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호 큐레이터, <세운기술서적의자> /

안녕하세요, <중심잡지>의 에디터 릳(a.k.a. RD)입니다. 한 주, 알차게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오랜만에 다시 뉴스레터로 돌아와 한 주의 호흡으로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해질듯 말듯 어색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한 공연을 봤습니다. 일상의 사물들을 소재로 한 공연이었는데, 그 공연에서 주목하는 것은 사물들올 통해 우리가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2년 전쯤 되는 언젠가의 그 ‘일상’ 말이죠. 이제는 잘 기억나지도 않는 듯한 팬데믹 이전의 일상들은 우리에게 이제 사물(그리고 기억)으로만 남은 것 같습니다.

사물들은 때때로 기억을 간직하는 도구이자 매개가 됩니다. 지금의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이 시간들은 어떤 사물에,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요? 팬데믹 하에서의 생활 방식이 지속될지도 모르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지금의 사물들은 단지 기억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삶’을 계속해서 구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의 기억은 어떤 ‘사물’에 담겨있나요? 작년부터 꾸준히 달려 온 <중심잡지>를 되돌아보면서, <중심잡지>의 시간들은 어디에 담겨있나 생각해봅니다. 다양한 큐레이터, 작품들을 만나면서 만들어낸 글들은 과연 어떤 ‘사물’로서 남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열심히 글을 써 넣은 웹드라이브에, 촬영했던 사진들에, 그리고 구독자 여러분의 메일함에 담겨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맥락을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전시와 그 전시를 매개하는 텍스트의 중요성을 짚는 임진호 큐레이터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시간을 기억하는 ‘사물’을 가지고 작업한 고대웅 작가의 <세운기술서적의자>의 이야기도 담았고요. 어떤 내용들인지, 함께 보실까요?


쌓여가는 서사와 언어로서의 전시
#임진호

전시는 어떻게 말을 건넬까요? 전시장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보다보면, 전시란 단순히 작품을 공간에 배치해놓은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별 작품들이 건네는 이야기 말고도, 전시가 전시로서, 하나의 매체로서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가 분명히 존재하죠.

아웃사이트의 임진호 큐레이터는 전시라는 매체가 가질 수 있는 텍스트로서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전시에는 단순히 공간을 점유하는 어떤 것들을 넘어선 맥락이 있고, 또 그것을 텍스트로 풀어냄으로써 그 맥락의 방향을 더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이죠.

더불어 언어가 여러 가지 매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했을 때, 우리가 저마다 가지고 있는 사적이고 내적인 경험들을 어떻게 공유 가능한 것으로 번역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함께 보실까요?



소재명 : 스테인리스강
#세운기술서적의자

세운기술서적의자, 스테인리스 스틸, 2750x968x806, 고대웅, 2021
시간이 지나서 버려지는 물건들은, 때로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기억하고 간직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오래된 물건일 수록, 거기에 담겨있는 역사와 기억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치로 남게 되죠.

세운상가 일대의 간판개선사업으로 인해 철거되는 간판을 보고, 고대웅 작가는 이 ‘시간’들을 작업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수십 년 동안 한 자리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왔던 ‘간판’이 가지고 있는 기억은 어떤 것들일까요?

오로지 ‘보이기’ 위한 역할만을 하던 간판이 앉기 위한 의자로 다시 태어나면서, 단단한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을지로 공장들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가 소재로 선택되었습니다. 단단함 속에 보존되고 또 새롭게 남겨지는 간판의 기억들을 함께 보시죠!

안녕하세요. 모르는게 많은 몰라입니다. 이번 주 을지예술센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사소하지만 리얼한 소식! 지금 바로 보시죠.^^ 
첫 번째 소식 : 을지예술센터 지옥의 스케쥴 정글의 회의시간

을지예술센터는 요즘 ⟪콜렉티브 컬렉션⟫ 전시가 끝나고 작품을 하나씩 철수하면서 하반기 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을지예술센터 식구들끼리는 이 하반기 일정을 ‘지옥의 스케쥴’이라고 부릅니다. 여러가지 사업이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정신없는 일정이 달력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말아톤 회의를 진행하는 날이 많아지는데요. 회의 시간은 마치 정글의 숲 같습니다. 을지예술센터 식구들이 끝없이 열정을 토해내는 이 회의 시간은 언제 끝날까요. 사실 저 지금 회의 시간에 원고 쓰는 중입니다.(비밀)

두 번째 소식 : 을지예술센터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비밀계정 공개

을지예술센터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에게 작은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는 을지예술센터 식구들의 리얼리티를 혼자보기 아까워서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했답니다. 을지예술센터 운영자들은 여러 전시 기획자와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들 각자의 능력이 다르고 개성이 넘치죠. 을지예술센터 사무국의 나날은 시트콤이 따로없습니다. 의 휴대폰은 그들의 날것의 모습을 신랄하게 촬영하기 바쁩니다. 저장공간이 부족하다고 뜨는 데도 계속 찍어 댑니다. 그렇게 탄생한 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인스타그램 @ccccc_ral 계정을 처음 공개합니다. 을지예술센터 식구들이자 전시 기획자이자 작가인 우리들의 속살이 궁금하시다면 살짝 구경하고 가세요~

★ @ccccc_ral 계정 ▶ https://www.instagram.com/ccccc_ral/


  • Our Walk      ( 박채달, 박채별  )   을지로 of  ,    2021. 08. 14 ~ 08. 27
  • 컬렉션: 취향의 발견      (  이준혁(컬렉터)  )   에이라운지 갤러리  ,     2021. 08. 03 ~ 09. 02
  • 제인 진 카이젠:이별의 공동체      ( 제인 진 카이젠, 김해주  )    아트선재센터  ,      2021. 07. 29 ~ 09. 26 
  • 구지윤 : TONGUE & NAIL      ( 구지윤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     2021. 08. 03 ~ 09. 25
  • 으스스    ( 양유연, 최수련  )   교보아트스페이스   2021. 07. 08 ~ 08. 30
     ☺ 전시명을 클릭하시면 전시정보를 보실 수 있어요!



# 다음호에.만나요
이번 주도 여기까지 입니다. 아직 바깥은 후끈한 여름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때때로 선선한 바람을 맞다보면 시간은 또 흐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너무 뜨거워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바깥 활동도 슬슬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도 들고요.

이번 호를 마치면서, 여러분께 조금 아쉬운 말씀을 전해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중심잡지>는 다음 호 35호를 마지막으로 2021년의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전시의 방향들과 확장의 가능성들을 전달해드리기 위해 노력했던 <중심잡지>는, 아쉽게도 여기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정규 콘텐츠들이 실려 발송되는 <중심잡지>는 이번 34호에서 마치고, 다음 주에는 간단한 정리와 인사말을 담은 마지막 뉴스레터가 나갈 예정입니다.

여러 가지 사정들로 인해 잠정적인 무기한 휴재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여건이 허락된다면 언제든 다시 돌아오려고 합니다. 그동안 <중심잡지>의 짧지 않은 여정을 함께 해주셔서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 마지막 인사와 함께 다시 오겠습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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