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멍냥이 오줌으로 요소수를? 계산해봤다

18호 I 2021.11.16 I 구독하기

친구들, 쌀쌀한 날씨 무탈하게 보내고 계심까?

이번주 댕기자는 슬프고도 화나는 소식을 먼저 전해야할 것 같슴다. 지난주 11월11일 빼빼로데이에 대전지방법원에서는 많은 동물러버들이 주목했던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고어전문방’의 학대자 이아무개씨의 1심 재판이었는데요.

앞서 검찰이 3년을 구형해 엄벌에 처해질 거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이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만원이 선고된 것임돠. 유죄이긴 하지만 실형을 면했고 벌금 100만원만 내면 되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것입죠. 이씨뿐이 아닙니다. 오픈채팅방을 개설한 운영자 조아무개씨에게도 지난 9월 3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습니다.

이들이 무슨 짓을 벌였느냐고요? 친구들도 아마 한번쯤 본 사진일 겁니다. 어린 턱시도냥이 한 마리가 트랩에 갇혀 화살을 맞아 죽어가는 끔찍한 사진, 바로 그것이 이씨의 소행입니닷. 활, 단도를 이용해 길고양이, 토끼, 너구리의 목숨을 재미로 빼앗고 이 사진을 단톡방에 자랑하기도 했습죠. 보호자 없이 길에서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억울한 죽음을 당해도 되는 겁니꽈, 여러분!! 왈왈🔥🔥

언제까지 동물들의 목숨값은 이렇게 가볍기만 할 것인지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이와중에도 길냥이 친구들을 노리는 범죄는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습죠. 서울 창천동 주택 앞마당에선 고양이 사체가 매달린 채 발견됐고, 강원도 육군 한 부대에서는 취사병들이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목숨을 빼앗았습니다.୧(๑•̀ᗝ•́)૭ 솜망방이 백 개라도 팡팡 쳐서 혼내주고 싶다개!

친구들 혹시라도 주변에 ‘고작 동물인데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 권일용 쌤의 경고를 꼭 전해주십셔!

“잔혹한 동물학대는 강력범죄로 인식해야 한다. 동물학대 범죄는 사소한 괴롭힘으로 시작하여 심한 학대, 살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첫 소식. 고양이들 마음 속엔 ‘주인 지도’가 있다?

고양이의 얼굴을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 도대체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냥? 저희 댕댕이들로서는 고양이는 늘상 잠만 자고, 멍한 눈으로 창밖만 보며 게으름을 피우니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것임니돠. 그런데 이 츤데레들이 사실은 은근히 집사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하긴하네요. 역시 냥이는 집사를 조종하는 외계생명체가 분명합니당.🐱개 못지 않은 냥이의 인지능력

두 번째 소식. 국민 절반 “돼지 스톨, 배터리 케이지 모른다”

친구들 스톨이나 배터리 케이지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바로 공장식 축산농장에서 사는 돼지와 닭들을 가두는 시설입니당. 돼지 스톨은 돼지를 완전히 감싼 철제틀로, 어미돼지는 임신 기간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냅니다. 몸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곳입죠.

최근 국민 10명 중 9명이 이런 공장식 축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한 설문조사가 발표됐습니당. 하지만 돼지스톨, 거세, 산란계 강제환우 같은 축산 관행은 잘 모른다는 대답이 50%가 넘었습니다. 🐷2021 농장동물 동물복지인식 조사

세 번째 소식. 미국 ‘경주마 올림픽’에 등장한 한국 손팻말, 머선일?

잠깐, 잠깐 경주말로 댕댕이들 사료를 만든다굽쇼? 지난 7일 미국 경주마 올림픽이라 불리는 브리더스컵 클래식 경주 시상식에 등장한 손팻말에 적힌 문구 말씀입니당. 이날 우승컵을 거머쥔 선수는 바로 한국마사회 소속의 '닉스고'란 친구였습니다.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에는 한국어 손팻말도 등장했는뎁쇼. '경주마를 개밥으로 만들다니 말이 되냐'는 내용이었슴다. 🐴은퇴한 경주마들의 운명

💬 군인 194명의 목숨을 살린 비둘기

산책길에 가장 자주 만나는 친구들, 만날 때마다 길바닥을 쪼고 있어서 애처로운 녀석들, 바로 비둘기임돠. 도시의 이웃이지만 천대받는 이 친구들이 길 찾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사실 아셨슴까. 때문에 20세기 중반까지는 통신병으로 '비둘기 부대'를 운영했다고 함돠. 그중에는 세계 1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총탄을 뚫고 40km를 날아가 인간의 목숨을 구한 비둘기도 있었습니다. 🕊️영웅 비둘기 ‘셰르 아미’ 이야기

🐶 댕기자가 묻습니다

요소수💦 대란이라면서요? 멍냥이 오줌으로 만들면 안되나요?

선배님, 지금 집사들 난리 난 요소수 부족 사태를 해결할 묘안이 떠올랐슴다!! 생각해보니 우리 댕댕이들 매일 배출하는 오줌도 요소 아니겠슴까. 그동안 인간 친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 참에 전국의 댕댕이들이 힘을 모아 인간 사회에 기여하는 의미로 요소수를 공급하면 어떨까요?

©게티이미지뱅크

👨 조기자가 답합니다

기특해서 눈물이 다 나려 하네. 사료만 축내는 줄 알았는데, 어쨌든 고마워. 포유류 오줌의 주요 성분이 요소야. 요소수라는 게 요소에 물을 탄 거니까 오줌을 모아 요소수 대신 쓰자는 아이디어는 당연히 그럴듯해.

그럼, 실제로 도움이 될지 따져보자고. 개는 하루에 체중 ㎏당 20~40㎖의 오줌을 만들어. 무게가 20㎏인 중형 개라면 하루에 넉넉 잡고 800㎖야. 그런데 오줌의 95%가 물이거든. 여기 요소가 얼마나 들어있을까.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 사람 데이터를 적용할게. 큰 차이는 없을 거야. 사람 성인은 하루 1.4ℓ의 오줌을 누는데 거기 요소가 25g 들어있어. 오줌 1ℓ당 18g이지. 따라서 중형 개 한 마리는 하루에 14g의 요소를 만드는 셈이네.

우리나라 전체 반려견 수를 600만 마리로 잡으면 8400만g…와, 하루에 무려 84t의 요소를 ‘생산’하네! 요즘 요소수 파동으로 난리잖아. 화물차가 다 선다고. 요즘 차량용 요소수가 하루에 모두 60만ℓ가 필요하대. 요소로 치면 210t이야. 전국의 댕댕이가 한 마리도 빠짐없이 다 떨쳐 일어나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다 모아도 턱없이 모자라. 개 주인 600만 명까지 모은다면, 거기에 150t이 추가되지. 둘이 합치면 234t!💨💨

아직 흥분하지 마. 201t은 차량용일뿐. 산업용까지 합치면 3배는 되니 아직도 모자라. 게다가 책상 위에서 계산하는 것과 현실은 많이 달라. 오줌엔 요소만 있는 게 아니어서 요소를 걸러 내는 엄청난 규모의 정제 시설이 필요하겠지. 일일이 걷으러 다니는 건 또 누가 할까. 오줌은 밖에 나오면 세균이 요소를 암모니아로 만들어 악취를 내지. 오줌으로 요소 만든다고 온 천지에서 지린내가 진동하는 사태가 올지도 몰라.

사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농민이던 1970년대까지 가장 소중한 비료는 사람의 똥과 오줌이었어. 개 배설물도 알뜰히 걷어 퇴비장에 던졌지. 그 속에 든 요소가 작물에 꼭 필요한 질소비료였거든.

이제는 석탄과 천연가스로 대량 생산해 귀한 줄 모르고 쓰지. 덕분에 질소 과잉은 가장 심각한 지구 환경 문제의 하나야. 어른 300명이 온종일 오줌을 모아 바쳐야 화물차 한 대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다녀올 요소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대기 오염을 막으려고. 이게 우리가 사는 물질 문명의 현실이야.

🐶댕기자: 도움이 될 뻔(!) 했는데 몹시 아쉽습니당. 오줌이 도움이 안된다면, 애초에 요소수를 덜 쓸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야겠슴돠. 집사야, 오늘부터 뚜벅이 하자개! (ᐡ- ﻌ •ᐡ)

🐶댕기자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묻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과 동물의 생태를 이야기 합니다. 구독자님들도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주세요.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 아니 벌써~ 2022 동물달력 시즌이 시작됐다

굿즈덕후 댕기자는 벌써부터 어떤 달력을 구매해야할지 고민이 입니당. 올해는 매년 마음을 훔쳤던 동물단체들의 달력 이외에도 눈에 띄는 달력이 추가됐기 때문임돠. 그거슨 바로 올해 처음 등장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야생동물달력! 부엉이, 매, 살쾡이, 수달이 모델이라니 너무나 반가운 것이었습니당. 우리 곁에 있지만 종종 잊혀지는 이 친구들의 모습이 담긴 12달 넘 소듕하지 않슴까.🦉야생동물 달력 후원하기

📅펀딩 중인 동물 달력 🐱나비야 사랑해 치료비 모금달력 🐾허그미 유기견보호소 달력

🏁 댕기자의 동물책장 #피터싱어 #사육곰 #무지개다리

나댕기기 바쁜 댕기자도 가을엔 독서죠! 이번주 책장에 새로 꽂힌 책 세 권을 소개합니당.

🌙 ‘밤을 달리는 고양이’ 야옹서가 대표 고경원 작가님의 새 책. 고양이들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거대 고양이' 시리즈로 유명한 최경선 작가의 커양이 그림이 매력적!

🌱 ‘왜 비건인가’ 동물해방 운동의 창시자 피터 싱어의 신작. 레전드 저서인 '동물해방'의 모태가 된 1973년 에세이부터 2020년 코로나19에 대한 단상을 담은 글까지 총 10편이 담긴 철학 입문서.

🐻 ‘짱과 야생곰 소리아’ 야생동물보호 활동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의 그림책. 짱은 어릴적 사육곰 농장의 곰을 보고 언젠가 곰을 지키겠다 다짐합니당. 그리고 세월이 흐린 뒤 실제로 어미 잃은 곰 소리를 만나게 됩니당. 이들이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벌이는 모험 이야기.

🏁 홍은전 쌤의 고퀄 동물권 강의, 여기선 무료라개!

카라와 홍시. 두 냥이의 집사(=^･^=)이자 동물들의 마음에 늘 깨달음의 균열을 만드는 글쟁이 홍은전 선생님이 유튜브에 떴습니당. 홍쌤은 애피의 모체인 한겨레에서도 '홍은전 칼럼'을 통해 우리 말 못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많이 전해주셨는뎁쇼.(술술 읽히고 속시원 쌤의 글 완전 강추!!) 이번 강의에서도 기존의 질서를 뒤엎는 동물권 운동을 지루할 새 없이 찰진 입담으로 소개해주고 계심당. 50분 특강이니, 여유로운 맘으로 간식 챙겨 들으시길 추천한다개!👍

🐶우리에게 장애물은 장식일뿐~이번주도 사뿐한 한 주 되시개!

💭 애피레터는 댕기자 본체 김지숙 기자와 환경전문 조홍섭 선임기자가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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