고 있지 않지만 일을 하는 듯한 느낌만 남은 기분이요. '이메일'이라는 도구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저는, 이 책이 어떤 혁신적인 주장을 들려줄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열어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저자 칼 뉴포트는 '유명 블로거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소셜미디어 계정을 단 한 번도 개설하지 않았다'는 이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배경을 가진 인물이라는 걸 이해하시고, 여러분의 업무에 참고 바랍니다.
        • 리디아 덴워스 [우정의 과학] : 우리가 공적인 자리에서 관계의 문제를 말할 때, '우정'은 가볍게 후순위로 여겨집니다. 묵은 가족문제를 해결하고, 답없는 팀 리더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그런 후에도 시간이 남으면 우정문제를 들여다보게 되는 식이지요. 이 책은 우정을 학술적으로 살피며, 저자의 우정에 관련된 체험을 녹이고, 그런 유대관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인문교양서 입니다. 우리, 2021년 하반기에는 (몇 안남은) 친구들에게 더 많이 안부를 물어보아요.
        • 사라 프라이어 [노 필터] : 거대 플랫폼의 성공전략과 연대기. 경제경영서 중에서도 전∙현직 창업가의 목소리가 실려있는 책을 읽을 때는 치 판타지 소설을 대하듯 보는 편입니다. 이런 책들을 오로지 쾌감을 위해 읽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저에게도 긴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테크분야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3년간 인스타그램의 두 창업자를 인터뷰 하고 심층 취재해 528페이지 분량으로 엮어냈습니다. 보정 없고, 크롭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라는 포부가 전해집니다.

              • drama ::: 7/3(토)부터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가 방영 됩니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의 라이브 재판 쇼를 다루는 극본을, 부장판사 이력을 가진 문유석 작가가 집필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톤앤매너가 정반대인 판사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문유석 작가의 생각에서 이 작품이 출발했다고 합니다.
              • music :::  7/5(월)에는 (여자)아이들 전소연 솔로 앨범 [Windy]와 DAY6 (Even of Day) 신보 [Right Through Me]가 발매 되고, 7/6(화)에는 태연 싱글 [Weekend]가 공개 됩니다.
              • movie ::: 7/7(수)에는 영화 [블랙 위도우]가 개봉 합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타임라인 중 이번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사이에 있는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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